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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독쌤 Jun 11. 2024

머리가 굳어서 못 읽는다니요

성인 독서에 대한 첫 번째 오해

공독서가는 뭐 이런 데가 있나 싶게 조용한 서점입니다. 책방이라면 으레 하기 마련인 작가 초청 강연도 거의 없고, 클래스 운영도 하지 않고, 이벤트도 없습니다. 책 손님마저 적어서 하루에 한두 분 찾을까 말까지요. 그럼에도 밤 11시, 12시까지 훤히 불이 켜져 있는 날이 많습니다. 겉으로 보면 왜 존재하고, 어떻게 운영 가능한지, 밤 늦게까지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썰렁하고도 의심스러운 공간입니다만 실상은 조금 다르지요.


공독서가는 전국 150여 명의 독서가들을 
연결하는
독서 네트워크이기 때문입니다.


공독서가는 줌 독서모임을 통해 전국의 독서가를 연결합니다.




<공부머리 독서법> 출간한 후 성인 독서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6년 전 난생 처음 받은 독자 메일은 자녀의 독서 지도 고민이 아니라 어느 늦깎이 대학원생의 문해력 고민이었고, 강연 때마다 독서에 어려움을 겪는 성인 분들이 찾아왔고, 제 유튜브 영상 중에 가장 많은 시청 수를 기록한 것도 성인 독서를 다룬 것이었습니다. 


-절대 실패하지 않는 독서 습관 만들기(세바시 인생질문)

https://youtu.be/7aR7yStng0A?si=xxwOlIpdPwWmWAYX


성인 독서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원론적인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어서 답답한 마음이었습니다. 저는 성인 독서의 실제를 면밀히 살펴 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독서의 기본 원리에 기반해 솔루션을 드려도 '애프터서비스'가 들어오는 일이 많았습니다.

"책을 읽을 사람이 따로 있나 봐요."

"독서를 너무 늦게 시작한 것 같아요. 머리가 굳어서 읽기가 힘들어요."

독서의 기본 원리에 반하는 이런 현상을 두 팔 걷어부치고 들여다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유명 플랫폼 독서모임에 참여하며 성인 독서를 들여다보았습니다. 많은 것을 발견하는 값진 시간이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책방을 열고 오프라인 독서모임을 열었고, 그것도 부족해 독서모임까지 열게 됐죠.


 

공독서가 줌 독서모임의 참가비는 1만 원.


달에 3~4회의 독서모임을 열고 신청자를 받았습니다.

참가를 원하는 분은 그 중 원하는 책의 독서모임을 예약하면 되는 것이었지요.


다양한 독서가들이 줌을 통해 모였습니다. 


오랫동안 책을 읽어 온 숙련된 독서가

책을 읽은지 2~3년 안팍인 독서가

독서모임을 통해 독서를 시작해보려는 초보 독서가


각자 가진 고민도 다 달랐습니다.


어떤 책은 이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 그런 책을 이해할 수 있는 독법을 장착하고 싶어요.

책을 읽어도 성장하는 느낌이 안 들어요. 저도 진짜 독서가가 되고 싶어요!

읽으려고 해도 늘 작심삼일이더라고요. 독서모임에 참여하면 강제로라도 책을 읽겠죠.


모임지기로서의 제 고민은 '독서모임 참가자들이 책을 끝까지 못 읽어오면 어쩌지?' 하는 점이었습니다.

완독률이 낮아 친목모임처럼 변질되는 독서모임이 적지 않으니까요.

'완독을 못하면 참여 불가' 조건을 걸고, 

독서모임 미션도 완독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정했습니다.


1단계. 책 표지 인증하기(책을 구하고)

2단계. 읽은 페이지 인증하기(읽고)

3단계. 나누고 싶은 질문 올리기(생각하기)


지금 생각하면 그런 고민을 했던 게 헛웃음이 납니다.  



1년이 지난 지금은

독서모임 책을 2번, 3번 재독하는 건 예사고

<토지>, <코스모스>, <돈키호테> 같은 책을 함께 읽고

자기만의 독법을 장착해 책의 진의를 파악해내고 

책과 세상에 대한 통찰을 수시로 나누는


무시무시한(?) 독서가 모임으로 성장했으니까요.


독서모임을 연 것 말고 제가 한 것은 없습니다.

나머지는 참가자들 스스로 한 것이지요.


제가 주목하는 점은 

이렇게 성장시킨 동력은 무엇인가,

독서가는 어떤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가,

변곡점은 어디인가


하는 점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으면서 발견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독서효과는 
초등 저학년보다 초등 고학년이, 

초등 고학년 보다 청소년이 

더 크게 나타난다.


이제는 여기에 한 줄을 더 붙일 수 있습니다.


독서효과는
청소년보다 성인이

더 크게 나타난다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고, 책은 사물화된 생각입니다.

독서는 타인의 생각을 읽는 행위에 다름 아니지요.


그러니 

책을 읽을 사람이 따로 있다거나 

나이가 들어서 책을 읽을 수 없다는 것은 크나큰 오해일 수밖에 없습니다.


생각할 사람이 따로 있을 리 없고,

나이를 먹었다고 생각을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니까요.


중요한 것은 책 속에서 길을 잃지 않는 것이고,

이 책은 바로 그 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나'라는 독서가를 만드는 길,

세상을 읽고,
나를 이해하는 법을 터득하는 길

말입니다.

공독서가 6월 독서모임 안내 페이지 : https://cafe.naver.com/gongdock/250447

공독서가 독서모임 예약 페이지 : https://naver.me/5i9wXcm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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