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나도..?
유튜브를 보다가, 문득 멈춰 섰다.
“최근 폭증하는 이혼 사유 1위”라는 제목이 날 사로잡았다.
설마... 나도..?
결혼 4년 안에 이혼하면 '신혼 이혼',
50~60대에 하면 ‘황혼 이혼’이라고 한다.
연령대별 이혼 사유는 다르지만,
신혼 이혼의 가장 큰 원인은 ‘경제적 문제’라고 한다.
"집에 돈을 안 가져온다.”
“혼수품을 할부로 긁었다.”
“나 몰래 2천만 원 대출을 받았다.”
영상 속 사례는 몰래 대출을 받은 경우였다.
공기업에 다니는 아내, 그녀는 친정 아버지의 급한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2천만 원을 대출받았다, 남편 몰래.
나중에 남편이 알게되자 장인어른이 갚겠다고 했고, 아내 본인도 갚을 능력이 있었다.
하지만 남편은 단호하게 말했다.
"신뢰가 깨져서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
그 한마디로 이혼을 결정했다.
아내의 입장이 이해가 된다.
“2천만 원쯤은 내가 감당할 수 있고, 괜히 이야기해서 번거롭게 만들지 말자.”
“아빠 체면도 있고, 그냥 조용히 넘어가자.”
그런 마음이었을지도 모른다. 공기업 연봉이면 충분히 감당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편은 생각이 다른 것 같았다.
부부는 경제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비밀’이 생겼고,
그것이 한 사람만의 판단으로 결정된다면,
그건 서로의 삶이 아닌, 각자의 삶이 된다.
그래서 나는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자산을 운용할 땐, 무조건 아내와 상의하자.”
아니, 자산까지 갈 것도 없다. 69,000원짜리 런닝화 하나를 사더라도,
“오빠, 달리기 좀 하게 신발 살게?"
라고 말이나 하고 사기로 했다.
너무 시시콜콜 째째한가?
돈 한푼 안드는 이 말 한마디로 행복한 결혼을 유지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반대로 황혼 이혼의 주된 사유는 ‘외도’다.
말 그대로, 배우자가 아닌 다른 사람과 잠자리를 가진 것이다.
배신당한 이들은 이렇게 말했다.
“나랑 할 땐 서지도 않던 양반이, 대체 어떻게…”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문이 열리질 않았는데 도대체…”
75세에도 외도를 한다고 한다.
그 나이까지도 왕성한 활동이 가능하다니...
배우자와의 관계가 시들해졌던 건 신체적 문제가 아니라, 심리적·정서적 문제인듯 하다.
대신 외도를 할 때는 이런 감정을 느낀다.
“하면 안 되는 일을 한다는 데서 오는 스릴”
“일탈의 쾌감, 뒤틀린 자기효능감, 부부싸움에 대한 복수심”
“나이 들어도 나는 여전히 매력 있다는 착각”
이유야 어쨌든 외도는 천박하다.
그건, 배우자는 물론, 그 배우자를 선택한 스스로에 대한 배신 행위이기도 하다.
나는 '감사'하는 태도가 그런 실수를 하지 않게 해준다고 생각한다.
감사하지 않으면, 소중함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감사를 계속 리마인드 하기 위해 이런 활동을 하기로 했다.
첫 번째.
기념일마다 감사의 편지를 쓰기로 했다.
좋았던 기억, 고마웠던 일, 함께 이겨낸 날들.
편지를 모아두고, 가끔 꺼내 읽으면
그때 그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다.
두 번째.
배우자의 변한 모습에 실망하기보다
"함께 보낸 세월의 흔적"으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한다.
쭈글쭈글해졌어도, 배가 나왔어도
"나와 삶을 함께한 아름다운 흔적"이라 여길 수 있다면,
그 사랑은 더 깊어진다.
세 번째.
쾌락을 절제하는 힘을 기른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명상록』에서
성관계를 이렇게 묘사한다.
“장기의 마찰에 의한 급작스러운 분출.”
적나라 하지만 생각해보면 맞다.
고작 그것 때문에,
고작 배우자 아닌 다른 사람의 장기랑 마찰하려고,
그렇게 큰 비용과 위험을 감수한다?
정신나간 짓이다.
고맙고 소중한 사람을 배신한다면
그건 인생을 허무하게 낭비하는 일이다.
그날 밤 아내와 깊은 대화를 나눴다.
각자가 싫어하는 행동은 가급적 하지 않기로.
그리고 그게 본질적인 일인지 아닌지
서로 판단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그러다 문득 이런 말을 꺼냈다.
“패러글라이딩… 해볼래?”
“아프리카 사파리… 가보고 싶어.”
막연한 꿈이지만,
그 상상만으로도 서로가 더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우리 인생에 같이 하고 싶은게 많다는 걸 느꼈다.
그 일들을 적고 함께 꿈꾸는 것만으로 행복하고
나와 그 일을 함께 할 둘도 없는 친구가 옆에 있다는 사실에
고마움이 밀려들었다.
결혼이란 건, 애초에 완성된 작품이 아니다.
결혼에 골인한다고 표현하지만
골인하는 동시에 새로운 출발점에 서게 된다.
혼전 순결이라는 단어를 듣기조차 힘든 요즘,
혼후 순결이라는 단어를 지켜보는 건 어떨까?
매일 같이 좋다가도 다투기도 하는 결혼 생활
그러면서 함께 걸어가는 인생이다.
그 길을 나는 아내와 함께 동행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