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꼬 트기

글쓰기의 시작

by 책덕후 슈미

어릴 때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던 내성적인 아이. 점점 나이가 들어가고 읽은 책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내성적이던 성향은 외향적으로 변했고, 엄마가 걱정하던 바와 달리 사회생활은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올해 수백 권의 책을 버리고 휘어진 책장을 다시 정리하면서 주제별로 나눠보았다. 그리고 눈에 들어온 수많은 글쓰기, 메모, 독서법의 책들. 나는 오랫동안 글쓰기에 관심을 갖고 책을 읽어왔는데 정작 글쓰기의 ㄱ도 쉽지 않았다.


수많은 책을 읽어 본 내용은 모두 "매일 꾸준히 써야 한다"가 공통이었는데, 도대체 어떻게 매일 쓸 수 있다는 말인지 공감이 안 되었다.


그러다 지난 4월 바쁜 일상 속에서 졸작인 내 첫 공저가 나왔다.

서로 왕래가 없었고 이미 공저나 개인 저서를 낸 적이 있는 이들 속에서 내가 과연 글을 쓸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나의 건강 상태는 좋지 않았다. 지난 2월 낙상으로 허리와 어깨에 문제가 생겼고, 한의원을 한 달 내내 다녔기 때문에 글쓰기에 집중도 쉽지 않았다.


이 답답한 상황을 어떻게 해결하고 나는 글쓰기에 집중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터에 물꼬가 터졌다. 날씨가 풀려서 떠난 차박독서를 통해 내 글에 대한 방향이 잡히고 글이 술술 써지기 시작한 거다.


자연의 바람과 새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고 영감을 받은 뒤 쓰는 글. 그리고 시를 써 본 적이 없는데 버튼 하나 누르면 자연스럽게 흘러 나오는 음악처럼 그렇게 시라는 것도 썼다.

그렇게 물꼬가 터서 한 권이 책이 완성되고 나서는 꾸준히 글을 쓴다. 뭔가 집중해서 2달 정도 글을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습관으로 잡힌 거다.


무지랭이 중년독서가가 공저라는 것을 내고 보니 독서모임 회원들과 공저를 내고 싶어졌다. 9년 이상 함께 해 온 사람들이라면 나와도 아주 대단한 것이 나올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9월 20일. 독서모임 내 첫 공저 출간기념회를 진행하기 위해 오늘도 매일 쓰고 지운다. 그리고 이번 작업이 물꼬가 되어 우리 회원님들도 매일 읽고 쓰는 삶이 지속되면 좋겠다. 시가 어려운 분도 시를 어려워하지 않고 느낌 그대로 표현할 수 있길 빈다.



누군가는...그리고 나도 그랬다. 적어도 남에게 내어 놓을 글이라면 잘 써야 한다고. 그 '잘'이라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본다. 잘 쓰는 건 잘 생각하고 잘 다독이는 거다.


해가 쨍한 날 장독 뚜껑을 열고 맨 손으로 된장과 고추장을 뒤집어 주는 것처럼. 그래야 숙성이 잘 되어 맛이 드는 것처럼. 글도 그러하다. 그렇기 때문에 무조건 써야 한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