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롯이 그 책을 느끼는 것
2016년 여름. 혼자 책 읽기가 지겨워서 독서모임을 만들었다. 1년 100권 독서한 지 5년째 되는 해였다. 같은 책을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면 어떤 느낌인지는 다른 독서모임을 참여하면서 이미 알 수 있었지만 연령대가 차이 나니 토론에도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독서모임을 만들면서 가장 고민한 부분은 중장년을 대상으로 해야겠다였다. 그리고 그들이 살아온 세상을 만나고 싶었다.
그래서 1년 선정도서를 장르를 다양하게 구성하고 세팅하는 것이 연말 최고의 작업이 되었다. 최근 3년은 오디오북을 접하게 되면서 걸으며 들었던 책 중 함께 토론해 보고 싶은 책을 매년 1~2권씩 넣는데, 2024년 나의 최고의 책인 [섬에 있는 서점]을 최근 함께 읽었다.
소설을 읽으면 인물의 관계도와 생태도를 적어가면서 읽는다. 특히 일본 소설과 러시아 소설을 읽을 때에는 필수이다. 일본어를 할 줄 알지만 이름은 특히나 어렵다. 이미 오감으로 들으며 읽었더라도 눈으로 글을 보면서 읽는 책의 맛은 또 달랐다. 특히나 걸으면서 들을 때에는 느끼지 못했던 주인공의 A. J. 피크리의 딸 마야에 대한 사랑의 글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고, 그 글이 이 책의 전체를 단단히 지탱해 주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새삼 오디오북을 듣고 좋은 책은 글로 다시 읽어야 함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독서모임 회원들의 평점은 상당히 짜다. 그럼에도 이 책은 4.6! 함께 토론하면서 이 책의 매력이 더욱 부각되어 더 재미있어졌다. 서로 아하! 하고 들어맞춰지는 순간이 그 때이다. 이런 느낌은 혼자 읽을 때에는 느끼기 쉽지 않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기 위해 책을 읽는다.
우리는 혼자라서 책을 읽는다.
책을 읽으면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혼자이면서도 혼자가 아니기를 느끼기 위한 함께 읽기! 여기에 독후활동이 더해지면 빛을 발한다. 발문독서도 중요하지만 책을 읽고 나만의 생각을 표현하고 공유하는 것이 함께 읽기의 맛인 것 같다.
2가지 독후활동을 준비하면서 나만의 샘플을 만들었다. 그리고 먼저 회원들에게 제시한다. 사전공지 없이 진행된 작업인데 반응이 상당히 고무적이었다. 점점 시끄러워지는 카페에서 자신의 마음의 섬과 책방을 소개하는 열기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참여 인원이 적었지만 5인5색의 개성 있는 책방이 등장했고, 멋진 내 마음의 섬으로 떠났다.
이런 맛에 함께 읽는다.
이렇게 읽고 적으면...
이 책은 오롯이 나만의 책이 되고, 우리의 책이 된다.
다음 달에는 도리스 메르틴의 [아비투스]를 읽는다.
회원들의 기대감에 또 독후활동 꺼리를 찾아야 할 거 같다.
다양한 색연필도 준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