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방방곡곡 발품 팔기
1년 100권 독서 15년째. 좋은 책은 두 번도, 세 번도 읽으면서 그렇게 익어가고 있다. 오늘도 11월 독서결산하면서 나만의 11월 최고의 책을 꼽았다. 그리고 한 달간 열심히 발품 판 흔적을 정리한다.
지난 10월에는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가면서
하루에 한 곳 동네책방을 들렀고, 11월에는 차박독서를 떠나며 갔던 동네책방이 있다.
안성을 올해만 연달아 3번을 갔는데 모두 차박 하러 갔다. 안성 오토캠핑장을 가기 전 10분 거리에 있던 다즐링 북스. 책방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곳은 '책과 차'를 콘셉트로 한 곳이다.
아담한 동네책방일 거라고 생각하고 도착했는데
생각보다 매장이 커서 놀랐다.
다양한 독서모임도 꾸준히 하고 있어서
독서리더로서는 이곳에서 진행된 독서모임 선정리스트를 눈여겨볼 수밖에 없었다.
감나무에서 이사 온 커다란 감을 책장 위에 올려놓은 점
책장 구석구석 알차게 책방지기의 센스를 볼 수 있는 점
모두 인상적이었다.
거의 2시간을 달려와 미안하지만 화장실 먼저 쓰고
천천히 어떤 책이 있는지
무슨 책을 살지 고민하면서 둘러보았다.
그동안 들른 책방 중 가장 읽었던 책이 많았다.
살포시 책방지기와 나의 시선이 비슷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방지기는 오는 손님에게 차를 대접한다.
그런데 나는 차를 좋아하지 않는다.
너무나 왕성한 이뇨작용을 하기 때문에 즐기지 않는다.
그래서 당당하게 차는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차 콘셉트의 책방에 와서는 차를 좋아하지 않는다니...
내가 봐도 좀 아이러니한 말이 아니었나 싶었다.
그러면서도 나는 빵과 차를 소재로 한 책 2권을 샀다.
책방지기가 계산을 하면서
"차를 좋아하지 않는데 차 주제의 책을 사시네요?"라고 물었다.
"네. 동네책방 콘셉트와 같은 맥락의 책은 방문한 기념으로 사요."라고 했다.
차를 좋아하지 않는 거지 책은 좋아하니까.
또 혹시 아는가?
이번에 이 책을 읽고 조금 차랑 친해질는지.
여행하면서 동네책방을 들를 때
최소한 그 책방의 콘셉트는 찾아보고 간다.
나의 호기심을 자극할 주제인지 끌리는 대로 간다.
중국어 배우면서 배웠던 차 종류도 꽤나 안다.
그냥 안 친하려고 했던 것뿐이다.
차를 좋아하지 않지만 들른 건...
어느 정도 먼 거리감을 불편하게 느끼지 않아서였다.
책방지기가 불편하든 이상하게 생각하든 상관없이.
다음에 들를 동네책방은 책방지기를 불편하게 하지 않고
나도 그도 편한 곳을 골라 봐야겠다.
세상에는 궁금해서 알고 싶은 수많은 것이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