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저 2차 퇴고 중
어떻게든 이번 달 안으로 공저 작업을 마무리하려고 노력 중이다. 4월이 되면 놀러도 가고 싶고 밀린 공부도 해야 하지만, 무엇보다 차박을 떠나야겠기에 맘이 급하다.
3월은 오롯이 주말에 글쓰기 중이다. 사실 아침저녁으로 출퇴근 전후 매일 글을 쓰고 있다. 공저 작업을 2개를 하고 있어서 시간을 쪼개고 있는데, 살짝 불면증 증세가 도움이 되고 있다. 6시도 안 되어 눈이 떠져서 좀 더 많은 글을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어느 정도 원고가 정리되었고, 목차도 정리해 보니 필요한 부분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가제도 여러 개 뽑아서 마음에 드는 걸로 넣고 A5 사이즈로 한 번 뽑아봤다. 글자와 여백은 적절한 지 한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생각보다 장수가 넉넉하게 나오니 전자책이어도 두툼한 제본이 나올 수 있겠다 싶어 살짝 기대 중이다.
2차 퇴고 원고 수정안을 들고 함께 작업하는 후배님 댁을 방문했다.
역시나 예상대로 큰 손의 소유자답게 나 하나 달랑 오는 건데 엄청나게 음식을 하셨다. 집밥 먹자고 한 지 2년 만에 성사되었는데 함께 공저 작업하니 식후 회의도 할 수 있어 일석이조였다. 다양한 봄나물에 제육볶음에 살짝 찐 배춧잎, 멸치젓갈 무침까지! 너무나 정갈한 부산식 밥상이 차려졌다.
집에서 뭔가 냄새나는 음식을 잘 안 해 먹는 나로서는 이런 융숭한 대접이 낯설기도 했고, 정성이 느껴지는 한 상에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따끈한 쑥국을 먼저 들이키니 마시지도 않았던 술이 해장되는 느낌이었고, 방풍나물에 취나물의 향기는 씹는 내내 입안에 퍼져 행복했다. 생배추를 더 좋아했는데 살짝 김을 쏘인 배추는 연하디 연해져 제육볶음과 멸치젓갈 무침과 함께 싸 먹으니 엉덩이가 좌우로 씰룩거리며 나도 모르게 춤이 저절로 춰졌다.
게다가 부추와 해물이 들어간 파전은 한 입 먹자마자 익숙한 향기에 놀라 물어보니 방아가 들어갔단다. 어릴 때 먹던 그 맛에 취해 한 번 먹을 때마다 엄지손가락을 들고 감탄했다. 서울 본토박이지만 어릴 때 먹었던 부산식 음식은 소울 푸드처럼 느껴졌고, 이렇게 따뜻한 밥상에 감사하며 보약처럼 온몸으로 맛나게 먹었다.
즐겁게 대화하며 먹은 한상을 치우고 달달한 커피와 향긋한 딸기와 함께 한 공저 작업회의는 중간 점검을 하게 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더 추가할 힘이 되었다.
다음 주에는 원고 정리가 끝나고 마무리 작업을 할 수 있을지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매일이 글쓰기로 정신없지만, 꾸준히 쓰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 놀라는 중이다. 이게 바로 공저의 힘인가 싶다.
아직 작업 중이니 에필로그는 미뤄두고, 집으로 돌아와서 바로 프롤로그를 써 보았다. 따뜻한 집밥의 온기가 따뜻하게 충전되어 글도 술술 나왔다. 프롤로그를 쓰면서 내가 원래 쓰려고 했던 글의 방향도 점검해 보고, 놓친 게 없는지 다시금 점검해 보게 되었다. 매번 공저 작업을 쓰면서 느끼지만, 책을 쓰면서 나의 인생을 되돌아보고 반성하게 되는 참 소중한 기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