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즐거워
요즘 주말 일상. 글쓰기로 이틀을 다 보낸다. 다양하게 연재하며 업로드 해야 하는 글이 많다 보니 정말 주말도 순삭이다. 올인라이프 공저 2호가 진행 중이라 원고를 썼다 지웠다 하며 글을 끄적이고 있는데 정오가 되기 전 스승님의 전화가 걸려왔다. 거의 톡으로 대화나누지만 전화가 올 때는 받아야 한다. 작년 전자책 저자로 입문하게 해 준 스승님의 전화여서 그런가 글 쓴다고 알람을 무음으로 했는데도 눈에 들어왔다.
전화온 내용은 '서울에 행사가 있어서 올라가는데 잠깐 저녁에 가기 전에 볼 수 있냐?'였다. 만약 서울 사는 이가 보자고 했다면 주말에 할 거 많아서 미리 약속 잡은 거 아니면 절대 안 나갔을 건데, 스승님의 전화라 살짝 고민을 했다. 정말 살짝이다. 행사도 참 멀리한다. 석촌역이라니... 기차는 청량리에서 탄다니... 중간지점을 생각해 봐도 답이 안 나왔다. 고민하다가 그냥 내가 청량리로 간다고 했다. 그래야 편하게 뭘 먹고 수다도 떨 수 있을 거 같았다.
전화를 끊고 바로 경로 검색을 해 보니 헐! 지하철을 타나 차로 가나 비슷한 시간이 나온다. 모두의 주차장도 검색해 보니 주차비도 비싸다. 그렇다면 지하철독서도 할 겸, 걷기독서도 할 겸 걸어가기로 했다. 때마침 주문한 지 2주만에 온 새옷도 있어서 스팀다림질해서 입고 나왔다. 쌀쌀한 꽃쌤추위에 감기 걸리지 않게 목도리도 두르고, 장갑도 단단히 꼈다.
항상 2호선을 자주 타다 보니 북적거리는 주말을 상상했는데 작은 신림선 외에 1호선은 너무 널널해서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앉아서 가게 되었다. 최애 볼펜도 꺼내고 읽고 싶었던 책을 꺼냈다. 윤성희 님의 [노년의 발견]이다. 매월 1권의 시니어 주제의 책을 읽고 소개하는 글을 쓰고 있어서 미리 눈팅하고 사둔 책인데 이제야 꺼내 보았다. 글씨와 여백이 넉넉하고, 지하철도 간간히 외국인들의 수다가 들리지만 점점 저자의 글에 빠져들었다. 지금 쓰고 있는 공저가 사회복지사 일상과 어르신, 인생 등을 담으려고 하는 터여서 그런지 이 책이 너무 재미있게 다가왔다.
반쯤 읽었을 때 청량리에 도착했고, 약속 장소로 향하는데 교보문고가 눈에 들어와 한참을 구경했다. 그리고 만난 스승님! 행사해서 배고플 거 같아서 저녁을 먹었는데 내가 시원한 게 땡겨서 주문한 냉면은...싫어하는 열무김치와 양념장까지 들어가 있다. 으 비빔냉면인지 물냉면인지 모르겠지만, 다행이 열무김치 좋아해서 스승님께 모두 토스했다. 맛은 모르겠지만 오랜만에 스승님과, 그것도 서울에 같이 식사를 첨하는 거 같은데 처음 온 장소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겠어서 아무거나 시켜버렸다.
냉면을 먹는 건지 수다를 먹는 건지 모르게 호로록 먹은 다음 카페로 이동해 본격적인 수다를 시작한다. 그러고 보니 스승님과 음료 취향이 겹친 적이 없다. 커피 나오자마자 가방에 무슨 책이 있는지부터 물어봤다. 읽고 쓰는 사람들은 남의 책도 궁금하니까. 스승님은 김혜진 님의 [딸에 대하여]를 꺼냈고, 나는 지하철에서 읽은 책을 꺼낸다. 서로 책 내용도 소개하고 양장본과 문고판에 대해 각자의 기호도 나눈다. 그리고 현재 같이 하고 있는 부길따 공저 글쓰기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눈다. 현재 2개의 전자책 공저를 함께 하다 보니 이 얘기 저 얘기 할 얘기도 참 많다. 무엇보다 스승님은 저번 나의 첫 올인라이프 공저 때도 그랬지만 먼저 물어보고 무엇이든 도와주려고 한다는 거다. 그렇게 짧은 2시간이 흘러갔다.
청량리 시계탑 때나 기차를 타본 1인으로서는 청량리에 ktx가 다니는 것도 참 신기했다. 자주 타지는 않지만 서울역의 북적임이 익숙해서인지 조용한 주말 청량리역도 낭만적으로 느껴졌다.
스승님을 보내고 탄 지하철은 종점이었는지 사람이 없어서 또 앉아서 가게 되어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단, 노안이 온 눈이 피로감을 느껴서 완독을 못해서 아쉬웠다. 아직은 노년기에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인지 부제를 '인생에 글쓰기가 필요한 이유'로 고민을 하게 되었다. 1년 100권 독서를 17년째 하고 있는데 정작 글쓰기는 2년차이다. 제대로 된 글쓰기를 하려면 많이 써 봐야 하는데 노년기에도 손과 눈이 건강해서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안 되면 입으로 말하면 알아서 글로 바꿔줄 거니 걱정은 안 된다. 뇌 건강을 잘 유지해야겠다.
집에 와서 글감을 정리하고 글을 쓰는데, 으... 그분?이 살짝 왔다 가서 그런지 호로록 써지지 않는다. 항상 보면 뭔가 그분!이 와서 호로록 쓴 글이 반응이 좋다. 유행가도 금세 만든 게 더 대박나듯이. 읽고 걸으면서 머리를 비우고 채워보면서 다시 궁리해야겠다. 공저 2개를 동시에 진행해서 정신은 없지만 오히려 글쓰기는 더 몰입이 되어서 좋은 거 같다. 이게 공저 작업의 매력인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