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교집합

by 소소

자주 연락을 하지 않아도 서운해하지 않고 가깝지도 않고 멀지도 않는 사이. 그렇지만 친밀한 관계.

적당한 거리가 어느 땐 편하고 좋다.

물리적 거리는 멀지만 체감온도는 항상 변하지 않는 관계. 각자가 주어진 하루를 살다 보면 만나기 힘든 바쁜 일상이다.

그녀의 첫인상은 깔끔했다.

분주한 일상을 사는 듯 아주 바빠 보였다.

그리고 그녀를 닮은 반듯한 아들과 귀여운 막내아들. 아파트 현관문만 열면 거실이 훤히 다 보이는 곳에서 우린 10여 년을 같이 동고동락을 했다.


백화점에서 와이셔츠를 할인한다고 하면 아침 대바람부터 준비를 하고 셔틀버스를 타고 같이 달려가 득템을 하고 돌아와서는 서로 수다를 떨며 하루를 뿌듯해했다.

지금은 물리적인 거리는 멀지만 한 번 수다를 떨면 기본이 한 시간이다.

그녀와 난 많이 닮아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 작은 교집합부터

오전 시간을 내면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알뜰하게 쓰는 게 닮아있다.

새침한 겉모습까지도 닮은 듯하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전화를 하게 되면 화장실 청소하는 세제 이야기부터 수다 삼매경에 빠진다.

항상 하얀 봉투에 5만 원을 넣어 두 개씩 가지고 다니는 그녀 ~ 자신이 어려울 때 5만 원을 주신 분이 너무나도 감사해서 그녀 또한 그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나를 만난 날 교통비하라고 하얀 봉투를 내민다.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 속에서 관계의 거리와 멀리하기 내려놓기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다.

자신과 다른 생활방식을 가지고 있다고 그들만의 편견의 프레임 속에서 나를 바라보는 시선들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시기심으로 날선 검을 들이미는 이들이 있다.


관계의 교집합을 생각하면서 다양한 모양의 무늬를 가지고 나와 결이 다른 사람들과 인연의 끈을 놓지 않으려 애를 썼던 나를 돌이켜 생각해 보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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