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 때 목을 가누었다.
5개월 땐 의자에 앉혀 놓으면 앉을 수 있었다.
8개월엔 이가 나기 시작하여 젖을 물리면 자꾸 깨물어서 아팠다. 성장발육이 다른 아이들보다 평균적으로 빨랐는데 돌이 되어서야 걷기 시작했다.
어떻게 기억해?라고 묻는다.
첫아이는 육아 일기를 썼었다.
기록을 하고 가끔씩 펼쳐 보면 그때의 장면들이 다시 재방송되듯 볼 수 있다.
그렇게 큰아이가 36개월에 글을 읽고 쓸 때 까지 기록을 하였다.
태어나서 자라는 모습 하나하나 모두를 알려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성인이 되고 결혼을 하여 아이를 양육하면서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기록했었다.
기록은 흔적을 남기는 일 나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일이었다.
나에게 글쓰기가 기록에만 그쳤던 글이 치유하는 글쓰기가 되었던 계기가 있다.
4살때 기억을 가지고 있는 카를 융의 자서전 <기억,꿈,사상 >을 읽으며 어릴 때를 상상하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 수치스러웠던 일, 끔찍했던 일들이 떠오르며 나도 모르는 사이 뜨거운 눈물이 얼굴을 쓰다듬어 주고 있었다.
내면의 나, 내 안의 그림자에 가려진 자그만 아이가 웅크리고 앉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두어 달을 책을 읽으며 내면의 글쓰기를 했었다.
치유하는 글쓰기가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삭제 모드였던 인생을 되살리며 치유하는 글쓰기를 시작했다. 맞춰지지 않았던 퍼즐 조각들이 하나씩 맞춰지며 깨닫게 되었다
그러면서 글쓰기 과정들이 나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었다. 나의 정체성을 알게 하고 행복을 가져다준 글쓰기에 좀 더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것을 보거나 보존하려는 마음으로 박제를 하듯 나의 인생도 아름답게 박제하고 싶어졌다.
이슬아 작가는 글쓰기는 자기 자신을 부지런히
사랑하는 일이고 다른 사람의 마음과 삶에 부지런히 접속하는 과정이 되며, 나에 대한 사랑이 나를 둘러싼 세계에 대한 사랑으로 넘어가는 과정, 이것이 꾸준한 글쓰기의 아름다운 과정이라고 했다.
롤랑 바르트는 글쓰기란, 사랑하는 대상을 불멸화하는 일이라고 했다.
나의 글쓰기는 아름다운 기록으로 행복모드이다.
인생의 삭제모드가 아닌 특별하지 않은 일상들이지만 예민한 더듬이를 세워 변주하며 다양한 모드로 기록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