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장례식

죽음을 생각하며

by 소소

모닝페이지의 오늘 주제는 죽음의 주제이다.

난 어머니가 51세 나이에 뇌출혈로 갑자기 쓰러지신 후 죽음에 관해 생각을 자주 하는 편이다.

어머니가 돌아가실 당시 난 매일 12시간씩 하루도 쉬지 않고 가게를 했었다.

가게를 보고 집에 돌아오면 오전에 차려놓은 밥은 식탁 위에 말라있고 아이들이 가지고 놀았던 장난감들은 발 디딜 틈 없이 거실에 한가득이었다.


새벽 1시면 가게 문을 닫고 집에 들어와야 하는 사람은 어느 날은 상가집이라고 하고 어느 날은 시골에서 친구들이 올라와서 나이트라고 하며 들어오지 않았다.

오전이면 큰애를 깨워 유치원 보내고 9시가 되면 4살인 딸아이와 함께 가게에서 6시까지 있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는데 주말에 어머니께서 전화를 하셨다.


"이번 주에는 꼭 교회 가서 예배드려라. 내일이 이서방 생일이니 미역국 끓여서 굴비랑 잡채 보내니까 차려줘라"


동생 편에 굴비와 사위가 좋아하는 잡채를 만들어서 보낸다고 하셨다.

그리고 다음날, 어머니가 쓰러지셨다는 전화를 동생에게서 받았다.

그 후 어머니는 영원히 일어나지 못하셨다.

그렇게 난 하루아침에 어머니를 잃었다.

재작년 아버지는 폐암 말기 선고를 받으시고 3년을 사시고 고통 속에 돌아가셨다.​


나의 죽음은 어떨까?

지난 주말에 어머니와 아버지가 함께 모셔있는 대전 현충원에 가면서도 딸들과 루카스 그레이엄의 <funeral> 을 들으며 나의 유언과 장례식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유언, 죽음, 장례식 이야기는 나에겐 어두운 이야기도 아니고 금지어도 아니다.


지난 글쓰기에 유언이라는 주제로 글을 써서 올렸는데 딸들도 있는데 왜 안 좋은 생각을 하신지 안타깝다는 댓글을 하신 분이 계셨다.

유언은 나의 죽음이 갑작스럽게 오면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못 하게 될 거 같아서 미리 써놓는 것이다.

나의 인생 책을 덮는 날은 삶의 미련이 남는 미완성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오늘 내가 죽어도 후회 없는 삶을 살려 한다.

죽어서 나로 인해 단 한 사람이라도 살릴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장기기증 신청도 해놓았다. 나의 장례식장은 너무 많은 사람은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장례식에 올 사람들의 리스트도 따로 저장해놓았다.​


오늘도 하루 삶이 연장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