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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직장인김씨 Mar 29. 2016

Book킹; 시민의 교양, 채사장

시민으로서 삶이 치열하지만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것들에 대해

'지적인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책 이후 작가의 생각과 글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시민의 교양이 나와 다시금 책을 구매했다. 지.대.넓.약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느꼈을 명료하고 알기 쉬운 정리! 진리에 대해 있다/없다를 기준으로 정치, 경제, 문화, 철학, 과학, 예술, 종교 등을 풀어낸 사이다 같은 정리. 시민의 교양도 그렇겠지?

[내 서재에서 한 컷]

지난번 지대넓얕이 기본 개념 정리라면, 시민의 교양은 개념을 바탕으로 실천을 요구하는 책이다. 마치 르네상스 시대 지식인과 같이. 우선 시민에 대해 개인과 집단을 모두 내포한 놀라운 개념으로 정의하고, 이전 책과 마찬가지로 많은 정보 속에서 올바른 판단의 기준을 제시하려고 단순화를 한다.


시장의 자유와 정부의 개입이라는 상반된 2개의 

개념으로 세금/국가/자유/직업/교육/정의에 대해 풀어낸다. 저자의 서론에서 "이 책은 시민의 합리적 선택을 위한 세상의 구조화가 목적이다." 합리적이라는 문구에, 선거를 앞두고 있어 그런지 더 눈에 간다. 매스컴에 의해 비합리적 선택을 암묵적으로 강요받은 것이라 느낀 건지. 어쨌든 비합리적인 선택이 많으니 그런 단어를 사용한 것이라 생각한다.


세금은 두 가지이다. "세금을 올릴 것인지 내릴 것인지, 그리고 누구의 세금을 조정할 것인지" 세금을 올리는 것은 적극적인 정부 개입의 표현으로 복지가 뒤 따른다. 세금을 내리는 것은 시장의 자유이며, 성장과 경쟁이 뒤 따른다. 과세 대상에 따라 직접세와 간접세가 있는데, 직접세는 누진세(누진적으로 많은 소득에 높은 세율)와 부유세(일정 수준 이상의 재산에 부과하는 세율)가 있고, 이들 직접세는 보통 부유층의 직접적으로 많이 거두는 세금이다. 간접세는 주민세(거주 인원당 내는 세금)와 소비세(상품마다 들어있는 부가세 10% 같은 세금)이다. 이들 간접세는 보통 일반 모든 국민에게 똑같이 거두게 되므로, 부유층보다 서민에게 더 부담이 되는 세금이라고 보면 된다. 매스컴에서 떠드는 세금이 높다 낮다는 크게 상관이 없어 보인다. 직접세인지 간접세인지가 더 중요하다. 눈 끄게 뜨고 보자. 관리나 정치인이 무슨 말을 하는지 말이다. 세금을 올리는 것과 낮추는 것으로 분배와 성장을 설명하고, 세금을 누구에게 부과하는 것으로 자본가와 노동자/시민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을 기준으로 국가의 정치 체제에 대해 설명하는데, 분배를 중시하면 노동자와 시민을 대변하는 쪽의 정치가들이며, 이들은 정부의 개입을 주도한다. 성장을 중시하면 자본가를 대변하며, 이들은 시장의 자유를 주도한다. 정부 개입을 주도하는 쪽이 민주당/사회당/노동당이며, 시장의 자유를 주도하는 쪽은 공화당/자유당이다. 미국/영국의 정당 이름을 비교해보면 딱 맞다. 우리나라도 비슷했으나, 최근 새정치연합, 새누리당 등으로 바뀌며 바로 알아차리긴 어려워졌다. 


다음은 자유에 대해 말한다. 역사는 자유의 확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대 왕으로부터, 중세 영주, 근대 부르주아, 현대 시민으로 자유는 확장해왔고, 그 자유를 획득하기 위한 투쟁의 세월이었다. 자유를 나누어보면 2가지다. 소극적 자유는 최대한 간섭하지 않고 시장의 흐름에 맡겨두는 것을 말하며, 적극적 자유는 일정 수준의 능력을 가질 수 있게 정부가 개입하는 것을 말한다. 소극적 자유가 자본주의이며, 적극적 자유는 공산주의를 말하는데, 지금 우리는 자본주의 시대에 살고 있고, 자본주의도 몇 번의 경제 위기 끝에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며, 적극적 자유를 자본주의 내에서 어느 정도 복지의 형태로 가져가고 있다. 다만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는 재산권의 형태로 보호되고 있어, 논란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어 생산 수단의 소유 여부를 가지고 직업을 분류해 나간다. 소유하지 않은 사람을 임금노동자와 비임금노동자(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로 분류하고, 소유한 사람을 투자가와 사업가로 나눈다. 이들의 관계는 주식회사를 기준으로 볼 수 있다. 주주가 투자가이며, 사업가가 사장이며, 임금노동자가 직원들이며, 비임금 노동자는 업무 중 법무/세무를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사람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직업은 주식회사를 중심으로 나눠 볼 수 있고, 이때 주식회사는 목적에 따라 둘로 나누어진다. 주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주주자본주의와 사회 공동체 이익을 중시하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우리의 직업 선택의 기준은 '성취와 보람, 수익, 리스크'로 나누어진다. 근대사회 이후에는 성취와 보람은 노동과 소외되어 있다. (마르크스의 노동의 소외 현상) 임금노동자가 생산하는 일과 생산물이 일치하지 않아 성취와 보람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대기업에서 생산 관리파트에 취업한 사람이 생산품을 보기 어렵고, 구매자의 만족도를 직접 볼 수 없다는 것. 그래서 성취와 보람을 느낄 수 없는 환경이 되었다. 즉, 노동자는 생산 수단의 일부가 되었을 뿐이다. 다만 사업가와 비임금노동자는 자신이 방향을 정할 수 있는 위치이기 때문에 성취와 보람을 느낄 수 있다. 소득은 어떨까, 사업가와 투자가가 가장 많이 벌어들이며, 비임금노동자는 보통 수준이며, 임금노동자가 가장 적다. 임금노동자가 좋은 것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다행히 하나가 있다. 바로 리스크다. 투자가, 사업가의 리스크가 가장 크고, 임금노동자는 없다. 우리가 잘 아는 기업가 정신이라는 게 바로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인 것이다. 저자는 여기서 최근에 비정규직 확대 논란에 대해 입장을 표현한다. 노동시장의 유연화와 비정규직 확대의 목적은 회사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함이다. 투자가와 사업가의 리스크를 노동자가 같이 부담하는 구조가 문제라는 것이다. 세계적인 불황과 저성장 시대에 돌입하면서 자본가는 리스크에 더 많이 노출되었지만, 성취와 보람, 수익을 포기한 임금노동자에게 하나남은 리스크까지 부담 지우려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 스타트업으로 이동하는 추세는 당연해 보이며, 한국에서는 사업가나 비임금노동자가 가장 좋으니 이들 직업을 갖도록 배려한 엄마들의 치맛바람이 이해된다.


교육은 한국에서 만큼은 엄마의 치맛바람으로 설명할 수 있겠다. 한국의 교육은 진리가 외부에 존재한다는 객관주의적 인식론에 기반한다. (그 반대는 주관주의적 인식론으로, 진리는 개인 내부에 구성되므로 정답을 찾기보다는 자신에 맞는 해답을 구하는 구조다.) 정답이 있으니, 그것을 외우고 비교하고 평가하는 구조다.

진리가 존재하므로 즉 참과 거짓, 선과 악이 존재한다고 믿고 항상 양분해서 답을 찾는다. 때문에 그것을 많이 알고 모르는가에 따라 순위를 매기는 경쟁이 정당하다고 인식된다. 하지만 저자는 사회의 양질의 일자리가 10% 내외이며 월 330만 원 이상 소득이며  나머지 90%가 월 90만 원 소득으로 빈부격차가 조성돼 소수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구조이므로 이러한 경쟁은 정당하지 않다고 말한다. 보통 사람이 보통으로 잘 먹고 잘 살 수 있도록 만들어진 사회가 바르다고 주장한다. 일자리의 양과 소득은 반드시 해결되어야 교육에서 발생하는 치맛바람도 해결될 것이다.


정의에 대해 윤리, 경제, 정치로 나누어 본다. 윤리는 수직적 정의관 (다른 것은 다르게)와 수평적 정의관 (같은 것은 같게)로 나누어 보며, 경제는 차등적 분배(수준에 따라 다르게 분배)와 균등적 분배(한배에 탔으니 같이 나누자)로 나누며, 정치는 보수적 세계와 진보적 세계로 나눈다. 윤리는 정의로움을, 경제는 분배를, 정치는 선택을 기준으로 나누는데, 우리는 투표라는 것을 통해 그 방향을 결정한다.


마지막으로 미래에 대해 세계를 환율로, 한국은 인구로 분석했다. 환율에 대해 인플레를 유발(통화량 증대, 금리인하)해 자국의 통화가치를 떨어뜨려 무역 경쟁력을 갖추려는 것이 최근 흐름이다. 특히 인플레는 대기업이나 사업가들에게 매우 좋다. 돈의 가치가 떨어져 생산 수단을 보유하는 것만으로도 이득이다. 인구는 점차 줄어들고 있고, 16년부터 생산가능 인구는 줄어들기 시작한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와 그 이후 세대, 그리고 그다음 세대 간의 인구수 차이는 극명하다. 1955~63년 1차 베이비붐 세대 710만 / 1968~74년 2차 베이비붐 세대 610만 / 1979~85년 에코 베이비붐 세대 510만,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문제는 1,2차 베이붐 세대가 사용한 도시나 주택이 갈수록 필요가 없어지는 시대가 오는 것이다. 그들로 인해 자연 발생된 인플레가 수요 축소로 디플레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1~30세(A)와 31~60세(B) 사이의 극명한 시각 차이를 볼 수 있는데, B는 지속적 팽창을 A는 지속적 수축을 경험해, B는 하면 된다, A는 해봤자 안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고 서로의 이해 폭은 좁아질 것이다. 이로 인한 세대갈등과 빈부격차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 이에 우리는 대비할 필요가 있다.




책을 통째로 갈아놓은 것 같다.

저자의 생각을 너무 정리하는 바람에... 저자의 지식을 훔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이것을 바탕으로 책에 더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한다.

그리고 지대넓얕과 궤를 같이해서 그런지 신선함을 덜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하며,

책을 다시 펼쳐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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