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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직장인김씨 Apr 03. 2016

삶, 소중한 것들에 대해

Book킹; 월든, 헨리 데이빗 소로우

하버드대를 졸업한 젊은이가 월든 호수가에 자급자족하며 살기로 결심한다.

그 이유와 그의 생각을 풍자적으로 그린 책. 자서전적 에세이.

법정스님의 무소유가 떠오르는 책이며, '법정 스님이 생전에 가장 아끼던 책'이라는 마케팅 문구가 붙여진 책.


많이 가졌기에, 편리해지기보다 더 구속받게 된다는 무소유 생각처럼 저자는 더 가지기를 거부하며 숲으로 들어가 살기를 결정한다. 물질적인 것 뿐만 아니라 권력, 성공, 명예와 같은 것은 마음 속 물질까지도 거부한다.


"내가 보기에 이 고장 젊은이들의 불행은 농장과 주책, 창고와 가축과 농기구들을 유산으로 받은데 기인하는 것이다.(중략) 부질없는 근심과 과도한 노동에 몸과 마음을 빼앗겨 인생의 아름다운 열매를 따보지 못하고 있다. 지나친 노동으로 투박해진 그들의 열 손가락은 그 열매를 딸 수 없을 정도로 떨리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인간의 무지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단순 기계적 노동으로 자기가 아는 바를 바로 쓰기 급급한 상황에서는 자신의 무지를 깨달을 방법이 없고, 무상으로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주어야 겨우 바라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고 말한다. 즉, 인간성의 가장 훌륭한 면들은 조심스럽게 찬찬히 살펴야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자신이나 다른 사람들을 그렇게 다루지 않는다. 당장 더 좋은 집, 더 좋은 고기, 더 좋은 차에 집중한다. 마치 그것들이 고대부터 내려온 소중한 진리인양. 한 농부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생각이 틀렸음을 말한다.


[한 농부가 그에게 '채소만 먹고는 못 삽니다. 뼈가 될 만한 성분이 없거든요.' 말하며, 뼈의 원료를 공급해 줄 더 좋은 고기를 위해 하루를 온전히 일한다. 그렇게 그는 줄 곧 소 뒤를 따라다니는데, 소는 풀만 먹고 자란 뼈를 갖고 육중한 쟁기를 끌고 좋은 고기를 제공한다.]


지금 없어서는 안될 것들이 어쩌면 사치품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그는 인생의 선배들에게 배운 적이 없고, 그 누구에게도 들은 적이 없기에. 사치품을 걷어낸 인간성의 훌륭한 면을 바라볼 수 있는 진정한 삶을 누리기 위해 숲으로 간다. 숲에서 그는 집도 직접 짓고, 밭을 갈고 사냥과 낚시를 하는 식(食)과 주(住)만 해결하는 부분적 자급자족 생활을 한다. 그렇게 2년 2개월의 숲 생활 경험을 담담히 적어낸다.

월든 숲 내 소로우의 집

1. 높은 위도(미국 콩코드 지역)에서도 식량을 얻는데 적은 노력이 든다.

2. 사림이 동물처럼 단순한 식사를 하더라도 체력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3. 숲 속의 풀잎은 청소하지 않더라도 먼지가 앉지 않는다.

4. 부분적 자급자족에 필요한 노동은 30~40일정도이며, 그 외 시간은 노동과 관계없이 하고 싶은대로 할 수 있다. (이것 외에도 너무 많지만 눈에 띄는 것들만 정리했다.)


이것들만으로도 저자의 생각은 충분히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작은 삶, 소박한 삶이 주는 행복, 인간다움을 찾자, 소유보다 더 소중한 것들을 알기... 이어 고독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숲 속에서의 삶이 주는 이 점을 차례로 들려준다. 정말 고독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은 나 뿐만이 아니라,  사냥을 하러왔다가 들린 사람들도 했던 모양이다. 완전한 휴식은 없다고 대답한다. 많은 야생동물의 방문과 소리들, 오늘 내린 비가 주는 즐거움 등 사계절 내내 휴식이 없다고. 그 누구보다 신의 은총을 분에 넘치게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이해가 안되는데...믿어야지. 난 2년을 숲에서 살아보지 못했으니.' 이어 생명의 원천인 숲에서 살기 때문에 삶의 근본적이고 핵심적인 것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다고. 숲 속에서의 삶을 예찬한다. 콩밭 매는 이야기와 호수이야기, 그리고 이웃 동물들의 이야기는 봄으로 이어지며 책의 뒷부분을 채웠다.


자본주의 세계에서 생존하기 위해 아이폰, 나이키, 차, 오피스텔은 꼭 필요한 것일까?

그것들은 우리가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인가? 

그것들을 가지기 위해 인간다운 삶을 포기하는 것은 아닌가?


삶에서 진짜 중요하고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를 다시 한 번 우리는 생각해봐야 할 시점에서 만난 소중한 책이다. 근데 숲에서 2년 살기는 자신이 없다. 야생 동물이 무섭다. 그리고 밭 매기는 어려워 보이고, 하지만 내 삶이 변하고 있다는 것에는 자신있다. 뿌엿던 삶이 책을 통해 점점 더 맑아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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