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킹; 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호모 사피엔스가 불을 다루고, 쟁기를 끌던 시기부터 휴대폰을 사용하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기술은 지구 생태계에서 인간을 정점에 이르게 만들었고, 그 권력을 유지하도록 도와주었다. 그 기술들이 우리에게 정점에 올라 무엇을 하라고 말한 적은 없다. 심지어 다른 종의 멸종을 야기하도록 시킨적은 없었다.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인간이 결정했고, 그 결정에 따라 우리의 탄생은 축복이 될 수도, 재앙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 과정 속에 아직있다. 앞으로 언제, 어떤 식으로 그 결말이 닥칠지는 아무도 모른다. 저자는 과거 인류의 기술과 선택에 대해 다루며, 미래에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질문한다. 그 결말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다.
왜 호모 사피엔스만 살아남았는가?
50만년 네안데르탈인이 나타났고, 20만년 전 호모 사피엔스가 나타났고, 3만년 전 네안데르탈인은 멸종했다. 이후 우리의 조상격인 호모 사피엔스 시대가 7만년 전 부터 열렸다.
잠시 생물학의 분류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자. 생물학자들은 생물을 '종'으로 분류한다. 다른 DNA구조를 가지고 서로 교배하는 경향이 없으며 번식 가능한 후손이 없다면 그 두 생물은 다른 종이다. 같은 조상에게서 진화한 각기 다른 종들을 묶어 속이라고 한다. '속'이 더 넓은 개념이다. 그래서 사자, 호랑이, 표범, 재규어 는 표범 속에 속하는 다른 종이다. 속보다 더 넓은 개념이 '과'이며, 고양이과는 사자, 치타, 집고양이 등이 있고 이들은 동일한 선조의 후손이다. '과'는 선조이자 창시자이며, '속'은 그 안에 있는 조상이며, '종'은 현재 서로 교배하며 후손을 낳는 무리들을 말한다. 보통 생물에 이름을 붙일 때 ['속' + '종'] 으로 표기한다. 그래서 호모 사피엔스라고 하면, 유인원 조상의 후손 중 사피엔스 종을 말하는 것이다. 그럼 호모 네안데르탈은 유인원 조상의 후손 중 네안데르탈인을 말하는 것이며, 엄밀히 말해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은 서로 교배하지도 않고 다른 DNA를 가졌다. (억지로 할 순 있을 것이다..)
과거 교과서에서 인류의 진화과정에 대해 일직선적으로 설명한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 -> 호모 에렉투스 -> 호모 사피엔스] 뭐 이렇게 배웠다. 네안데르탈인이 진화해 사피엔스가 되었다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이건 오해이다. 아까의 생물학 분류체계를 본다면, 네안데르탈인과 에렉투스와 사피엔스는 엄연히 다른 종이며, 환경에 의해 파생된 것이지, 서로가 진화된 결과가 아니라는 것이다. 늑대와 강아지가 비슷한데 다른 종이듯 호모 사피엔스와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는 다른 종이며, 같은 조상에서 각자 다른 환경에서 진화한 결과이지, 한쪽의 진화의 결과로 다른 한 쪽이 발생된 것은 아니다.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를 조상님이라며 호모 사피엔스가 깍듯이 대우를 하고 돌아가시면 차례를 지내는 관계가 아니라는 뜻이다. 결과적으로 사피엔스가 끝까지 살아남은 것이다. 다른 종은 모르겠다. 여기에 불편한 진실이 있다. 바로 네안데르탈인의 멸종설이다. 그곳에 호모 사피엔스가 개입이 되어 있고, 이후 많은 거대 동물들의 멸종에 개입이 되었다는 증거나 정황을 저자는 밝혀낸다. 그럼 왜 그런 사건이 벌어지게 된 것일까? 인간의 역사에서 인종차별과 인종학살은 꽤 오래된 진실이다. 심지어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도 살인을 저지른다. 마찬가지로 사피엔스와 전혀 다른 네안데르탈인이 만나서 잘 지냈으리라 보긴 어렵다는게 저자의 생각이다. 그런데 왜 사피엔스만 살아남은 것인가?
바로 인지혁명인 언어 때문이다. 서로가 서로를 인식하고 규칙을 정해 협동하도록 만들어 불가능한 일을 해내고 가상의 실재(존재하지 않는 것을 모두가 믿는 것)를 창조한다. 종교는 물론, 화폐, 미술, 과학, 주식회사 등 은 모두 보이지 않지만 실재한다고 모두가 믿는다. 이것들은 사람을 모이게 하고 동일한 행동을 하게 만들어 사회를 구성하고 기술을 발전 시킨다. 이것을 바탕으로 대단히 많은 사람을 협력하게 만들어주며, 낯선 사람들끼리 협력할 수 있도록 해준다. 같은 언어와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우리는 낯선이들과 함께 만나고 일하고 집회도 열고 토론도 한다. 그 결과 사피엔스는 조직을 구성해 다른 종을 압도할 수 있었고, 수많은 종의 멸종을 야기한 것이다.
어떻게 70억명에 이르는 많은 호모 사피엔스가 존재하게 된 걸까?
농업혁명이 그 핵심이다. 생물학적으로 인간의 핵심 기능은 번식이다. 즉 DNA를 계속 복사를 하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임신 환경과 영양분 공급이 핵심적이다. 만약 세계에 1만명 정도의 호모 사피엔스가 있다면, 수렵 채집 생활만으로도 가능할 것이다. 생물학적 본능에 따르면 인간은 끊임없이 오래 살고 싶어하고 더 많은 자식을 요구한다. 임산부의 경우 8개월을 수렵 채집 생활을 임신한 상태에서 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니 3,4년의 터울을 두고 임신을 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한 곳에서 정착하고 살게 되면 매년 임신도 가능하니, DNA 복제에 아주 좋은 환경이 된다. 그 결과 농업이 발달하고 정착민 생활을 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결말은 참혹하다. 더 많은 사람들을 더욱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있게 만들었으니까. 늘어나는 인구에 비해 생산량은 더디게 증가했고, 모아 둔 곡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성을 쌓기도 해야 했고, 전염병이 돌기도 했으며, 이런 일련의 시련은 모두 농부들의 짐이 된 것이다. 하지만 기술의 발달로 그러한 많은 부분이 개선되기 시작했다. 어쨋든, 인구는 농업혁명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농업혁명을 계기로 많은 사람이 모이게 되니 자연스레 그들을 하나로 뭉치게 만드는 매개체가 필연적으로 발생했는데, 돈/제국/종교다. 수많은 사람들이 돈이면 하나가 되고, 같은 제국 출신이면 쉽게 친해지고, 같은 종교를 가지면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3가지는 모든 사피엔스를 지구촌 세상으로 끌어들였다.
과학혁명은 어떻게 삶을 바꾸는가?
과학 그 자체로 어떤 의미를 가지지 않지만, 기술과 결합되면서 과학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특히 종교가 있던 자리를 과학과 이성이 대체하면서 권력자의 요구에 맞는 과학이 필요해지기 시작했다. 또 과학과 기술이 결합되면서 국가의 경쟁력과 안전을 책임지면서 그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단, 과학의 발견에는 시간이 필요한데, 시간은 곧 돈과 자원이 필요하다는 뜻이며, 권력자들은 돈과 자원을 제공하고 과학은 그들의 입맛에 맞게 발전하게 된다. 결국 과학은 권력과 자본주의와의 결합을 통해 발전하게 된다. 뭐 우리의 세금이 권력자들의 의사결정에 의해 과학 분야로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 과학은 세상에 무엇이 존재하고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이 존재하는 것이 마땅한지는 알 수 없다. 그 답은 종교와 이데올로기가 제시한다. 그리고 그 종교와 이데올로기는 사회와 권력자에 의해 정해진다. 이렇게 과학과 자본주의의 만남을 통해 자유 시장 경제는 더욱 강화되었다. 공동체 중심의 사회에서 과학 기술 발전으로 아프지도 않고, 건강하며, 먹고 마시는데 지장이 없는 강한 개인을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과학혁명 이후 사피엔스의 끝은?
지난 500년간 인지혁명과 농업혁명을 뛰어넘는 과학혁명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이제 사피엔스는 자신의 한계를 초월하고 있다. 자연선택을 바꾸고 원하는 유전자를 선택해서 만들 수 있는 생명 공학, 유기물과 무기물을 결합한 사이보그 공학으로 손이 없는 사람에게 기계팔과 가짜 피부를 이식하고 정상인과 동일하게 사용하게 만든다. 완전히 독립적인 생명체를 창조하는 비유기물 공학으로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어낸다. 이제는 자신이 원하는 외모와 모습을 가지고 살 수 있는 시대가 올지 모른다. 윤리적인 문제나 종교적인 문제는 앞으로 우리가 선택하고 합의해야 할 부분이다. 그 과정의 끝에 사피엔스를 대체할 새로운 세대가 나타날 것이라 예상한다. 똑똑한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을 멸종시킨 것 처럼, 새롭고 더 똑똑한 다른 종이 사피엔스를 멸종시킬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알고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
우리는 새로운 세대와 마주하게 될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상을 보며, 두려움과 기회가 공존하고 있음을 느끼고, 그 속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생각한다. 새로운 세대와 마주 할 우리의 아이들에게 어떤 말을 전해야 할지도 고민이 된다. 당장 지금은 물어보는 이도 궁금해하는 이도 없지만..준비해야하기 때문이다. 종의 미래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 다가온다. 그 고민의 끝에 인류의 미래가 축복인지 행복인지 답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무엇이 되고 싶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