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킹;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대런 에쓰모글루 & 제임스 A.로빈슨
국가는 국민으로 이루어진 사회로, 같은 언어와 문화를 공유하며, 같은 법과 제도권 내에서 사는 사람들의 집단을 말한다. 쉽게 말해 생판 모르는 사람과도 공통된 주제와 관심사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기회가 된다면 쉽게 친해질 수 있는 사람들끼리 모여사는 곳이 국가라고 할 수 있다. 너무 일반화시켜 오해할 수 도 있겠다. 쉽게 다른 나라 사람들과 친해지는 사람이 더러 있다. 그런 부류는 국적을 UN이라고 하자. 여하튼 국가는 비슷한 사람끼리 같은 언어, 문화, 화폐를 공유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국가는 국민의 생존을 위해 존재한다.
그럼 왜 국가를 이루고 사는 걸까? 경상도끼리 살아도 될 것 같고, 전라디안끼리 지내도 충분할 텐데, 굳이 묶어서 사는 이유는 뭘까? 스코틀랜드나 퀘벡은 늘 독립 투표도 한다는데, 그들도 독립해서 살면 될 텐데 굳이 왜 영국, 캐나다라는 나라에 속해서 산다. 플라톤의 국가론에 따르면, 국가는 의식주의 해결이 그 목적이라고 한다. 즉, 국민의 생존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다. 혼자 살면 외로운 건 둘째 치더라도, 먹고살 수 있는 음식을 만들고 집도 짓고 옷도 만들어야 하는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의식주 없이는 생존은 불가하다. 그렇게 무리를 지어 살기 시작한 것이 국가의 시초인 것이다. 근데 이게 점점 커진다. 이유는 욕망이라고 해두자. 옆 동네 풀이 더 푸르게 보이고,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 거다. 그거 가지려고 싸움도 하고 서로 죽이고 지배하고 뭐 이런 과정이 우리가 배운 역사 이야기인 것이다. 결국 의식주 해결을 위해 모였다가, 더 의식주를 편하게 얻고 그 이상의 편안함을 추구하다 보니 점점 그 형태가 커지게 되었던 것이다.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 중에서 직접 집을 짓고, 옷을 만들고, 휴대폰을 수리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우리의 역사는 채사장(지대넓얕 저자) 작가의 말대로 자유를 추구해온 결과이며, 그 결과 우리는 아무것도 스스로 할 줄 없는데 가진 건 너무 많은 삶을 살게 되었다. 앞으로 그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며, 절대 뒤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이야기가 좀 샌 것 같지만, 돌아가면 국가를 구성한 것은 국민 모두의 생존을 위해서다.
국가는 DNA에 찍혀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 인간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어떻게 국민의 생존을 이어가느냐가 스타일이 다르다. 입헌군주제, 공화제, 대통령제, 독재체제 등.. 이 모든 게 다 국가 운영 방식의 차이이나, 그 핵심은 동일하다. 근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어떤 국가는 선진국이라 불리며 전 세계를 지배하고 생존 가능성이 매우 높고, 어떤 국가는 최빈국이라 불리며 원조에 의존하고 내전에 의해 50세까지 살아남을 확률이 채 50%로 안 되는 곳이다.
오늘 책은 어떤 국가가 생존율을 높이고 선진국이 되는지, 반대로 어떤 국가는 생존율이 낮은 후진국이 되는지에 대해 말해준다. 결론적으로, 중앙집권화와 포용적 정치/경제 제도를 갖춘 나라는 선진국이 되고 반대인 착취적인 정치/경제를 가진 나라는 후진국이 된다. 포용적인 정치/경제를 갖춘 나라는 모두에게 기회를 부여하고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반대로 착취적인 정치/경제를 갖춘 나라는 소수의 엘리트에게만 기회를 부여해, 재능을 발휘할 동기를 말살시킨다. 북한 문제를 마주하며 사는 우리에겐 쉽게 이해가 된다.
책은 먼저 정치/경제 체제로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를 설명하는 이유를 말한다. 다른 어떤 이론보다 합리적으로 모든 나라 간의 차이를 설명해준다는 것이다. '총, 균, 쇠' 보다 더 정확하다니... 왜 그런지는 책을 통해 보시길.
다음은 포용적 정치/경제를 어떻게 갖추게 되었는지 반대로 그렇지 못한 나라는 어떻게 그렇게 되었는지 설명한다. 마야 문명부터 로마제국, 베네치아, 혁명기 영국/프랑스, 미국, 콩고, 중앙아프리카까지 다양한 예시를 들며 말한다. 어쨌든 포용적이나 착취적이냐의 차이는 역사적인 우발성이라는 거다. 남북한을 봐도, 일부러 그렇게 된 게 아니라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라는...
다음은 왜 착취적인 제도를 선택하고 포용적 제도로 넘어가지 못하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포용적 제도는 창조적인 파괴를 불러온다. 즉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는 것을 독려하기 때문에 기득권이 가지고 있는 것을 잃어버릴 수 도 있는 것이다. 그에 따라 정치권력도 재분배되고, 부와 소득이 재분배된다. 그래서 착취적인 제도의 기득권자들은 보통 국민이 아무것도 배우지 못하게 만들고, 새로운 변화를 막는 것이다. 문맹을 장려하고 산업혁명을 반대한 사례들은 너무 많다. 쇄국정책도 그중 하나다.
마지막으로 착취적인 제도에서 포용적 정치/경제로 넘어간 사례를 들며 기존의 틀을 깬 방식에 대해 설명한다. 보츠와나, 중국의 사례를 예로 들며 여기서도 역사의 우발성을 말하며 일반화하기는 어렵다고 한 번 더 말한다.
국가 간의 번영과 가난을 다른 어떤 이론보다 합리적으로 설명해주는 책 내용이 '어찌어찌 여차저차 살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는 역사적 우발성이다. 그래서 어떤 나라가 우린 포용적인 제도를 만들어야지라고 했을 때 그냥 자기만의 스타일로 만들어야 하는 거다. 딱히 방법이 있는 게 아니니 어떻게든 해봐, 이게 공식이 있는 게 아니거든이라고 답할 수밖에.. 이거 알려고 연구한겨? 장난하나....ㅠㅠ
그렇다고 책이 의미가 없는 건 아님!! 바로 현재 우리의 위치에 대해 알 수 있는 리트머스 종이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정치/경제 제도를 갖추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지금 포용적이냐 아니면 착취적이냐를 구분해서 알게 하는데 의미가 있다. 즉, 국민들이 현재 우리나라가 어떤지 확인해서 우리는 지금 착취적이니 포용적인 제도로 가서 생존율을 높여주시오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국민이 공부를 해서 우리나라가 어떤지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게 전제가 되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학생이 공부를 안 하면 쓸모가 없는 것과 같다.
우리나라로 돌아와서 보자. 대한민국은 국민 소득 3만 불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중진국이다. 역사적 우발성에 의해 선진국으로 나아가고 있는 상황이며, 앞으로도 당분간은 계속 포용적인 제도를 도입해 창조적인 파괴를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의 생존율이 높아지게 될테니. 최근 국가 간 분쟁은 줄어들어, OECD 국가의 자살률이 주요한 선진국 지표인 게 이것과 무관하지 않다. 우리의 자살률은 상당히 높은 상황이다. 이게 사회안전망의 문제인지, 개인의 상대적 박탈감의 문제인지는 봐야 할 것이다. 어쨌든 생존율을 높여나가려면 우리가 미래에 포용적 제도로 나아가고 있는가를 살펴야 하며, 이건 남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와 우리 아이들의 문제이다. 그 결정은 투표로 정해진다. 투표가 그 바로미터가 될 것이며, 관심을 가지고 살펴야 한다. 그래서 우리가 지금 할 일은 포용적 제도로 나아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국가가 국민의 생존을 위해 일하도록 우리가 먼저 깨우쳐야 한다.
21세기 대한민국형 계몽 운동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