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킹; 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오베라는 남자는 별로다. 꽉 막힌 남자.
이름도 오베라는 게 마치 중국 이름을 한국어로 부른듯한 느낌이다.
아마 강희대제 책에서 본 오배라는 사람 때문에 그렇게 느꼈나 보다.
주인공 오베는 덩치가 크고 힘이 넘치며, 자신의 생각과 원칙을 반드시 지키는 꽉 막힌 원칙주의이다.
도덕적이며 책임감이 있어야 하며, 모든 것은 제 쓸모에 맞게 써야 한다는 것.
그런 그가 원칙을 깨는 과정을 써나 간 소설이다.
오베라는 남자가 그런 원칙을 가지게 된 것은 아버지를 닮은 것이며,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철도 회사에서 근무하고 원칙을 지키며 살아간다.
그러던 중 원칙을 깨는 사례가 생기는데,
아버지의 유품인 시계를 가져간 톰슨과 주먹다짐
소냐라는 여자를 만나 결혼하는 것
이웃집에 사는 아랍 가족들과 어울리게 된 것
오랜 친구인 루네와 화해한 것
이런 과정을 통해 그는 스스로 오랫동안 틀렸음을 인정한다.
묘미는 그가 하얀 셔츠를 입은 원칙과 규칙이라는 말을 달고 사는 사람들과의 갈등 과정이다.
그는 자신의 원칙을 알고 있을 뿐, 세상의 원칙에 대해서는 무지했고,
하얀 셔츠로 대변되는 사무직들은 세상의 원칙에 대해 이야기하고 억누른다.
실천하지 않는, 책임 없는 원칙은 그저 공염불에 지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는 모든 원칙을 인정했고, 원칙에 맞게 발버둥 쳤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책임을 졌다.
휠체어를 타는 부인을 위한 시설이 원칙에 의해 거절당하자 자신이 직접 휠체어 길을 만들었고,
모든 소유물에 대해 원칙을 말하기보다 직접 책임질 수 있었다.
힘을 가졌다고 힘으로 원칙을 제압한 것이 아니라, 원칙으로 원칙에 대응했다는 것이다.
(물론 아닌 부분도 있긴 하지만... 불법적인 행동은 하지 않았다.)
그 과정이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빠르게 변해가는 사회에서 우리는 책임감을 잃어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 중에, 집수리도 못하고 자전거도 못 고치는 이웃들에 대해 오베는 책임감이 없다고 말한다.
너무나 편리해진 세상에서 우리는 소유하는 것에만 빠져있었지, 정작 소유한 것들에 대해 책임은 소홀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1인당 수 천 개의 물건을 소유하게 된 소유의 시대에서 우리는 자신의 소유물에 대해 돌아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너무 많은 것을 소유하는 것은 그만큼의 책임이 뒤따른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인간의 매력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오베는 항상 화를 내고 고집불통이며 원칙주의자이다.
그 누구도 함께하고 싶지 않은 매력 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원칙을 지키고 남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이 자신의 책임을 다해나간다.
처음엔 다들 거부감을 느끼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존재는 빛이 난다.
결국 그의 장례식에는 300명이 넘는 사람이 모여 자리를 지킨다.
우리는 남에게 잘 보이고, 원칙보다는 융통성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을 한다.
SNS를 통해 모든 것이 오픈되어가고 있고, 일시적인 융통성은 한계에 직면했다.
이젠 자신만의 원칙과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 시대다.
사업이든 사람이든 이젠 자기다움을 가져야 매력이 되고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시대가 온 것이다.
오베라는 남자, 영화를 볼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