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오받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ook Jerk Nov 15. 2019

191115 말 못하는 너에게

오늘의 받아쓰기

아기는 매일매일이 다르다.

가속 역시 매서워서, 7개월을 넘어서면 가히 진화라고 불러야 할 정도가 된다.


매일 하는 말이 달라지고,

손이 가리키는 곳, 발이 내딛는 범위가 달라진다.

어른들은 몇 년째 몇십 년째 같은 자리를 뱅뱅 도는 기분으로 사는데

저렇게 찬란하게 앞으로 나가는 존재라니.

오늘은 입에 엄마의 휴대폰이,

내일은 입에 고양이 꼬리가 들어간다.

저렇게 망설임 없이 대차게 호기심을 해결하는 게 비법인가.

거르지 않고 먹고, 자고, 싸면서

성실하기 그지없게 욕구를 발산하는 게 비법인가.

패악질 치며 울다가도

쌀과자 하나면 눈물이 턱에 닿기도 전에

해사하게 다시 웃는 저 정직한 천진함이 비법인가.


오늘도 아빠는

태연하게, 의연하게, 의젓하게

어른스럽게 하루를 보내느라

오늘은 무슨 색이었는지

무엇이 그렇게 기쁘고 속상했는지

차마 고르기 어려운 마음이야.

매거진의 이전글 191113 그네타는 할머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