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고지현 킷스튜디오 대표
안녕하세요, 북저널리즘 에디터 김하나입니다. 혹시 지난 한 주 동안, 낯선 사람과 대화한 적 있으신가요? 아마도 많은 분들이 없다고 답하실 것 같습니다. 이름도, 직업도, 나이도 모르는 사람들과 생각을 공유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공원 벤치 옆자리에 앉은 사람에게 말을 걸거나 카페에서 친구를 사귀는 건 외국 드라마에서나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서울 한복판에 이런 비현실적인 일이 일어나는 공간이 있습니다. 담장이 없는 오래된 주택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여행지의 호텔 로비 같은 공간이 펼쳐집니다. 낯선 사람과의 대화를 일상의 풍경으로 바꾸고 있는 이곳의 이름은 ‘취향관’입니다.
이 공간의 주인장, ‘마담’으로 불리는 고지현 대표를 만났습니다. 커뮤니티 콘텐츠 기업 킷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고 대표는 콘텐츠를 통해 공동체의 회복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로 취향관을 열었습니다. 킷스튜디오가 260만 구독자를 거느린 유튜브 스타 ‘영국남자’의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는 것 역시 새로운 커뮤니티를 만드는 작업의 일환이라고 말합니다.
취향관은 어떤 공간인가?
취향관은 문화 살롱이자 회원제 사교 클럽으로 느슨한 취향의 공동체를 지향한다. 요즘 한 달에 한 번, 시간을 정해 사람들이 모이는 형태의 모임들이 많다. 우리는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되, 더 자연스러운, 작위적이지 않은 환경이었으면 했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공간이라고 생각했다. 정해진 때에 만나는 관계가 아니라 늘 문이 열려 있어서 내가 원할 때 언제든 찾아갈 수 있는 관계, 주체적인 행복을 갈망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공동체적 일상의 회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취향관이 제안하는 공동체는 어떤 공동체인가?
제안했다기보다는 발견한 것이 아닐까 싶다. 관계조차 실용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시대지만 커리어에 도움이 되지 않아도, 사회적인 역할과 관련이 없어도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관계를 원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우리가 7~8개월 전에 이런 살롱을 만들 거라고 얘기했을 때 정말로 단 한 명도 잘될 거라고 말하지 않았다. 아무도 살롱을 모르는데 어떻게 할 거냐, 한국 사람들은 대화하는 거 싫어한다, 그런 반응이었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대화하고 싶은, 미친 듯이 떠들 수 있는 주제가 하나씩은 있다는 것을 믿는다. 그 부분이 자극되면 누구나 이야기를 하게 된다.
취향관의 살롱에서는 주로 어떤 이야기들을 다루나.
취향의 범주만큼이나 살롱에서 다루는 주제도 폭넓다. 글을 쓰러 모여 앉기도 하고, 가져 온 음악에 이야기를 더해 듣기도 하고, 철학적인 이야기부터 먹고 마시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 가족과 사랑 같은 일상의 주제들도 다룬다. 때때로 살롱에서 이야기를 나눌 호스트를 초대하기도 한다. 지난 시즌에만 50여 분의 호스트들이 다녀가셨다. 어쩌면 주제보다도 방식이 조금 특별한 것 같다. 호스트가 대화를 리드하기는 하지만, 기존의 강의나 세미나, 클래스와는 확연히 다른 수평적인 대화가 짧게는 2~3시간, 길게는 5시간까지 이어진다. 취향이라는 대주제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취향만큼 평등한 주제가 없는 것 같다.
취향관을 열기 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
많은 분들이 공간 기반 사업 분야에서 일했을 거라고 생각하시지만, 콘텐츠 미디어 업계에 있었다. CJ E&M에서 일하다, MCN((Multi Channel Network) 기업 트레져헌터에서 사업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았다. 회사를 그만둔 지는 1년이 조금 넘었다.
유튜브 스타로 꼽히는 ‘영국남자’의 콘텐츠를 프로듀싱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렇다. MCN을 비롯한 디지털 미디어의 태동기부터 일했던 터라 산업 자체에 애정이 크다. 미디어 업계에서 아직 시도되지 않은 가설들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한다. 다만 MCN 형태의 양적 기반 사업보다는 질적인 성장을 이루고 싶었다. 영국남자는 질적 성장이라는 가설을 검증해 성공 모델을 만들어 나가기에 아주 좋은 파트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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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에서는 여기까지만 공개합니다.
고지현
살롱 〈취향관〉의 안주인이자 매거진 〈취향관〉의 발행인. 콘텐츠 기업 〈킷스튜디오〉의 대표로, '영국남자' 콘텐츠의 디렉터를 맡고 있다. 세상의 모든 취향은 존중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호기심 많은 취향 탐험가다. 술과 대화가 있는 시간을 사랑하는 실존주의자로 담보되지 않은 인생의 커다란 성취를 좇기보다 일상의 주체적인 행복을 지향하며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콘텐츠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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