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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저널리즘 Jul 02. 2018

리테일의 미래는 접객에 있다

#59. 최한우 리얼커머스 대표


안녕하세요. 북저널리즘 에디터 허설입니다. 리테일 산업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앉은자리에서 마우스 클릭 몇 번이면 원하는 물건을 편하게 받아볼 수 있습니다. 이제 매장에서 손님을 대하는 접객보다 온라인에서 판매를 촉진하는 마케팅 방법을 배워야 하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일본의 성공한 리테일 기업들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효율이 떨어지더라도 더 정성을 들여서 고객 한 분 한 분을 모셔야 한다고 말합니다. 바로 일본의 독특한 접객 문화 ‘오모테나시(おもてなし)’입니다.

오모테나시란 무엇인가? 


상대방에 대한 단순한 친절이 아니라 친절을 베푸는 상대를 미리 헤아려 마음 씀씀이를 행하고, 그 마음을 받아들일 만한 환경과 상황까지도 미리 준비하는 것이다. 


‘서비스’와 비슷해 보이는데. 


접대, 접객, 호의, 친절 등 많은 단어가 거론되겠지만 적확한 한국말은 없는 것 같다. 손님이 대가를 지불하고 그 값어치만큼의 접객을 받는다면 이른바 서비스에 해당한다. 서양의 접객은 이런 자본주의적인 친절로 발전해 왔다. 


오모테나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30대 중반에 일본에 한국 패션을 소개하는 전자상거래 전문 회사를 창업했는데 초반 반응이 영 시원찮았다. 하루하루가 초조함의 연속이었다. 비 오는 날 니트를 구입하기 위해 방문한 옷 가게에서 계산을 한 점원이 빗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옷을 넣은 종이 가방에 비닐 커버를 씌워 줬다. 가게 문 앞까지 안내한 뒤 입구에서 상냥하게 인사를 하면서 종이 가방을 들려 줬다. 한국에서는 경험한 적 없는 새로운 감동이었다.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날 이후 일본 업체들의 접객을 유심히 살피고 기록했다. 


일본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의 접객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보나? 


일본어는 청자(聴者)의 언어다. 상대편 얘기를 얼마나 잘 듣느냐가 중요하고 상대편의 의중을 생각하면서 행동한다. 일본어로 “하겠습니다”를 한국어로 번역하면 “하게 해주십시오”가 된다. 내가 하겠다는 일에도 철저하게 상대편의 허락을 얻는 것이다. 반면 한국어는 화자(話者)의 언어다. 내가 얘기하고 싶은 내용을 명확히 전달하는 것이 미덕이다. 들으려고 하지 않고 끊임없이 얘기한다. 서비스 혹은 친절이라는 이름으로 일방적으로 고객에게 베푼다. 고객님이라는 호칭은 꼬박꼬박 붙이면서 배려와 애정이 없고 건조하다. 주차장 입구에서 반짝반짝 율동을 하면서 기계적인 안내만 한다. 서비스를 받는 사람 입장에서 어떤 감흥도 없다. 


그럼 한국의 접객 문화는 어떤 점을 보강해야 할까? 


먼저 친절을 베풀 상대에 눈을 맞추고 귀를 기울여야 한다. 한국의 어느 카페에서 오모테나시를 통한 행복감의 공유 사례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 아주 단순하다. 돈을 받고 거스름돈을 드릴 때 반드시 두 손으로 한다는 거다. 받는 사람은 존중받아 행복하고, 제공하는 사람은 손님이 알아줘서 행복하다. 


급속도로 바뀌는 산업 환경 속에서 오모테나시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AI가 단순 노동을 대체하는 미래의 리테일 시장에서는 적은 자본으로도 평균 이상의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서비스의 평준화’가 일어날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접객이 자본을 뛰어넘는 강력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충분히 비싼 대가를 지불하고서라도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받기를 원하는 고객과 감동을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차원의 즐거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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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에서는 여기까지만 공개합니다.



최한우


고려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했다. 1997년 삼성물산에 공채로 입사해 첫 프로젝트로 도큐핸즈의 컨설팅을 맡아, 한국 최초의 DIY 전문점 핸드피아를 오픈했다. 이후 삼성 아이마켓코리아, SK커뮤니케이션,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전자상거래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2007년 일본에서 크로스 보더 전자상거래 전문 회사 리얼커머스를 설립했다. 라쿠텐에서 SHOP OF THE YEAR를 수상하는 등 일본에 한국 패션을 널리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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