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 무적핑크 & 무적민트 작가
새터데이 에디션이 주목한 이슈
밀레니얼 세대가 역사에 빠졌습니다. 네이버 평점 9.9점을 기록한 역사 웹툰 톡 시리즈는 밀레니얼의 열광적 지지를 받으면서 단행본으로도 출간됐습니다. 최근 《세계사톡》을 출간한 핑크잼 레이블의 무적핑크, 무적민트 작가는 새로운 세대의 커뮤니케이션을 탐구해야 독자를 사로잡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짧은 대사, 인물 클로즈업 같은 새로운 화법으로 수백, 수천 년 전의 스토리를 풀어내는 콘텐츠 기획자 무적핑크, 무적민트 작가를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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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사건의 본질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공감 가능한 부분을 건드려야 한다
② 밀레니얼 세대는 은유보다 직유를 쉽게 받아들인다
③ 웹툰 작가에게 중요한 것은 세상을 관찰하고 리얼하게 재현해 내는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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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톡 시리즈가 꾸준히 사랑받는 비결
• 〈조선왕조실톡〉과 《세계사톡》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
• 핑크잼 레이블이 역사 만화를 통해 이끌고자 하는 변화
• 밀레니얼 세대의 읽기 방식
닉네임이 무적핑크, 무적민트다.
(무적핑크) 중학교 2학년 때였다. 세일러문이나 파워레인저 같은 전사 만화를 좋아했다. 그들의 비밀 기지란 콘셉트로 블로그를 만들었다. 그래서 ‘무적’이다. 무적 뒤에는 보통 색깔이 들어가는데 여자 전사는 핑크 아니면 옐로우였다. 그중에 핑크를 고른 것이다. 그러다가 같이 작업할 동료들이 나타났고, 색깔로 닉네임을 배분했다.
톡 시리즈의 롱런 비결이 궁금하다.
(핑) 독자들이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하기 때문이다. 독자들의 생활 행태를 관찰해서 중간중간 변화도 준다. 페이스북, 유튜브, 틱톡 포맷도 했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는 카카오톡이 지배적이다. 기술적인 비결도 있다. 무작정 대화로 만든다고 다 재밌는 게 아니다. 몸으로 직접 부딪치며 얻은 20개 정도의 룰이 있다. 예를 들어 대사는 세 줄을 넘기지 않는다. 이제는 소재가 뭐가 됐든 톡 포맷을 활용해서 재밌게 만들어 낼 수 있다.
텍스트로 역사를 소화하고 이미지로 만드는 데 있어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
(핑) 재미다. 처음에는 세종대왕이 고기를 좋아했다는 수준의 단편적이고 재미있는 이야기만 전달했다면, 이제는 아무리 난해한 옛 법안을 들어도 현재에 적용할 수 있을 만큼 소화 능력이 좋아졌다. 같은 소재여도 보여 주고자 하는 관점이 다를 수 있다. 재미는 여기서부터 결정된다.
역사의 모든 부분을 재미있게만 그려 낼 수는 없을 것 같다.
(핑)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도저처럼 밀어붙여야 한다. 그게 우리 일이다. 누구의 신경도 거스르지 않도록 둥글게 깎아 내는 건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런데 그 작업이 딱히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폭탄 취급받는 민감한 이야기들이 있다. 전쟁사, 민족사, 종교사가 그렇다. 건드리지 않는 게 예의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사톡》에서는 열심히 풀어냈다. 공감 가능한 부분에서부터 건드렸기 때문에 독자분들이 대단히 즐거워한다. 가령 흑사병을 다룬다면 흑사병에 걸린 농노 한 명의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한 사람의 시선으로 사건을 풀어내면 공감이 쉽다. 무엇보다 사건의 본질을 설명하는 게 가능하다. 그런 식으로 금기와 성역을 깬다.
“역사 만화의 핵심은 재미다. 그걸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게 우리 일이다. 누구의 신경도 거스르지 않도록 둥글게 깎아 내는 건 가능하지만 의미가 없다.”
10년째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독자층의 변화가 상당히 빠르다는 걸 실감했을 텐데,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어떻게 바뀌었나?
(핑) 짧고 쉬운 대사를 쓴다. 처음 연재 시작하던 2009년에 비하면 지금 모든 웹툰의 대사 폰트 크기가 커지고 길이도 거의 한 줄에서 끝난다. 연출법도 바뀌었다. 배경보다는 인물 클로즈업에 집중한다. 웹툰을 보는 환경이 PC에서 모바일로 이동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독자들의 읽기 방식 자체가 달라지기도 했다. 은유보다는 직유를, 상상보다는 재현을 쉽게 받아들인다. 지금도 끊임없이 바뀌고 있다. 굳이 알려고 하지 않아도 느껴진다.
역사 공부에 좋은 책을 추천해 준다면.
(무적민트)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저희에게 강의를 해주시는 모지현 선생님의 《청년을 위한 세계사 강의》를 추천하고 싶다. 굉장히 쉽고 간략하게 설명을 해주셔서 역사 입문용으로 안성맞춤이다.
(핑) 팔을 안으로 더 굽혀서, 저희 《세계사톡》을 추천하겠다. 이보다 친절할 수가 없다. ‘쓱 보면 가볍게 읽히는’ 역사서가 유행이다. 그런데 그 말에 속아 넘어갔다가 큰 상처를 받으신 분들이 많다. 핑크잼은 독자분들을 어떠한 시험에도 들게 하지 않는다. 어린이든 70세 노인이든 역사를 탐구할 첫 지도로는 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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