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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저널리즘 Feb 18. 2019

휴직할 권리가 아니라 일할 권리를

#92 《일할 수 없는 여자들》최성은 저자

새터데이 에디션이 주목한 이슈

남녀 모두 일을 통해 성장하고 자아를 찾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여성 정책은 육아 휴직이나 시간 선택제 일자리 등 여성이 일터를 떠나 가정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합니다. 북저널리즘 《일할 수 없는 여자들》의 저자 최성은 대전세종연구원 여성·아동 정책 담당 연구 위원은 지금 우리 사회의 여성들을 위해서는 일자리 정책의 보완이 시급하다고 강조합니다.


빠르게 핵심 보기

① 여성이 특정 직종에 몰리는 현상은 유리 천장이 해소되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평등한 일자리가 적다는 의미다 ② 남녀의 임금 격차가 가정 내의 성차별로 이어진다 ③ 새로운 세대의 여성에게는 보육 정책이 아니라 일자리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


스크롤을 내리면 확인할 수 있어요

• 여성이 노동 시장에서 밀려나는 악순환 고리

• 일 가정 양립 정책의 함정

• 여성 인력을 대하는 스웨덴과 한국의 차이

• 여성의 일자리 문제를 우선순위로 고려해야 하는 이유



한국 여성이 일터에서 소외되는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가? 


남녀의 비활동 격차라는 지표가 있다. 비활동이란 고용되지 않았거나 일자리를 찾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비활동 격차가 높을수록 남성에 비해 일하지 않는 여성이 많다는 의미다. 2018년 OECD 자료를 보면, 대부분의 선진 국가에서는 학력 수준이 높을수록 여성과 남성의 비활동 격차가 작았다. 한국은 비교 대상이 되는 국가 중에 거의 홀로 다른 경향을 보였다. 학력이 높아도 일을 하지 않는 여성들이 많았다. 


과거에는 교육 수준이 높은 여성이 적어서 그랬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남녀의 학력 차이가 거의 없는 현재까지 여성이 소외되는 이유가 뭔가? 


기업에서는 여성 인력에 투자하기를 꺼린다. 지금의 사회 구조에서 여성은 결혼이나 출산, 양육 등의 이유로 직장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 기업은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인력에게 핵심 기술을 가르치지 않는다. 이는 다시 여성이 자신의 역량 계발에 투자하지 않는 현상으로 이어진다. 고용 보호가 약할수록 핵심 기술보다 두루 쓰일 수 있는 일반 기술을 익히게 되기 때문이다. 고용주가 여성 인력을 교육하지 않고, 여성도 전문 숙련을 익히지 않는 경향으로 인해 여성은 언제든 대체될 수 있는 인력이 된다. 


국가가 나서서 여성 고용을 강력하게 보장하면 해결되나? 


정부가 나서서 노동자의 이동을 제한하면 사람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에 대한 기업 부담이 커진다. 시장 논리를 고려하지 않고 여성 고용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면 기업은 아예 여성을 뽑지 않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 국가가 여성 고용을 지원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공공 기관에서 여성 할당제를 두는 것은 어느 정도 노동 시장에서의 성차별 해소에 기여한다. 그러나 민간 부문으로까지 확대하기 위해서는 시장 논리를 고려한 대책이 필요하다.


“‘기승전 일자리’로의 여성 정책이 필요하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출산과 육아는 당연한 선택지가 아니다. 새로운 세대에게는 보육 정책보다 일자리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


여성 정책의 대부분이 보육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주변에는 비혼이나 비출산을 지향하는 동료들도 많은데, 언제까지 육아 정책을 중심으로 논의해야 할까? 


지금의 연구원에 입사하고 일요일에 쉬어 본 적이 거의 없다. 주말마다 나와서 일을 하고 있지만, 삶의 질은 제일 높다. 너무나 어렵게 입사한 회사이기 때문이고, 내 연구를 하는 것이 즐거워서다. 자신의 성장을 위해 열심히 공부해 입사한 이들에게 출산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새로운 세대를 위한 여성 정책은 달라야 한다. 새로운 여성 정책은 ‘기승전 일자리’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여성의 일자리 문제가 빠르게 해결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 


여성 정책을 연구하는 입장에서 이야기하자면, 여성 문제는 여성가족부만 신경 쓰면 된다는 인식이 있다. 여성을 위한 정책이 별도로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다. 가정에 대한 정책은 남녀 모두에게 고루 분배돼야 하고, 필요하다면 남녀 모두 의무적으로 사용하게 해야 한다. 그런데 변화로 이어지는 속도가 너무나 느리다. 새로운 변화를 기다리다 지친 세대가 육아와 결혼을 포기한다. 


북저널리즘 독자들에게 지금, 깊이 읽을 것을 추천해 달라. 


유시민의 책 《나의 한국현대사》를 추천한다. 한국의 현대사에서 여성 노동 시장이 어떻게 형성되어 왔는지 연구할 때 좋은 교재가 되어준 책이다. 여성의 문제를 한국 사회의 발전상이라는 큰 관점에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브런치에서는 여기까지만 공개합니다! 인터뷰 전문은 새터데이 에디션에서 보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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