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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저널리즘 Mar 02. 2019

디지털 뉴스는 달라질 수 있을까?

#94 북저널리즘《지금의 뉴스》 저자 박영흠 교수

새터데이 에디션이 주목한 이슈

SNS와 포털 사이트에 뉴스가 넘쳐나지만, 믿을 만한 정보는 찾기 어렵습니다. 디지털 뉴스는 어뷰징과 낚시성 기사로 오염된 지 오래입니다. 신뢰를 잃어 가는 언론은 회생할 수 있을까요? 북저널리즘 《지금의 뉴스》의 저자 박영흠 교수는 언론뿐 아니라 사회에도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디지털 공간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저널리즘이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빠르게 핵심 보기

① 문제는 디지털 기술이 아니라 디지털에 대한 인식이다. ② 한국 언론은 저널리즘 몰락의 피해자이자 공범이다. ③ 독자의 출처 확인만으로도 뉴스 생태계를 바꿀 수 있다.


스크롤을 내리면 확인할 수 있어요

• 지금의 뉴스가 포털에 종속된 이유
• 디지털 시대에 저널리즘의 가치를 회복하는 법
• 뉴스가 우리 삶에 꼭 필요한 이유
• 미디어 리터러시를 기르는 뉴스 읽기



언론의 신뢰는 언제부터 이렇게 바닥에 떨어진 것인가?미디어 환경이 변화하기 전부터 한국 언론의 문제는 심각했나 보다.


한국에서 언론의 자유는 스스로 쟁취한 것이 아니다. 시민들이 민주주의 투쟁으로 이루어 낸 결실이 언론에 갑작스럽게 주어진 것이다. 그런데 언론은 그렇게 얻은 자유를 민주주의를 위해 행사하기보다 사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용했다. 자신들을 후원하는 정치 세력에 도움을 줘서 이권을 챙기고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편으로 썼다. 이러한 문제의식이 1990년대 후반에 사회 전반으로 퍼지고, 언론 개혁 운동으로까지 이어졌지만 언론은 바뀌지 않았다.


미디어 환경이 변화하기 전부터 한국 언론의 문제는 심각했나 보다.


최근 1~2년 동안 한국 언론의 신뢰도는 세계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미디어 환경의 변화는 문제를 가속하는 변인이었을 뿐이다. 공익보다 사익을 추구하는 언론의 행태가 디지털 도입 이후 더 노골적으로 진행됐다. 언론사들은 시민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려고 노력하기보다 몇 푼 더 벌기 위해 선정적 가십을 쏟아 내고 제목 낚시질에 몰두하며 독자들을 밀어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한국의 디지털 저널리즘은 생산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활발한 토론을 끌어내는 등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줬다.


디지털 뉴스의 주요 수입원이 트래픽인 상황에서 언론도 생존하려면 별 수 없지 않나?그런데 불과 20년 만에 그런 가능성이 사라졌다. 이유가 뭔가?


그렇지 않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디지털 저널리즘은 생산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활발한 토론을 끌어내는 등  민주주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줬다. 《오마이뉴스》의 실험이 대표적이다. 시민 기자들은 월드컵 열기가 한창이던 시기에도 주류 언론들의 외면 속에서 지속적으로 미군 장갑차 중학생 압사 사건을 취재, 보도했다. 상근 기자들은 댓글에 제기된 의문에 대해 후속 보도를 하는 등 독자들과 쌍방향으로 대화했다.


그런데 불과 20년 만에 그런 가능성이 사라졌다. 이유가 뭔가?


디지털 기술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인식해서 그렇다. 2003년 극심한 경기 침체로 대부분 산업이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포털 기업들은 2002년 대비 두 배 이상 매출이 늘어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이때부터 DMB, WiBro, VoIP 등 뉴 미디어 난개발이라 부를 정도로 신규 서비스가 범람했고, 학계는 디지털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거라는 전망을 쏟아 냈다. 그 사이 디지털 공간의 수용자 권리나 공익성에 대한 논의는 간데없이 사라졌다. 디지털이 잘못됐다기보다, 디지털 공간을 구성하는 인식과 사회적 분위기가 급격히 바뀐 것이다.


언론이 그런 변화의 피해자라는 이야기인가?

언론 또한 장기적 전망과 충분한 준비 없이 근시안적으로 움직였다. 당시 언론사들은 디지털 열풍을 쫓아 경쟁적으로 독립 법인 닷컴사들을 설립했다. 하지만 온라인 페이지는 큰 투자 없이 약간의 푼돈을 버는 창구 정도로 생각됐다. 규모는 하나같이 영세하기 짝이 없었고 수익 모델도 발굴하지 못하던 처지였다. 적자가 계속 누적되자 닷컴사들은 결국 뉴스를 월별 수백만 원 수준의 낮은 단가로 포털사에 판매해 단기적 수익을 올리는 자해적 선택을 했다. 짧은 시간 안에 디지털 뉴스 생태계가 포털을 중심으로 재구성될 줄 몰랐던 것이다. 


기사의 질은 왜 급격하게 떨어진 것인가?
포털에 뜨는 뉴스만 대중에게 집중적으로 노출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저널리즘 시도에 대한 관심도 빠르게 줄어들었다. 대신 포털에 연예·스포츠 뉴스를 공급하는 중소 규모 뉴스 미디어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매체와 기사 수가 급증하면서 속보 전쟁이 벌어지고, 기사의 품질보다 1초라도 먼저 기사를 올리는 것이 중요하게 받아들여졌다.


기자들이라고 그런 기사들을 쓰고 싶지는 않을 텐데.

기자는 돈을 많이 벌거나 권력을 누리는 직업이 아니다.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사회에서 가치 있는 일을 한다는 자부심과 명예다. 하지만 기자들도 사람이다. 지나치게 많은 기사를 할당받고 처리하다 보면 심층적이고 창의적인 기사를 쓰기 어렵다. 젊은 기자들의 경우 굉장히 위기감을 느끼지만 기사량과 조회 수로 실적이 평가되고 인사 고과에 반영되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이런 것들이 요즘 기자들이 호소하는 애로 사항이다. 젊은 기자들이 희망과 의지를 가져야 하는데 안타깝다.


저널리즘의 위기는 전 세계적인 문제다. 하지만 한국 언론의 상황은 유독 심각하다. 이유가 뭔가?


브런치에서는 여기까지만 공개합니다! 인터뷰 전문은 새터데이 에디션에서 보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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