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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저널리즘 Mar 11. 2019

온라인 마켓의 시대,
오프라인 시장의 가치를 말하다

#95 시장 기획자 집단 ‘마르쉐 친구들’

새터데이 에디션이 주목한 이슈


친환경, 동물 복지, 로컬 푸드 등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마르쉐는 서울 도심에서 7년째 열리는 ‘대화하는 농부 시장’입니다. 마르쉐에서는 농부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 좋은 먹거리를 주체적으로 소비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실천합니다. 온라인 마켓이 대세가 된 지금도 매달 3000명이 찾는 시장을 만든 마르쉐 친구들에게 농부 시장의 역할과 친환경적인 삶을 연습하는 방법, 농업과 먹거리의 미래에 대해 물었습니다.


빠르게 핵심 보기


① 마르쉐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삶을 교환하는 개방형 오프라인 플랫폼이다. ② 소비자 스스로 좋은 먹거리에 대한 기준을 세우고 취향을 구축해야 한다. ③ 온라인 마켓이 확대될수록 오프라인 시장의 가치는 높아질 것이다.


스크롤을 내리면 확인할 수 있어요


• 온라인 시대, 오프라인 시장의 가치

• 좋은 먹거리에 대한 기준을 세우는 방법

• 주체적인 소비를 위해 필요한 변화

• 삶을 위협하는 농업과 먹거리 유통 구조의 문제



독자들에게 마르쉐와 마르쉐 친구들을 소개해 달라.


이보은) 마르쉐는 매달 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농부 시장이다. 우리가 먹는 것을 누가, 어디서, 어떻게 생산했는지 알고 싶다는 욕구를 가진 농부와 요리사, 수공예가가 모여 2012년 시장을 열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 ‘대화하는 시장’이라는 점이 우리의 중요한 정체성이다. 마르쉐 친구들은 매달 열리는 시장의 콘셉트를 정하고, 프로그램을 구상하는 시장 기획자 집단이다.


시장 기획자가 무엇인가?


이보은) 먹거리와 관련한 새로운 경험과 라이프 스타일을 발신하는 사람들이다. 공부해야 할 것이 많다. 밀은 겨울에 파종해 초여름에 수확한다. 농부들이 어떤 품종의 밀을 기르고 있는지 미리 정보를 모아야 7월에 맞춰 햇밀장을 열 수 있다. 시장 기획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취향을 만들어 주는 일이기도 하다. 햇밀장에 온 손님들은 갓 제분한 밀로 만든 빵을 처음 맛보고 자기 취향이 토종 호밀인지, 앉은뱅이 밀인지, 금강 밀인지 알게 된다. 트렌드를 따르기보다, 마르쉐에서 주체적으로 미식 취향을 만들어가는 이들을 위해 기획자들이 존재한다.


소비자가 취향을 발견하게 하려면 판매자들이 설명을 잘 해줘야겠다.


김송희) 대화하는 시장이라는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 몇 가지 약속을 정했다. 생산자가 직접 참가할 것, 쾌적한 대화를 위해 쓰레기를 만들지 말 것. 가져 온 물건을 다 팔아도 시장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규칙도 있다. 마르쉐에서는 매대가 텅 비는 순간부터 오롯이 대화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시작된다. 시장을 열기 전후로 30분 동안 출점 팀끼리 근황과 후기를 공유하는 ‘마르쉐 타임’도 갖는다.


시장에 물건이 없는데 대화가 가능한가?


이보은) 물론이다. 대화하는 시장이라는 정체성은 일본의 아오야마 파머스 마켓에서 영감을 받았다. 지산지소(地産地消) 운동이 전개되며 시장이 한창 성장하던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터졌다. 지역 농산물에 대한 먹거리 공포가 창궐했지만, 아오야마 마켓은 문을 닫지 않았다. 지역 농가와 주민들이 매일 시장에 모여 생사를 확인하고 위로를 나눴다. 다른 지역 농부들이 방사능 피해 우려가 없는 먹거리를 가져와 팔기도 했다. 물건을 사고 팔 수 없는 상황에서도 시장이 기능하는 것을 보고, 대화와 만남이 시장의 진정한 역할임을 알았다.


“유기농, 무농약 등 다양한 인증 제도가 생기지만, 좋은 먹거리를 판별하는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없다. 소비자 스스로 좋은 먹거리에 대한 자기만의 기준을 세워야 한다.”


시장에서 일회용품을 쓰지 않고, 쓰레기를 안 만든다고 들었다. 그것이 가능한가?


김한서) 대화를 방해하는 요소를 치워 내는 것이 마르쉐가 지향하는 디자인이다. 일회용 쓰레기, 한 번 쓰고 버리는 홍보물은 만들지 않는다. 대신 그릇을 대여하는 시스템을 운영한다. 마르쉐에서 음식을 사 먹으려면 개인 식기를 챙겨 오거나, 그릇을 빌려야 한다. 다 먹은 후 일회용 접시는 버리면 되지만, 그릇은 다시 돌려주기 위해 요리사를 한 번 더 만나야 한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칭찬과 격려, 충고가 오간다. 빈 접시나 남은 음식을 확인하는 것도 요리사에게는 소비자의 메시지를 전달받는 일이다.


불편할 것 같다. 거부감을 보이는 손님은 없나?


이보은) 장바구니를 들고, 텀블러를 쓰면 나무 몇 그루를 살릴 수 있다는 말은 힘이 약하다. 소비자를 가르치려 들기보다 친환경적인 삶의 즐거움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쁜 장바구니에 식재료를 담고, 직접 준비한 식기로 식사를 하는 즐거움을 시장을 통해 알리고 있다. 손님들도 처음에는 의아해 했지만, 취지에 공감하고 기꺼이 그릇을 대여한다. 신기하고 재밌는 경험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친환경은 농산물 재배와 유통 과정에서도 중요하지 않나?


브런치에서는 여기까지만 공개합니다! 인터뷰 전문은 새터데이 에디션에서 보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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