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윤소연 아파트멘터리 대표
새터데이 에디션이 주목한 이슈
리모델링은 정가가 없는 시장입니다. 집의 상태와 위치, 업체에 따라 비용이 천차만별입니다. 아파트멘터리는 이 시장에서 정가와 표준을 제시하는 인테리어 스타트업입니다. 정가제 리모델링 서비스 ‘파이브’를 제공하고, 가구와 소품 커머스도 시작했습니다. 소프트뱅크벤처스와 삼성벤처투자로부터 3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습니다. MBC PD로 일했던 윤소연 대표는 셀프 인테리어를 하며 블로그를 운영했고, 이를 바탕으로 《인테리어 원 북》을 출간한 후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윤소연 대표가 리모델링 시장의 혁신을 말합니다.
빠르게 핵심 보기
①기존 리모델링 시장의 문제점은 불확실성이다 ②상식을 상식으로 만드는 것이 현 단계에서의 혁신이다 ③작지만 빨리 성장하는 조직에는 믿음과 자신감이 필요하다
스크롤을 내리면 확인할 수 있어요
• 정가가 없는 시장에서 표준을 만든 방법
• 소비자가 원하는 리모델링의 상식
• 시행착오로 쌓은 경험치
• 아파트멘터리의 성장 전략
아파트멘터리는 어떤 일을 하는 기업인가?
아파트 리모델링 서비스가 메인 비즈니스다. 복잡한 리모델링 서비스를 모듈화해서 고객들이 쉽게 이해하고, 어디서든 균일하고 공개된 가격으로 진행할 수 있게 한다. ‘파이브’ 서비스는 모든 집에 들어가는 도배, 조명, 바닥, 커튼, 필름 다섯 가지 공정을 모듈화했다. 다섯 가지 외에도 추가로 키친, 타일, 도어 등의 공정을 레고처럼 조립해서 필요한 부분만 시공할 수 있다.
모듈화를 통해 다른 업체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아름다운 인테리어를 할 수 있나?
가격이 최저가는 아니다. 리모델링에는 시공자의 인건비가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무조건 금액을 깎으면 상생할 수 없다. 잘하는 시공자를 선별해서 합당한 금액을 지불하고, 고객에게도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우리 취지다. 다만 어디서든 동일한 공시 가격으로 진행한다. 다른 업체들은 지역마다, 상담자마다 견적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정가가 없는 시장이었던 거다.
가격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점을 기존 시장의 문제로 설정한 건가?
기존 시장의 문제점은 불확실성이다. 시공이 어떻게 끝날지도 모르고, 공사를 시작할 때 받은 견적보다 비용을 두 배가량 지불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커뮤니케이션 과정도 무질서하다. 시공자들이 임의로 추가 시공한 후 비용을 청구하기도 한다. 규칙이 없는 시장이었다. 우리도 정가제를 도입하기까지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제품 생산처럼 원가가 정확하지 않아서다. 하지만 원가에 대한 오차를 우리가 부담하고서라도 고객은 정해진 가격만 내는 구조를 만들려 했다. 지금껏 시공한 데이터를 분석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3개월에 한 번씩 원가를 더 효율화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격표도 업데이트하고 있다.
기존 리모델링 과정이 불투명하게 진행되었던 이유가 있을 텐데, 어떻게 해결했나?
시공자들을 설득하는 게 첫 번째였다. 소비자에게 좋은 시공은 작업하기 까다롭다. 시공자가 반기지 않는다. 한국 아파트 인테리어가 전형적인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예를 들어 걸레받이가 두꺼운 이유는 마감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런 관행을 깨는 게 어려웠다. ‘걸레받이는 무조건 얇게 해 달라’고 하면 ‘왜 그렇게 하냐, 너희가 몰라서 그렇다’는 식이었다. 한편 시공자들은 업체로부터 일당을 못 받거나, 몇 개월 후에야 받는 경우가 허다했다. 우리는 무조건 한 달 안에 지급한다. 대신 계속 우리와 일하기 위해서는 깐깐한 마감 기준을 맞춰 줘야 한다. 지금은 정말 잘하는 분들만 남아 있다. 이 업계의 변화를 체감하고 우리와 함께하는 데 뿌듯함을 느끼는 분들이다.
리모델링 서비스에서는 상식을 상식으로 만드는 것이 지금 필요한 혁신이다.
모듈화된 리모델링은 어떻게 진행되나? 기존 서비스와 다른 점이 궁금하다.
리모델링 서비스에서는 상식을 상식으로 만드는 것이 지금 필요한 혁신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연한 상식을 지키는 업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있다 하더라도 평당 300만 원 이상의 고가 리모델링 업체다. 우리는 고객이 홈페이지에서 아파트 연식과 평형대를 입력하고 다섯 가지 공정을 시공할 때의 정가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매니저가 배정되어 실측을 한 후 시공할 공정이 확정되면 공사가 끝날 때까지 가격이 변하지 않는다. 시공 과정에서는 컨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기존 업체의 경우 임의로 진행하는 공정이 정말 많다. 조명을 임의로 달아 놓고 ‘이거 많이들 달아요’ 하는 식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달기 전에 컨펌을 받는 게 당연하다. AS 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시공한 매니저와 연락할 필요 없이 쉽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1년 동안은 무상이고,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는 미리 고지한다.
기존 업체들이 그렇게 할 수 없었던 것은 비용이 많이 들어서일 것 같다. 아파트멘터리는 어떻게 비용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맞출 수 있었나?
규모의 경제가 나타났기 때문인 것 같다. 1인 업체는 시행착오를 겪으면 데이터가 쌓이기도 전에 문을 닫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경험치가 쌓이기 전까지의 운전 자본을 투자받았다. 실수를 통해 데이터를 쌓았다.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는 이런 점을 조심해야 한다’, ‘2000년대에 지어진 래미안 아파트에는 이런 특성이 있다’ 같은 경험치다. 초반에는 마이너스인 현장도 있었지만 시행착오 덕에 ‘파이브’가 탄생할 수 있었다. 파이브 론칭 후에는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규모가 생겨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부분도 생기고, 데이터도 쌓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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