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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저널리즘 Apr 01. 2019

인공지능의 창작은 이미 시작됐다

#98 《특이점의 예술》 저자 최선주

새터데이 에디션이 주목한 이슈

2018년 10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이 처음으로 거래됐습니다. 그로부터 5개월이 지난 3월 6일, 이번에는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인공지능이 만든 작품이 4만 파운드(6000만 원)에 팔렸습니다. 인공지능 창작품은 전시회, 경매장, 비엔날레를 오가면서 예술의 일부로 자리 잡아 가고 있습니다. 인기도 상당합니다. 우리는 인공지능의 급작스러운 발전에 위협을 느끼면서도 창의성만은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고 믿어 왔는데요. 그러나 인공지능은 이미 창작을 시작했습니다. 《특이점의 예술》의 최선주 저자에게 물었습니다. 인간은 인공지능을 어떻게 이해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할까요? 인간은 새로운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빠르게 핵심 보기

① 창의성은 마법이 아닌 아이디어의 결합이다 ② 인공지능은 인간의 상상력을 확장시켜 주는 도구다  ③ 인공지능 예술은 우리 삶의 미래를 보여 주고 있다


스크롤을 내리면 확인할 수 있어요

• 인공지능이 창의적일 수 있는 이유
• 인공지능이 인간을 넘어설 가능성
• 문화 키워드로서의 인공지능 예술
• 앞으로 인간이 해야 하는 일


3주 전, 인공지능이 만든 작품이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4만 파운드(6000만 원)에 팔렸다. 이제 인공지능 창작물이 완전히 예술로 인정받았나?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이 미술계에서 처음으로 소비된 게 불과 5개월 전 이야기다. 인공지능 작품이 경매에서 낙찰된 두 번의 사건으로 인공지능이 만들어 낸 모든 창작물이 예술로 인정받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인공지능을 활용한 작품이 하나의 예술 장르가 되고 있음은 분명하다. 지난 12일 북서울미술관에서 월드와이드웹(www) 30주년을 맞아 인터넷 아트의 지난 30년을 돌아보는 기획전 ‘웹-레트로’를 열었다. 웹아트는 30년 전 월드와이드웹이 등장하며 생긴 장르지만, 요즘 어떤 작품을 두고 따로 웹아트라고 부르는 일은 없다. 인공지능 예술도 마찬가지다. 나중에는 이게 예술이다, 아니다 하는 논란 자체가 없을 것이다.

기계가 인간보다 창의적일 수 있는가?

창의성에는 두 종류가 있다. 심리적 창의성과 역사적 창의성이다. 인류 역사의 관점에서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은 경우를 역사적 창의성이라고 한다. 반면 심리적 창의성은 개인의 마음속에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른 경우를 말한다. 심리적 창의성은 우열을 가릴 수 없다.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김홍도의 씨름보다 창의적인 그림이라고, 혹은 그 반대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나. 기계와 인간의 창의성도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인간과는 다른 창의성이 생긴 건 분명하다. 창의성은 마법같이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원료가 되는 아이디어들을 결합해 재생산하는 과정에 우연성이 더해지면서 발생한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 결합하는 것.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월등히 잘하는 일이다. 바로 이 부분에서 인간의 역량을 넘어선 범위의 창의성이 생긴다.

이러다가 곧 인공지능이 인간을 넘어설 것 같다.

이것만으로 인공지능이 인간을 넘어선다고 볼 수는 없다. 인간에게는 직관과 상상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건 다른 차원의 창의성이다. 2016년 이세돌이 4국에서 알파고를 한 번 이겼을 때 나온 기사 제목 중 하나가 ‘직관의 극적인 섬광’이었다. 직관과 상상력은 아직까지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인간 고유의 영역이다. 게다가 인간의 상상력은 늘 기술보다 앞섰다. 인공지능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발굴한다면 오히려 인간의 상상력을 더욱 폭넓게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인공지능 연구는 인간을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 감정이나 자의식의 발현 원인까지 찾아내려 하고 있다. 이 과정에는 기술적 접근 외에도 철학, 인문학 등 다채로운 사유가 요구될 것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해서 예술을 하게 된다면 비용이 늘고 접근성 면에서 차별도 생길 것 같다. 돈 없는 사람은 예술을 어떻게 하나?


카메라도 처음 등장할 때는 엄청나게 비싼 기술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누구나 핸드폰으로 사진이나 영상 작품을 찍을 만큼 충분히 일반인이 접근하기 쉬운 방향으로 기술이 확장됐다. 인공지능도 곧 그렇게 될 거다. 지금은 코드를 하나하나 수정하기가 어려워 많은 작가들이 이미 만들어진 코드를 가져와서 활용한다. 나중에는 클라우드 서버에 접속만 하면 다양한 인공지능을 쉽게 활용해 작품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건 기술 발전의 문제다.


인공지능의 발전 수준을 보면 패배감마저 든다. 인간은 이제 무얼 해야 하는가?

인공지능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적극적으로 인공지능 연구를 주목해야 한다. 인공지능은 다른 기술 매체와는 달리 최초로 인간 지능을 벗어나고 있다. 현재 인공지능 연구는 인간의 뇌를 다각도로 연구해 최근에는 감정이나 자의식의 발현 원인까지 찾아내려 하고 있다. 인간을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는 기술적 접근 외에도 철학, 인문학 등 다채로운 사유가 요구될 것이다.

책에 등장하는 최신 인공지능 아티스트 사례 외에 주목해야 할 작업이 또 있나?

개인 인공위성을 쏘아 올린 걸로 유명한 송호준 작가가 2018년 8월에 ‘인공지능 시대에 비인과적으로 행동하기’라는 제목의 워크숍을 열었다. 작가는 구글 어시스턴트는 못 알아듣지만 인간은 알아들을 수 있게 말하는 법을 선보였다. 말하는 중간중간 이상한 파열음을 넣는 식이다. 인간은 이야기 맥락에 따라 소리를 듣기 때문에 파열음이 들어간 말도 알아들을 수 있지만, 소리 전체를 들으려는 인공지능은 이를 알아들을 수 없다. 이렇게 기술적 지식 없이도 인공지능을 쉽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작업이 더 많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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