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감정을 놓아둘 공간이 필요했다.
말로 꺼내기에는 번거롭고,
누군가에게 설명하기에는
조금은 사적인 마음들이었다.
감정을 말로 옮기는 일에는
생각보다 많은 과정이 필요하다.
어디서부터 이야기해야 할지,
이 마음이 과한 건 아닌지,
굳이 이해받아야 하는 감정인지까지
미리 계산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차라리 말하지 않는 쪽을 택하게 된다.
대신 마음속에는
문장 하나가 남는다.
아무에게도 하지 않은 말인데
이상하게도
그 문장 하나가 나를 먼저 위로할 때가 있다.
그렇게 사라지게 두기엔
아까운 마음들이었다.
그래서 기록하기 시작했다.
표현하기 위해서라기보다
지나치지 않기 위해서.
잊지 않으려고 붙잡아 두는 방식으로.
언젠가
조각조각 모인 이 글들이
나와 비슷한 누군가에게
공감이나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만약 그렇지 않더라도 괜찮다.
그저
아, 보라라는 사람은 이런 감정을 가지고 있었구나.
이런 글에 기대어
자신을 다독였구나.
하고
고개를 한 번쯤 끄덕여 준다면.
아주 나중에는
이런 마음으로
살아가던 사람이었구나,
그렇게 기억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