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혼자 해내는 쪽을 배웠고
그래서
크게 부서지지 않았다
집 안에는
깨지지 않는 질서가 있다
건드리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구조
우리는
서로의 시간을 건너지 않는다
각자의 하루를
각자의 방식으로 접는다
대부분의 날은
바람이 없다
그래서 나는
잔잔하다고 믿는다
하지만 가끔
아무도 예보하지 않은 날에
파도가 일어난다
그건 오늘의 사건이 아니라
오래 쌓아둔 숨이
한 번에 돌아오는 순간
나는 그날
이유를 묻지 않는다
틀렸는지
옳았는지도 재지 않는다
그저 안다
이 흔들림은
무너짐이 아니라
나를 살리기 위해
선택해온 방향의
무게라는 것을
파도는
나를 데려가지 않는다
나는 여기에 있고
태풍은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