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by 보라의정원

무표정으로 걷던 아침
밝음이 나를 불러
고개를 들었다


예고도 없이
햇살 하나
나를 향해 둥글게 내려와 있었다


해는 매일 그 자리에 있는데
오늘은
내가 그 자리에 없었나 보다


아무렇지 않던 것이
문득
선물이 되는 순간


빛은 변하지 않았고
달라진 건
빛을 받아내는
나의 기분


그래서 세상은

늘 같은 얼굴로 서 있다가
어느 날
내 마음의 각도에서
처음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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