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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okles Blog Dec 26. 2022

감정이 서툰 어른들 때문에 아팠던 당신을 위한 책

북리뷰

감정이 서툰 어른들 때문에 아팠던 당신을 위한 책의 영어 제목은 [Adult Children of Emotionally Immature Parents]이다. 감정적으로 미숙한 부모 밑에서 자란, 지금은 어른이 된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아마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렇지 않을까 생각한다.


저자 린지 깁슨은 감정적으로 성숙하지 못하고, 자녀의 감정을 무시하고 방치한 부모들이 끼치는 피해가 막대하다고 한다. "부모는 어른이다"라는 전제를 가볍게 부수면서 시작한다. 미성숙하고 미완성인 부모이기 때문에 자녀에게 사랑을 올바른 방법으로 표현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잘못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녀는 부모의 모자람을 이해해야 그들을 '용서'할 수 있다고 한다. 용서해야 나도 '복구'가 된다는 말이다.


감정적으로 미성숙한 부모들은 어릴 때부터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에 제약이 많아서 감정의 발달과 표현, 수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람들이다. 이러다 보니, 자신의 감정표현도 들쑥날쑥, 예측불허인 데다, 남의 감정을 이해하고 '그렇구나~~'하고 받아들일 수가 없다. 오히려 시시비비를 가리는 일이 아닌데도 '내가 언제' '내가 그러고 싶어서 그랬니?'라는 자기 방어기제를 작동한다. 


자녀와의 주고받는 대화도 이런 식이라서 자녀는 부모와의 대화에 벽을 느낄 수밖에 없다. 자녀는 부모가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을 부모의 기준과 감정으로 판단하는 것처럼 보인다. 부모가 더 아이같이 보일 수밖에 없다.


감정이 서툰 부모들은 아이에게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기도 하고, 감정을 달래 달라고 호소한다. 심지어 기분을 감지하기를 원한다. "지금 엄마 기분이 어떤지 알아?" 아이가 어찌 알겠나. 물건을 집어던지거나 고함을 치며 생떼를 쓴다. 


아이의 기분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모든 것이 반항과 삐딱선을 타는 것으로 보인다. 감정이 서툰 부모들은 자존감, 자긍심, 자신감이 낮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challenge 당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아이의 의문, 질문, 거절, 불만스러운 표정이 자신을 부정하는 위협으로 느낀다. 이때는 강압적으로 눌러야 직성이 풀린다. 절대복종과 얌전을 강요하며 부모가 원하는 이상적인 아이가 되길 주문한다. 


이런 부모 밑에서 크는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숨기거나 억제하고, 부모의 비위를 맞추며 눈치를 보거나, 숨은 적대감을 키우기도 한다. 정반대로, 부모의 불행에 원인인 자신을 탓하기도 하며, 이런 '불쌍한' 부모에게 심한 애착을 형성하기도 한다. 엄친아가 되어 부모의 자랑이 되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기도 하고, 순교자처럼 모든 것을 희생하는 자녀가 되기도 하다. 어느 쪽이든지 건강하거나 바람직하지는 않다. 잘못된 양육방법으로 아이가 또 다른 '감정이 서툰 부모'가 될 테니까.


같은 내용이 반복되는 면도 있지만 감정이 미성숙한 내가 부모로서 어떤 점이 부족한가를 일러주는 책이다. 


저자는 대응책도 알려준다. 


자신을 진솔하게 들여다보라. 그리고 기분의 실체를 파악하라. 화가 났을 때 실제론 부끄럽거나, 질투 때문은 아니었나? 슬펐던 게 아니라 두려웠던 건 아닐까? 실제 감정을 알아가면 진짜 나를 발견할 수 있다. 솔직해지는 한걸음을 내 디딘 것이다.


부모도 사람임을 기억하라. 이상적인 부모상이 아닌 김 00 씨, 박 00 씨라는 한 개인으로 생각해 보자. 그들도 엄한 부모밑에서, 감정의 교류 없이 자랐고, 일과 사회에서도 감정을 주고받는 대상 없이 살아온 사람. 부모의 삶의 궤적을 보면 그들의 부족함과 한계가 보인다. 


부모와의 관계를 재 정립하라. 순종적인 딸, 반항적인 첫째, 자랑스러운 아들, 말썽꾸러기 막내의 타이틀을 벗고 부모와의 관계에서 무엇을 얻을 것인지를 정한 후, 감정을 빼고 대응하라고 한다. (실전에선 쉽지 않다)


내 주변에 감정적으로 성숙하고 안정적인 사람들과 교류하라. 나의 상처와 불안, 결핍을 그들을 통해서 채우고, 치유하고, 안정을 찾으라고 한다.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나의 경우는 내 딸이 그렇다. 아기 때부터 범상치 않았다. 눈에서 '다 괜찮아질 거예요.'라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내 팔을 쓰다듬으면 '맘 편히 가져요. 서두르지 않아도 돼요.'라고 말하는 듯했다. You raised me up 이 아니라 You completed me. 나를 완전하게 해주는 인간을 만난 것이다. 


논문을 쓸 때였다. 학교에서 돌아와 베이비시터를 보내고 늦은 밤 아이와 소꿉놀이를 하던 난, 깜빡 졸았던 것 같다. 눈을 떠보니 4살짜리가 날 보며 "You can go to sleep, mom. I can play by myself."라고 하는데, 그간의 설움과 외로움이 씻겨나가는 걸 느꼈다. 아직도 나의 딸은 착하고 넉넉한 진심으로 여전히 나를 감동시킨다. 나처럼 감정이 서툰 부모가 혹여 나쁜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걱정되고 미안하다.


[감정이 서툰 어른들 때문에 아팠던 당신을 위한 책]은 감정이 서툰 모든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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