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길이 맞나 싶을 때가 있다. 특히 지금처럼 월 말이 되면 시간이 또 이리 흘렀구나 한숨을 쉬게 된다. 길 위에서 내 발 앞에 놓인 길을 보면 안도감이 생긴다. 저 길마저 없었다면 어쩔 뻔했을까 싶어서 심장이 쿵 하는 것이다. 다행이다, 길이 있어서.
그런데 걸어가다 보면 아, 이건 아닌데 싶을 때가 있다. 뭔가 방향도 맞지 않고 풍경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길 모양새도 내 스타일이 아니다. 어쩌나, 기다가 멈출 수도 없고 그렇다고 계속 가려니 마음이 불편하고.
개미집에서 30퍼센트 정도의 개미들은 빈둥거린다고 한다. 심지어 이상한 길로 들어 뒤따라오는 개미들에게 혼란만 준다. 도움 되지 않는 게으른 개미의 이미지. 그런데 재밌는 건 그런 개미들 덕분에 그 개미집은 생존율이 높다는 거다. 위기 대응력이 뛰어남과 동시에 발전이 있다는 사실.
길을 걷다가 문득문득 이 길이 맞나 싶어서 멈칫거릴 때가 있다. 길은 이미 나있고 길에 이미 들어섰고 길은 이미 날 기다리고 있다. 다들 안전하게 지나왔어, 너도 걱정 말고 얼른 와.
그때 내 발 밑의 낙엽이 하나 눈에 띄었다, 아, 예쁘다. 수많은 낙엽들 중에 내 마음에 쏙 드는 낙엽이다. 사실은 그곳을 자주 다니면서 눈에 꼽고 있던 독특한 느낌의 낙엽이다. 그 낙엽이 내 손을 기다리고 있었고 난 드디어 잡게 되었다. 그래, 낙엽을 따라 가보자.
만들어져 있는 길이 아니라 오늘은 낙엽을 따라 가보는 거다. 낙엽은 이내 바스러질 것이고 그래서 사라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에 꼽고 있던 이 낙엽만을 바라보며 따라 가보자.
때로는 남들이 다져둔 안전한 길보다 내 마음에 두었던 그 낙엽만을 바라보며 가보는 게 나을 수도 있다. 그것을 용기라고 말하려니 거창한 감이 크지만 그런 마음을 내어보면서 심장이 쿵하는 느낌을 얻어본다. 소중한 느낌, 심장이 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