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모든 아이들의 다각기 다른책 성향
17. 모든 아이들의 각기 다른 책 성향
우리 집 두 아들의 책 성향은 예상하다시피 완전히 다르다. 이 사실은 다른 집들도 마찬가지임을 잘 알기에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아들 둘을 키우는데도 불구하고 ‘어째 아이마다 이렇게 다 다른지 모르겠어.’라는 시대 불변의 이 멘트를 하지 않는 엄마들이 있을까. 애를 키워보니 어른들의 이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오히려 두 아들이 똑같거나 비슷하다면 육아의 재미가 반감 될 수도 있겠다는 재밌는 상상을 해본다.
보통 첫째를 키울 때 책을 많이 읽히겠다는 마음을 먹게 된다. 그 욕심이 나쁘지는 않지만 열정이 너무 도가 지나쳐버려서 동생들 몫까지 유념해 미리 책을 재어 둘 필요는 없다. 너와 내가 다르듯이 아이들 역시 서로가 다 다르다는 것을 기억해야 나중에 ‘아, 진짜 돈 아깝다.’라느니, ‘형은 이 책을 좋아했는데, 너는 왜 안 좋아하니?’, ‘너는 왜 이렇게 달라?’ 등의 비상식적인 발언을 하지 않게 된다.
생각해보면 책에 대한 취향과 감정이 모두 다 다른 것이 아주 당연한데 말이다. 사람마다 생김생김이 다르듯이 각자 좋아하는 문체가 있고, 선호하는 그림 스타일도 다양하며, 책의 내용 역시 좋고 싫음이 정해져 있다. 심지어 책의 크기나 속지의 재질도 책 선택에 중요한 기준이 된다. 그러니 백이면 백 다 다르다는 것은 고민할 가치가 없는 당연한 이치라고 하겠다.
괜스레 엄마의 다급한 마음과 욕심 가득한 사심으로 책을 마구 사서 쌓아 두고선 왜 이렇게 좋은 책을 읽지 않느냐고, 누나(형, 언니, 오빠)는 좋아했는데 왜 너는 좋아하지 않느냐고 다그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멀리 보자면 오히려 그 아이만의 개성 없이 위의 아이에 따라 취향을 재단해 버리는 게 더 안타까운 상황이 된다. 앞으로 살아갈 시대에는 자기만의 개성이 더욱 더 중요해질테니 말이다.
18. 다시 강조, 책 정리를 스스로
앞에서 여러 번 말했지만, 책 정리는 스스로 하도록 유도한다. 다른 그 어떤 것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이 ‘책 정리는 스스로 하는 것’임을 아이에게 반복적으로 알려준다. 아이가 책 정리를 하는 동안 보이지는 않지만 아이 뇌 속에서는 학습에 대한 자기만의 정리가 이루어진다. ‘이쪽에는 이런 내용이 자리 잡고, 저쪽에는 저런 분야가 위치해 있다.’는 식의 아이 나름의 정리정돈이 어느 분야에서든 큰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자기 책을 스스로 정리하는 것에서부터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설계해 나간다는 높은 자존감과 진한 책임감을 키우는 멋진 계기가 된다. 엄마가 대신해주면 겉으로 보기에는 깔끔하겠지만 그건 그저 엄마의 삶에 대한 방식일 뿐이다. 우리 아이만의 특별한 개성과 독특한 멋스러움이 사라진다면 정리가 무슨 필요 있을까. 엄마가 아이 머릿속의 학습 체계를 마음대로 배치해 버리는 건 일시적인 도움일 뿐 멀리 봤을 때는 오히려 악영향을 끼친다.
독서라는 행위는 읽는 주체인 독자가 자기 취향에 따라 스스로 골라야 제 맛임을 아이들에게 어릴 때부터 알려주자. 처음에는 아이가 책 고르기에 실패를 하겠지만, 자기가 읽을 책을 스스로 고르는 경험을 해봐야 나중에라도 책 선택에 실수를 덜 할 가능성이 커진다. 무엇보다 그런 과정을 거쳐야 책에 대한 소중함도 알고, 자기도 모르던 자신만의 취향과 스타일도 파악하게 된다.
(10에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