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책 정리정돈에 대한 진심, 그리고 마무리
22. 책에 대한 솔직한 마음
고백하자면 나는 분야를 막론하고 수많은 책을 무작정 모으고 쌓아온 사람 중의 한 명이다. 큰아이가 책을 워낙 좋아했기 때문에 안 그래도 책 욕심이 많은 터에 탄력이 더 붙어버렸다. 무작정 모으고 쌓아온 책들 때문에 집은 책들로 휩싸여버렸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책을 정리하기로 마음을 먹었지만, 엄청난 양의 책들 때문에 정리 과정이 너무 힘겨웠다. 아이가 한 번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보는 책은 다음에 또 볼 거라는 욕심이 들어서 책을 버리거나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것은 생각도 하지 못했던 적립형 부류였던 것이다.
책을 좋아하고 아이들에게 많은 책을 읽혀주고 싶기에 책을 계속 모아나가는 엄마의 그 정성을 모르는 건 아니다. 오히려 그 마음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이토록 열정적으로 아이 책 정리정돈을 강조하는 것이다. 아이 책에서 덕후력을 강조하는 것 역시 두 아들을 그런 모습으로 키우고 있고 그 길이 맞겠다는 확신 덕분에 계속 강조하는 것임을 알아주길 바랄 뿐이다.
23. 글을 마무리 하며
“현정이 이모, 예전에는 책들이 마구 뒤섞인 엉망진창인 책장을 보면 답답했어요. 그런데 이제 말끔해진 책장을 보니 공부도 더 잘 되는 것 같고 기분도 맑아져요. 제가 가지고 있는 책들 중에 읽지 않는 책을 친구에게 선물해 주니 그 친구도 좋아했어요. 제가 디즈니만화에 관심이 많으니 그쪽 분야 책을 좀 더 마련하고 싶어요. 이모 덕분에 이번 기회에 책 정리를 정말 잘 한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이건 실제 내 지인의 6학년 딸이 나에게 한 말이다.
정리되지 않은 환경이 여러 면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말끔하게 정리된 책장과 책상에서는 무엇을 하든 어질러진 환경보다는 더 효과적이라는 건 기본 상식이다. 정리정돈 된 싱크대를 떠올려보면 쉽지 않을까. 마구 뒤섞인 식기도구와 생활용품이 싱크대 곳곳에 마구잡이로 쌓여 있다면 음식 준비를 하기 전에 이미 몸과 마음이 지쳐버리는 것과 같다고 하겠다.
정답은 없다. 집안에 책이 한가득 쌓여 있어도 크게 마음에 걸리지 않고 오히려 그런 생활을 추구한다면 그렇게 지내면 된다. ‘언젠가는 이 책들이 필요할거야.’, ‘아깝게 책을 왜 버려?’, ‘책 정리가 자기주도와 무슨 상관이란 말이야?’라는 생각이 들면 그냥 두면 된다. 그러나 예전의 나처럼 ‘아이들과 날을 잡아서 정리를 싹 한 후 아이도 나도 말끔한 생활을 꾸려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면 이번 기회에 과감하게 정리해보자. 아이의 자기주도성을 키워줌과 동시에 이참에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도 알아보고 싶다면 정리정돈에 들어가자.
책이든 뭐든 ‘과하면 부족한 것만 못하다.’는 걸 강조하고 싶었다. 나의 이 마음이 엄마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면 아쉽지만 그런 분들은 내가 강조했던 것들을 다음으로 미루거나 흘려버리면 된다. 나의 글을 읽은 후 마음이 동화되어 정리정돈을 아이들과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분들과는 직접 만나서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이다. 혹시라도 바지런한 나의 손길과 현실적인 조언이 필요하다면 연락 주시길 바란다.
(끝: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