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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ok diary jenny Aug 02. 2021

[육아이야기] "경제가 뭐에요, 돈은 뭔가요?"(1)

부자되기에 앞서, 돈 먼저 알기 - 부루마블 보드게임



우리 어릴 적에는 지금 아이들이 즐기는 것처럼 다양한 놀이거리가 많지 않았다. 부잣집 아이들은 어떻게 놀았는지 모르겠지만 시대상황 자체가 그랬다. 지금 아이들이 당연하게 누리는 보드게임이라는 것은 종류가 많지도 않았을 뿐더러 흔하지도 않은 고가 놀이였다. 다행인건 밖에서 몸으로 노는 놀이는 수도 없이 많았으며 늘 시간이 모자라서 놀 때마다 눈물을 흘리며 집으로 가야 할 만큼 행복했던 날들의 추억이다.  


 

보드라운 흙을 파헤치고 거친 모래를 휘저으며 자연친화적으로 논 세대라는 게 새삼 다행스럽게 느껴진다. 더럽든 말든 버려진 적당한 물건을 주워 와 역할을 나누고선 소꿉놀이를 했다. 공기놀이, 줄넘기놀이, 고무줄놀이, 오자미놀이  다양한 놀거리가 풍성했던 그때 그 시절. 시간 가는 줄 몰랐다는 말에 과장은 1%도 없다.  


 

다른 친구들에 비해 우리 집안 상황은 팍팍했다. 장난감이나 게임, 오락거리 자체가 없었고 그런 것에 결핍감을 느낄만한 마음의 여유도 없이 자랐다. 그런데 유일하게 기억나는 하나가 있었는데, 그건 바로 아직까지도 인기 있고 앞으로도 인기 있을 ‘부루마블 보드게임’이다.


 

부모님이 오빠와 나를 위해 부루마블 보드게임을 구입해 주신 건 당연히 아니었다. 동네 아는 언니 집에서 그 언니 가족이 실컷 가지고 놀던 멋진 놀잇감이 우리 집으로 바통터치된 것이다. 부루마블이 무슨 뜻인지도 몰랐고 보드게임이 가지는 의미가 무엇인지도 몰랐다. 돈을 가득 들고 순서가 되면 앙증맞은 주사위를 굴려서 앞으로 전진해가는 게임. 말을 옮기는 게 그저 재밌었고, 자기 나라에 건물을 세우는 게 뿌듯했다.  


 

전 세계 다양한 나라 이름이 보드 위를 빼곡히 차지한 것도 신기했다. 거기다 수도 이름도 덤으로 알 수 있어서 나 스스로가 유식하게 느껴졌다. 빌딩을 세울 건지, 호텔을 지을 건지, 아니면 별장을 놓을 건지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 물론 가지고 있는 돈의 한계에서다. 호텔과 별장을 구분하지도 못하던 시절, 집에 있던 유일한 보드게임이었기에 신기해하며 열심히 가지고 놀았다.

 


그때 그시절의 부루마블 보드게임을 이제는 우리 아이들과 하고 있다니 감회가 새롭다. 둘째 같은 경우는 돈 세는 법도 모를 뿐만 아니라 돈이 어디서 만들어지고 어떻게 융통되는지 모르는데도 신나게 한다. 이것 아는가? 이젠 많은 분들이 알겠지만, 로버트 기요사키의 베스트셀러 책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에서 그토록 강조하는 놀이가 바로 부루마블 보드게임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로버트 기요사키는 책과 강연에서 끊임없이 강조한다.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금융지식을 알도록 해주자. 돈이 무엇이고 돈이 어떻게 흐르는지를 가르쳐줘야 한다. 학교에서는 절대 배울 수 없는 아주 중요한 지식이다.” 십여 년 전 이 내용을 읽었을 당시 큰 울림을 받았다. 이만큼 크게 공감되는 말도 없는 것 같았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관심 있는 부모님이 스스로 파고들어 공부하길 바라며 더 이상 쓰지는 않겠다.


 

다른 집은 모르겠지만 나 어릴 적에는 돈과 경제에 대해 이렇게 겪어온 게 전부였다. “땡그랑 한 푼, 땡그랑 두 푼, 벙어리 저금통이 어휴 무거워. 우리는 착한 어린이, 아껴 쓰고 저축하는 알뜰한 어린이.” 우리나라 어린이라면 모두 아는 유명한 동요의 일부분이다. 저축이 삶에 있어서 중요한 덕목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노래다. 맞다. 저축은 정말 중요한 행위라는 걸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저축으로만 끝나버리는 건 너무나도 허무하다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말이다.


 

저축의 주체인 돈이라는 것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여러분들은 알고 있는가? 그 돈이 어떤 과정을 돌고 돌아 우리 손에 들어왔다가 다시 누군가에게로 가는지 알고 있는가? 그 돈을 움직이는 요소들은 무엇이며 나라마다 돈 때문에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알고 있는가? 반드시 알아야 할 돈과 관련된 사실들을 집이라는 사적 공간이 아닌 학교라는 공적 기관에서는 배운 적이 한 번도 없다.  

 


긴 기간의 학교 터널을 통과한 후 허허벌판 같은 사회에 나오면 당장 부딪히는 존재가 돈이다. 회사를 다니든, 장사를 하든, 공부를 하든 우리 삶에 필요한 돈. 그 돈으로 생활하고 결혼하고 아이 낳고 그들을 키우고 마지막에 노후를 맞이하는 과정을 겪으며 인생을 꾸려간다. 이토록 중요한 것일진대 한 번도 진지하게 배운 적 없이 사회에 나온다는 건 너무 당황스러운 일이다.


 

인생의 필수 동반자를 왜 우리는 한 번도 깊게 생각해 볼 기회를 못 가진 채 바깥으로 나오게 되었을까? ‘나만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세상에 나와 고생 하는 건가?’ ‘다른 사람들은 돈에 대해, 경제에 대해, 세상에 대해 잘 알고 있을까?’ ‘우리 아이에게 이런 것에 대해 알려주는 게 다른 무엇보다 더 시급한 건 아닐까?’ 수많은 고민을 한 후 내린 결론, ‘무지는 답이 될 수 없다. 공부가 필요하다.’ 

 


“돈 너무 밝히지 마라. 그러다가 돈으로 망한다.” “부자는 피도 눈물도 없는 악당이다. 스크루지를 봐라.” “부자가 천국 가는 것 봤냐? 가난하더라도 착하게 살거야.” 부유한 사람을 악으로 간주하는 터무니없는 말들에 둘러싸여 자라왔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대부분 그렇게 세뇌 당하며 자라왔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경제 깜깜이 되어 자란 걸까.


 

이제라도 그 모든 무지와 거짓을 알게 되고, 그것을 어렴풋이나마 깨우치게 되어 다행이다. 지금이나마 아이들에게 금융에 관한 지식을 건넬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아직은 많이 부족해서 금융에 대해 공부를 더 해야 하지만, 중요함이나마 깨우쳐서 그것의 천만다행이다. 여전히 돈에 대해 관심 없거나, 근거 없는 편견에 쌓여 있거나, 금융 공부의 중요함을 깨닫지 못한 엄마들에게 깨달음을 줘야겠다는 시급한 마음이 가득하다.


 

신문이나 책, 동영상 강의나 세미나 등 어떤 수단이든 좋다. 스스로라도 금융공부를 해야한다. 돈이라는 게 무엇인지부터 시작해 상세하게는 주식과 펀드는 어떻게 다른지 등을 아이와 함께 공부하자. 당장 효과를 보기위해 공부하는 게 아니라, 앞으로 아이가 살아갈 날이 많기에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공부를 해야 한다.  

 


돈이란 무엇인지, 돈은 어디서 만들어내는지, 돈이 어떻게 돌고 도는지, 돈을 어떻게 써야하는지 등 수많은 이야기들을 함께 나눌 수 있다. 우선 재미있게 시작하려면 부루마블 보드게임을 잘 활용해보자. 이론 설명보다는 아이들이 쉽고 재밌게 느낄 수 있는 게임으로 접근하는 게 더 쉽다. 신나게 놀면서 짬짬이 엄마가 상세한 설명 해주면 더욱 더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번 주말에는 아이들과 둘러앉아 부루마블 보드게임을 신나게 한 판 해보자.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쉽게 접근하자. 경제는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꼭 알아야 하는 분야. 우리 아이들의 긴 인생을 생각했을 때 반드시 필요한 공부라는 걸 기억하자. 물론 우리 자신을 위해서라도 그 공부는 지금이라도 시작되어야 한다. 지금 당장 경제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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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공부할까...

그 이야기는 이어서 2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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