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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ok diary jenny Sep 06. 2021

[픽션 15] 침을 닦으며, 오늘도 굽신굽신 K이야기

82번 K, 들어오세요!




아이씨, 짜증 나네. 뭐, 뭐라고? 야, 네가 사장이야? 뭐, 뭐? 사장도 아닌 것이 뭐 이래라저래라 난리 지랄이야? 뭐, 뭐? 이 병신아, 실력도 없는 주제에 한 자리 맡아서는 뭘 이래라저래라 시키고 난리냐고. 뭐, 뭐? 니깟 게 직원 관리라니 어처구니가 없이 웃기네. 뭐, 뭐? 이 찌그러진 면상아, 니 찌그러진 면상 관리나 잘해. 뭐, 뭐? 별 볼일도 없이 생긴 게 어디서 지랄이야. 뭐, 뭐? 니 같은 게 사회의 암덩어리야. 뭐, 뭐? 니 같은 게 회사의 기생충이라고. 뭐, 뭐? 찌그러진 얼굴에 침이나 받아라, 퉷! 뭐, 뭐라고?.... 진짜 짜증 난다. 찌그러진 종이 쪼가리 같은 게 나보다 높은 자리에 앉아 있다는 이유로 이래라저래라 그러는 거, 진짜 짜증 난다. 지가 실적이 좋아, 인물이 좋아, 학벌이 좋아, 그렇다고 인성이 좋아? 아무것도 내세울 게 없는 주제에. 그러고 보니 성이 사장 성씨랑 똑같네. 흔하지 않은 성인데. 그럼, 일가친척이란 말인가? 뭐야, 빽 타고 한 자리 얻은 자리인 거야? 지랄, 그러면 조용하게 시키는 일이나 구석에 박혀서 주둥이 닫고 할 것이지. 꼴에 완장 차서 한자리 맡았다고 지랄 거리는 꼴이라니. 꼴사나워서 정말. 저 인간 때문에 잘 되던 프로젝트가 더 막히잖아. 아냐, 저건 인간도 아니야. 우리 회사의 거머리 같은 존재야. 저딴 인간들은 다 없애져야 해. 지가 하는 일이 뭐가 있어. 집구석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우리들에게 다 퍼붓는 찌질이 같은 꼬락서니를 보라지. 병신, 오늘도 또 지랄을 하네. 병신도 저런 병신이 없어. 세상 최악의 추잡한 병신. 아이씨, 그나저나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하지? 확 저질러 버려서 속은 편한데, 이다음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지? 화장실로 도망쳐버리다니. 나의 이 개찌질함은 또 뭐야. 여기서 나가야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다음 행동을 할 수 있을 텐데. 내가 저 찌그러진 종이 쪼가리 개쓰레기에게 뭐라 그랬더라?... 아이씨, 짜증 나네. 뭐, 뭐라고? 야, 네가 사장이야? 뭐, 뭐? 사장도 아닌 것이 뭐 이래라저래라 난리야? 뭐, 뭐? 이 병신아, 실력도 없는 주제에 한 자리 맡아서는 뭘 이래라저래라 시키고 지랄이냐고. 뭐, 뭐? 니깟 게 직원 관리라니 어처구니가 없이 개웃기네. 뭐, 뭐? 이 찌그러진 면상아, 니 찌그러진 면상 관리나 잘해. 뭐, 뭐? 별 볼일도 없이 생긴 게 어디서 지랄이야. 뭐, 뭐? 니 같은 게 사회의 암덩어리야. 뭐, 뭐? 니 같은 게 회사의 기생충이라고. 뭐, 뭐? 찌그러진 얼굴에 침이나 받아라, 퉷! 뭐, 뭐라고?.... 우선은 화장실에서 나가자. 고개 들고 허리 빳빳하게 세우고 당당하게 나가자. 솔직히 내가 뭘 잘못했냐. 그 현장에 있던 다른 인간들도 나랑 같은 마음 아니었겠어? 다들 말을 안 해서 그렇지 내 행동을 인정할 거야. 지들도 나랑 같은 핍박받는 입장이잖아. 그러면 당연히 내 입장을 이해하겠지. 근데, 이것들이 좀 짜증 나네. 뭐야, 웃기잖아. 지들도 나랑 같은 입장이면서 떡하니 보고만 있는 건 뭐야. 특히 이대 나온 그 촌스럽게 생긴 저건 뭐지. 평상시에도 마음에 안 들더라니, 아까 모습도 짜증 나네. 두 눈 내리깔고 팔짱 끼고 짝다리 짚고 보고만 있는 꼴이라니. 내가 지들을 위해 대표로 난리를 떨어줬는데 말이야. 지들을 위한 혁명을 불사른 나에게 엄지 척은 못해줄 망정 어디 잘하나 못하나 두고 보자 식으로 쳐다만 보고 있다니. 그래서 넌 나쁜 거야. 아이씨, 쪼그려 앉아있기 힘드네. 우선 여기서 나가자. 부딪쳐 보자. 아까 상황이 어디서 끝이 났더라?... 아이씨, 짜증 나네. 뭐, 뭐라고? 야, 니가 사장이야? 뭐, 뭐? 사장도 아닌 것이 뭐 이래라저래라 난리야? 뭐, 뭐? 이 병신아, 실력도 없는 주제에 한 자리 맡아서는 뭘 이래라저래라 시키고 지랄이냐고. 뭐, 뭐? 니깟 게 직원 관리라니 어처구니가 없이 개웃기네. 뭐, 뭐? 이 찌그러진 면상아, 니 찌그러진 면상 관리나 잘해. 뭐, 뭐? 별 볼일도 없이 생긴 게 어디서 지랄이야. 뭐, 뭐? 니 같은 게 사회의 암덩어리야. 뭐, 뭐? 니 같은 게 회사의 기생충이라고. 뭐, 뭐? 찌그러진 얼굴에 침이나 받아라, 퉷! 뭐, 뭐라고?.... 그래, 저 문을 발로 쾅 차고 들어가자. 그러면 저 안에 있는 병신들이 일제히 나를 쳐다보겠지. 아니, 우러러보겠지. 어후, 저 병신들. 내가 자기들 대신해서 사이다 발언을 해줬으니 얼마나 속이 시원하겠어. 이대 나온 저 촌스러운  여전히 눈을 내리깔고 도도한 척하고 있겠지만. 그래, 너도 불쌍하다. 얼굴도 못생겨, 친구도 없어, 애인도 없어, 그러니 일이나 열심히 해야지. 문을 박차고 들어가서 거침없이 내 자리로 가야지. 그래서 그동안 맡았던 프로젝트 쓰레기 나부랭이들을 바닥에 내동댕이 쳐야지. 이 가치도 없는 쓰레기 같은 것 부여잡고 있는다고 내 인생 다 낭비했어, 이렇게 큰소리쳐야지. 그러면서 필기구들을 다 던지고 의자로 발로 차 버려야지. 알바 막둥이, 나에게 감동받아서 우는 건 아니겠지? 이 병신 같은 것들아, 정신 차려. 푼돈 벌려고 거지같이 굽신거리며 살지 말란 말이야. 인생 한 번뿐인데 뭐하러 그렇게 눈치 보며 사냐. 저 찌그러진 종이 쪼가리 같은 면상에게 당하고 살지 말라고. 하긴 내가 제일 많이 미움받았으니 너희들은 나만큼 힘들진 않았겠다. 아이씨, 생각하니 또 열 받네. 저 찌그러진 종이 쪼가리 면상 떼기는 왜 나한테만 난리치는 거야. 하여튼 이제는 끝이다. 지긋지긋하고 구질구질하고 질퍽질퍽한 이곳에서의 생활은 끝인 거야. 에이씨, 침이라도 뱉고 나가자. 저 찌그러진 종이 쪼가리 면상이 더 찌그러질 텐데. 큭, 상상만으로도 개웃기다. 잠깐, 내가 아까 저 인간한테 뭐라 했었지?.... 아이씨, 짜증 나네. 뭐, 뭐라고? 야, 니가 사장이야? 뭐, 뭐? 사장도 아닌 것이 뭐 이래라저래라 난리야? 뭐, 뭐? 이 병신아, 실력도 없는 주제에 한 자리 맡아서는 뭘 이래라저래라 시키고 난리냐고. 뭐, 뭐? 니깟 게 직원 관리라니 어처구니가 없이 웃기네. 뭐, 뭐? 이 찌그러진 면상아, 니 찌그러진 면상 관리나 잘해. 뭐, 뭐? 별 볼일도 없이 생긴 게 어디서 지랄이야. 뭐, 뭐? 니 같은 게 사회의 암덩어리야. 뭐, 뭐? 니 같은 게 회사의 기생충이라고. 뭐, 뭐? 찌그러진 얼굴에 침이나 받아라, 퉷! 뭐, 뭐라고?.... 오케이, 됐어. 이제 다 집어던진 후 여기를 박차고 나가자. 저 찌그러진 종이 쪼가리 면상에 침 잘 조준하는 것 명심하고. 이제 간다. 힘껏 뱉을 침을 입안에 한 가득 모으고. 쓰읍 쓰읍 쓰읍, 자, 출발!....  



K님, K님. 네, 네? 이봐요, 82번 K님! 네, 네? 어머, 여기서 자면 어떡해요. 네, 네? 뭐야, 침도 질질 흘리면서. 네, 네? 저기요, 뭐 하는 거예요? 네, 네? 얼른 들어가세요. 네, 네? 아니, 면접 보러 왔잖아요. 네, 네? 82번, 얼른 들어가세요.... 아, 내가 깜빡 잠들었구나. 앗, 예상 질문 마지막 체크를 안 했네. 아이씨, 어떡해. 근데, 저 세련되지 않게 생긴 여자분은 누구지? 꼭 이대 졸업한 여자들 스타일이네. 앗, 얼른 면접장에 들어가자.... 저, 안녕하세요. 저는 82번 K입...니......? 엇, 저 구겨진 A4 용지 같은 얼굴을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오늘도 수고하는 당신들께 박수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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