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하지 말라, 당신의 모든 것이 메시지다
출근길 버스 안에서 있었던 일이다.
아직 버스에 타지 않은 한 중년인이 앞문 쪽에서 기사님에게 버스의 경로를 물어봤다.
"이 버스 광화문에 갑니까?"
나이가 지긋하신 기사 분은
"... 광화문 어디요..?"
"그, 사거리 있는데 말입니다."
아쉽게도 해당 버스는 광화문의 중심에 있는 사거리를 지나가지 않지만, 기사님은 포기하지 않고 정확한 위치를 물어보려 하셨다.
"... 광화문 사거리 어디 말하는 겁니까?"
"메인 사거리 있는 데 있잖습니까."
아쉽게도 정확한 사거리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았던 중년인은 결국
"그, 죄송합니다. 수고하세요."
라며 붙잡아두던 버스를 놓아주고 자리를 떠났고, 그 자리에서 지긋하신 노인 기사님은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글로는 느껴지지 않을 수 있지만, 사람 냄새가 은은하게 나는 광경이었다. 문득 생각해 보니 나보다 스무 살 정도 어린아이가 다가와 무언가 물어보다 우물쭈물 돌아가는 모습이 상상되니까 너무 귀여울 것 같다는 느낌이 퍽 들어 기사님의 눈에도 중년인이 같게 보였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지금까지 한 이야기는 이번에 소개할 책과 관련은 없지만, 나도, 기사님도, 중년인도 그리고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님들까지 모두에게 적용되는 이야기다.
세상은 명확하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이후로는 더 빠르게! 하지만 그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다만 피부로 그 속도를 느낄 뿐이다.
오늘 소개할 책의 저자는 사람들의 데이터를 다룬다. 사람들이 어떤 검색을 하는지, 관심도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것들이 통계적으로 어떤 변화를 야기하는지.
이 책은 그런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와 비슷하게, 데이터를 다루는 나에게는 이 책의 내용이 정말 깊게 다가왔다.
먼저 저자는 코로나로 인해 미래가 굉장히 당겨졌다고 이야기한다. 안 그래도 사회는 분화하고, 인간은 장수하며 비대면이 확산되고 있었는데 이러한 것들이 가속화되고 강화되었다. 문제는 이러한 점들로 인해서 어지간하면 잘 변하지 않던 사람들의 가치관이 액상화 되었고, 이는 엄청난 변화를 불어 일으켰다(내 의견을 보태자면 갈등까지도..). 이런 변화의 파도 속에서 결국 살아남는 자들은 적응하는 자들이고, 그렇지 못한 자들은 파도에 부딪혀 침식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스스로를 관조하여 주도권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 이 글의 전체 내용이다.
이렇게만 본다면 너무 당연하지만 뭔가 뜬구름 잡는다는 느낌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각 내용에 근거를 굉장히 설득력 있게 달아놓았다.
지금까지 리뷰했던 책 중에서 단 하나를 추천해야 한다면, 특히 앞으로 미래가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해 신의 옷자락을 살짝 들춰보고 싶은 사람에게 반드시 권하고 싶은 책이다.
어쩌면 내가 하는 이 글 쓰기도 작가의 의도와 맞닿아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자분들도 남은 한 주 행복하게 보내길 바라며
총총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