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온다

by 미로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반납하기 위해 잠시 밖에 나왔다. 집순이이기도 하고, 지금 오미크론이 점점 더 심해지는 추세로 인해 밖에 외출을 하지 않았었는데 오랜만에 비타민 D 섭취를 하였다. 이제 봄이 오려나 보다. 햇빛이 나의 코 끝에 앉아 간지럽히고, 바람은 나를 반겨주듯 살랑거렸다. 집 안의 먼지가 훌훌 털어지는 기분. 차를 타고 가려고 했지만 이 기분을 더 만끽하고 싶어 걸어가기로 선택했다. 주인과 산책하는 강아지들, 하교하는 학생들 각자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바삐 사는 사람들 가운데 홀로 느긋이 서서 걷다 보니 무언가 외톨이 섬 같았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느끼는 이 느긋함이 좋았다.


조금 걷다 보니 금방 더워지더라. 역시 봄이 오려나 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계절인 겨울이 지나가는 것은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시간의 흐름을 내가 잡아둘 수는 없는 법. 시간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으니. 다가오는 봄도 나를 설레게 하기엔 충분했다. 내가 좋아하는 꽃들의 향연을 볼 날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고, 무거웠던 옷들을 훨훨 털어내 가벼운 차림으로 변하겠지. 문득 요즘 들어 시간을 붙잡아 두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루하루가 어디론가 사라지는 것처럼 바쁜 요즘, 잠시 시간을 멈추어 쉬어가고 싶은 마음. 하지만 어쩌겠는가, 시간은 흐르고 그 속에서 나도 성장하고 있다. 시간은 금이니 더욱 열심히 살아야겠지. 오늘의 나는 내일의 나보다 젊으니까. 후회해봤자 이미 지나간 일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러니 도전하고 싶은 것을 망설이지 말고 기회를 꽉 잡자.


봄이 오려나 보다. 천천히 다가와 추운 나날들을 따뜻하게 덮어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