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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기범 Jun 12. 2020

마침내,
고객 중심

[북런치 #17] 구독과 좋아요의 경제학

음악과 영화와 같은 콘텐츠는 물론. 이제 신발, 면도기, 자동차도 구독하는 시대다.


사실 '구독'은 전에 없던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다.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신문은 오래전부터 월 단위 구독료를 받고 매일 아침 새로운 소식을 전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책에서 말하는 고객 중심이라는 키워드 또한 마케팅 업계에서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제품을 판매하는 전통적인 마케팅에서도 고객 중심으로 생각하는 노력이 필요했고, 많은 기업들과 마케팅 구루들은 '고객 중심의 사고'를 역설해 왔다.



그러므로, 지금과 같은 구독 비즈니스 시대의 도래는 IT 기술의 발전이 가져온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맥락에서 해석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더 다양한 산업 영역에 구독 모델을 접목시키고, 진정으로 고객을 중심에 둔 비즈니스가 가능해졌다. (사실, 그 확산에 있어서는 스포티파이 & 넷플릭스가 사람들을 학습시킨 게 큰 것 같다. 긍정적인 구독 경험이 다른 영역에서의 구독 서비스 개발과 이용으로 이어졌다.)



이제 데이터 관리를 통해 사용자 식별/추적이 가능하기 때문에 고객을 중심으로 모든 것을 설계할 수 있게 되었다. 할 수 있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해야만 하는데, 구독자는 서비스를 매 이용 시마다, 실시간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계와 경험을 관리하지 않으면, 결과는 자명하다. 클릭 한 번으로 이별, 구독 취소.


‘인쇄물 대 디지털’이라는 논쟁 자체가 콘텐츠의 물리적인 전달 포맷이 콘텐츠 자체보다 더 중요하다고 가정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핵심은 물리적인 신문이 아니라 이 회사의 기자들, 브랜드, 문화. 도달 범위, 가치 등이다. 이것의 진정한 가치는 형식이 아니라 내용에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내용을 위해 돈을 지불한다. - P.114

구독 문화는 시간이 지나도 고객이 계속해서 서비스를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고, 그러한 지속적인 가치를 매출로 전환하는 것이다. - P.311


결국 콘텐츠가 고객 관계와 경험 관리에 있어 핵심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독 서비스들은 끊임없이 새롭고 의미 있는 콘텐츠를 제공해야만 한다. 적어도 그렇게 보여야 할 것이다. (넷플릭스가 계속해서 새로운 콘텐츠를 공급하고, 보여주는 방식에서도 이런저런 추천으로 화면에 변화를 주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가 된다.)



마케터의 관점으로 읽다 보니, 여러 지점에서 '전통적 마케팅 vs 콘텐츠 마케팅'의 구도로 사고가 확장되었다. '교과서 같은 말이라 생각했던 고객 중심의 시대가 진짜 왔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머리가 아프기도, 당분간 문제를 풀 때 사용해야 할 일종의 '공식'을 얻은 것 같아 기대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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