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같은 글도 에세이가 될 수 있을까요?

독자를 전제로 한 글쓰기




일기 같은 글도 에세이가 될 수 있을까요?


글쓰기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 SNS의 발달도 한몫하지만, 특히 에세이 분야는 유명하지 않아도 특별한 경험을 하지 않아도 누구나 도전해 볼 수 있는 장르이다. 에세이 소재는 어떤 전문 분야가 아니라도 특별한 지식이 없을지라도 모든 소재가 글감이 된다. 육아일기도, 여행하는 일상도 책을 읽은 후 서평도, 소소한 취미도 모두 에세이 글감이 될 수 있다.


수필의 정의는 ‘붓 가는 대로 자유롭게 쓰는 글’이다. 나도 내가 속한 지역에서 한때 지역 수필 문학회에 참가한 적이 있다. 이론을 배우고 글도 쓰고 첨삭도 받아보는 수업이었다. 강사님은 중수필이라고 부르는 글 사례들을 가지고 와서 수필 이론을 설명해 주셨다.






《한국어 사전》에 쓰인 중수필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중수필은 일정한 주제를 가지고 체계적인 논리 구조와 객관적인 관찰을 바탕으로 쓰인 수필이다. 중수필은 논리적이며 지적인 성격을 지니며, 소논문에 가까운 수필도 있다.


중수필에 비해 사람들이 좋아하는 에세이는 나와 같은 이웃이 쓴 평범한 소재로 쓴 글들이다. 붓 가는 대로 쓰기 편하고 자유롭지만, 에세이에도 어떤 형식은 있다. 이것이 일기와 에세이의 차이점일 것이다. 일기는 나만 보는 글이기에 형식 없이 정말 자유롭게 쓸 수 있다. 그러나 에세이라는 장르에 담고 책 출간을 목표로 한다면 이는 독자들을 전제로 한다. 그러기에 일기에 담긴 사적인 경험을 그대로 나열하면 안 된다.


개인의 이야기를 나열만 한다면 어떤 감동이나 울림도 줄 수 없다. 그렇다면 일기나 메모를 에세이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개인의 이야기를 어떻게 다듬는지에 따라서 개인의 이야기를 넘어 누구에게나 가닿는 콘텐츠가 될 수 있다.


단순히 개인의 이야기를 넘어 보편적인 가치를 갖는 글이 되도록 해야 한다. 자신의 이야기에서 특별한 메시지를 뽑아내야 한다. 모든 소재는 말할 거리가 있다. 다만 글쓴이가 그것을 발견하지 못할 뿐이다. 그냥 나열한 이야기는 메시지가 되지 못한다. 그 이야기가 정말 말하고자 하는 바에 주목해야 한다. 그 목소리를 저자가 첫 번째로 들어야 한다. 그 의미를 길어 올린다면 개인의 이야기는 그제야 빛을 발하고, 누군가에게 울림으로 공감으로 가닿을 것이다.


일기 같은 글을 누구나 공감하는 에세이로 전환할 수 있을까? 다음 세 가지 순서를 기억해 보자. 우선 선택한다. 수많은 경험과 소재 중에서 쓰고 싶은 소재나 경험 하나를 골라 집중해 본다. 대화, 책, 영화, 일상 등 모든 것이 재료가 된다. 잘 생각나지 않는다면 키워드만이라도 모아 본다.


두 번째는 성찰한다. 수많은 일 중에서 왜 그것을 골라 글을 쓰고 싶었는지 생각하라. 우연은 없다. 그 단어, 소재, 경험을 가지고 온 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찾는 과정이 글쓰기다. 속도를 줄이고 쏟아놓은 모든 것에서 그 경험이 말하고자 하는 것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을 받아 적어라.


세 번째는 의미 길어 오른다. 성찰의 과정에서 발견한 의미나 가치를 정리하라. 아주 작은 평범한 일상에도 모든 이가 공감할 수 있는 의미와 가치가 있다. 이 의미와 가치는 누구에게나 가닿는 보편성의 특성을 갖는다. 아주 사적인 이야기가 보편적인 가치가 담긴 이야기로 바뀐다. 일기가 에세이가 되는 과정이다.




논제 연구원 (1).png 또 다른 세계로 이어줄 책쓰기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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