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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마음 Nov 09. 2023

함께 책을 쓴다는 것은

공동출판 경험기 




공동 저자 6기 출간이 완료되었다. 온라인 서점에 올라온 책을 확인하고 단톡방에 링크를 올렸다.   

   


“너무 설레어요.”

“우와아 드디어 책이 나왔군요~~! 너무너무 신기하고 얼떨떨해요. 받아 보면 더 그렇겠지요?  작가님 책 작업으로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그리고 이 기쁨 함께 할 공저 작가님들이 있어서 너무 좋아요.”

“방금 yes 24에서 한 권 주문했어요~ 어서 받아 보고 싶기도 하고, 다른 책처럼 구매해서 받아 보는 느낌도 가져 보고픈 마음에~~^^” 

“출근해서 기분이 별로였는데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어요.”     


자신이 쓴 글이 책으로 만들어져 온라인 서점에 올라온 것을 보고 모두 신기해한다. 이번 공동 저자팀은 가을 초입에 시작했다. 중간에 추석이 껴 있어서, 조금 늦어지긴 했지만, 한 달 동안 집중해서 글을 쓰고, 퇴고했다.      

첫 모임의 분위기가 생각난다. 이 프로젝트에 발을 들여놓긴 했지만, 내가 잘 쓸 수 있을까라는 자신을 향한 의심을 내려놓지 못하는 이도 있고, 준비되었다는 듯이 글을 쏟아 놓는 이도 있고, 직장인 루틴의 틈을 비집고 시간과 용기를 내 참여하신 이들도 계셨다.      


각자 어떤 상황이든 마감이 주어지고, 함께하는 글벗이 있는 한 포기란 없다. 저마다의 루틴은 다르지만, 각자의 조용했던 일상에 ‘책쓰기’라는 미션이 주어졌기에 이를 완수하고자 각자 몰입한다. 다른 공저팀에서 함께 책을 썼던 한 저자는 개인 저서였더라면 수천만 원을 주었더라도 혼자서는 완수하지 못했을 텐데 공저이기에 민폐를 끼치기 싫어서 끝까지 임무를 완수했다고 고백한다. 이렇게 ‘함께’의 힘은 대단하다.     

 

공저는 보통 에세이로 주로 작업한다. 에세이는 나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기에 특별한 자료 조사가 필요 없다. 나만이 길어낼 수 있는 이야기, 꼭 쓰고 싶은 이야기,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우리 모두에겐 있다. 그렇게 간택당한 이야기 소재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어느 순간 글로 전시된다.     


이제 온라인 서점에 올라온 책을 확인한 후, 저자들에게 증정용으로 제공되는 종이책을 곧 손에 받아 보게 된다. 온라인 서점에서 자신이 쓴 책을 주문해서 받아 보는 작가들도 있다. 나 또한 그렇게 권하기도 한다. 독자로서 책을 구매하는 것과 저자로서 자신이 쓴 책을 직접 구매해 받아 보는 경험은 특별한 기쁨이고, 나를 향한 선물이기도 한다.     


글을 쓰고, 퇴고하고 어느새 출간까지 되어 있는 책을 보며 처음 출간하는 이들에게는 이 모든 과정이 신기하다. 나 또한 첫 책을 쓰고 그것이 내 손이 물성이 있는 물건으로 주어졌을 때의 그 감동과 기쁨이 여전히 생생하다.      


전자책과 오디오 시장이 늘어나고 있고, 많은 이들이 손쉽게 전자책을 읽고 쓰고 있지만, 종이책이 사라질까? 어제 도서관에서 진행한 토론에서도 이 주제의 논제가 있었다. ‘앞으로 종이책이 전자책으로 대체될까?’에 대한 의견은 반반이 나올 정도로 팽팽했지만, 내 생각은 대체되어 간다고 해도, 종이책이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아니 ‘사라지지 않았으면 한다.’가 더 정확한 표현이겠다. 내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이야기와 문장, 그에 걸맞게 만들어진 디자인과 편집, 저마다 다른 종이 질감과 풍기는 분위기는 그저 눈으로 텍스트만 읽었을 때와 다른 감각과 행복을 가져다준다.     


인간은 정신적인 존재이지만 그 정신을 담는 ‘몸’은 매우 중요하다. 채정호 교수의 『진정한 행복의 7가지 조건』에서 행복의 여섯 번째 조건이 ‘몸’이었던 것처럼, 디지털 세상이 올수록, 인간은 그 결핍감을 채우고자 몸으로 만나는 공간을 더욱 찾을 것이다. 





한 달간의 글쓰기와 퇴고 후, 책이 만들어지는 시간 동안 각자의 시간을 보내 후, 몇 가지 전달 사항도 있었고, 이 과정을 어떻게 경험했는지 듣기 위해 온라인으로 마지막 모임을 했다.      



“온라인 줌, 네이버 카페에서만 글을 쓰고 나서 책이 나온 게 신기해요. 함께하는 분들의 합이 맞았고 모두가 마감에 맞추어서 잘 마무리되는 과정이 모두 신기하고 감사해요.”     

“두 번째 공저 참여인데, 함께 글을 쓰면서 또 한 번 성장한 느낌이었어요.”      

“글만 쓰고 나머지는 진행하는 작가님께 맡겨 놓은 듯한 느낌에, 마지막에 이래도 되나 하는 무거운 마음도 들었어요. 나에게는 기적 같은 경험이었어요. 함께 하는 작가님들의 합이 너무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나중에 다른 분들의 글을 읽으면서 왜 합이 좋았는지 알게 되었어요. 함께 쓴 글을 읽으니 더욱 감동적이었어요. 여러분들의 배려 덕분에 쉽게 쓸 수 있었고, 지인들에게도 ‘책 한번 써 봐라!’라고 추천하고 싶어요. 혼자 조금씩 글을 써 왔지만, 책을 출간한다는 마음으로 글을 쓰니, 글을 쓴 전과 후가 달라졌어요.”      

“공저 1기부터 진행 과정을 지켜보다가 이번 6기 팀 들어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보며 친해져야지 하는 생각도 들고, 모두 글도 잘 쓰시고, 감동받았어요. 누군가 내 글을 첨삭해 주는 사람이 있어서 좋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이번에 열 분이 함께 글을 썼는데, 각자 성향도 다를 텐데 물 흐르듯이 이 과정이 잘 마무리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해요. 책 한 권 나오기가 쉽지 않은데, 제목도 책도 모두 마음에 듭니다. 여성들의 애환을 녹여낸 글이라 더욱 애틋하다. 이 과정이 신기하고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원래 글을 꾸준히 써 왔던 사람이 아닌데, 이번 기회가 아니면 공저 참여가 힘들 거 같아 참여했어요. 개인 사정까지 생겨 온전히 집중하지 못했는데, 막상 책이 나온다고 하니 부끄럽기도 하네요. 그래도 ‘올해 뭔가 하나 해 냈구나.’, ‘작품 하나가 손에 쥐어졌구나!’라는 하는 생각에 뿌듯합니다.”     

“원고는 일부구나! 책 한 권 만드는 것에는 많은 손이 필요하구나.라는 생각을 해 보았어요. 제목처럼 여러 작가의 단단해지는 과정을 잘 담아낸 거 같아서 좋았어요.”      

“내 글은 부끄럽지만, 다른 분의 읽기와 쓰기에 관한 성장 이야기를 읽으며, 이 책은 추천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열심히 추천해 보려고요. 4050 세대 타깃으로 열심히 책을 알릴게요. 2023년에 제일 잘한 일이 ‘책 출간’ 한 것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오늘 온라인 서점에 책이 올라온 것을 보고 매우 신기했어요. 첫 책이라 부끄럽기도 하지만, 지인들에게 소개했어요. 퇴고하는 시기에 내 글이 눈에 안 들어올 때여서 걱정이 들기도 했고, 막상 책이 나오니 민낯을 드러내는 거 같은 부끄러움이 생기도 하지만, 책 출간 과정을 경험하며 신기할 뿐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몇몇 분의 후기들도 적어본다.       



“6기 참여자입니다. 제목처럼 매일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단단해지려고 무던히 노력했습니다. 아직도 세상의 작은 비난과 무관심과 무시에 금방 흔들리는 나약한 저를 발견하면서 아직도 멀었구나 하는 생각에 조금 슬프지만,,, 언젠가는 외부의 센 공격에도 타인의 잣대에 휘둘리지 말고 내가 먼저 나를 믿어주고 괜찮다고 말해주고 "그래 덤벼봐, 난 아무렇지 않아. 또 실수하면 어때, 맨날 완벽할 순 없잖아!"하고 배짱으로 하하 웃을 수 있는 내공, 단단함이 생길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책을 통해, 글쓰기를 통해 신앙을 통해 매일 더욱더 단단해지길 바라봅니다.”     

“공저클래스 6기 참여하며 스스로에게는 나의 성장 과정을 글로 써 내려가고 책의 한 챕터로 엮어보는 좋은 기회였어요. 나의 지난 시간이 소중한 이야기로 기록되었네요. 책 구성부터 원고 쓰기, 퇴고, 작가소개, 디자인, 그리고 홍보까지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따라가며 경험해 볼 수 있어 정말 좋았어요. 책에 들어가는 많은 정성의 손길들도 알게 되었고요.”     

“이 모든 게 차근차근 이끌어주신 변은혜 작가님 덕분입니다. 정말 감사드려요. 그리고 이번 6기에 함께 하신 작가님들~ 덕분에 정말 든든했어요. 함께 책에 실려 기쁘고 영광입니다. 공저클래스 참여하길 정말 잘했어요!”      

“공저 6기 참여자입니다. 2023년 결심한 일 중 제일 잘한 일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거예요. 변은혜 작가님이 잘 리드해 주신 덕분에 제 생애 첫 출판 경험을 하게 되었어요. 할까 말까 하시는 분들, 하세요! 진짜 뿌듯할 거예요!!^^”    


 





오늘 새벽에는 정여울 작가의 신간 『오늘 나를 위한 미술관』이라는 책을 함께 독서하는 분들에게 소개해 드렸다. 작가는 서문에서 미술사에서 유명한 그림이 아니라 내 심장을 뚫게 한 그림 50점을 소개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누구누구의 해석이 아닌, 철저히 내 생각과 느낌을 쫓아서 나만의 언어로 번역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림에 대한 그녀의 해석이 미술사의 해석과 일치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녀의 글과 그림에 관한 생각에서 오롯이 어떤 억압과 압박을 떠나 오롯이 ‘나’로 서 가고자 하는 뚝심을 엿볼 수 있었다.      


나는 새벽 독서 모임에 나오는 분들에게 정여울 작가의 책을 읽은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처음 책을 출간하시는 분들은 막상 책이 나오면 부끄러움부터 느껴요. 저 또한 그랬어요.”, “책 썼다고 자랑하고픈 마음과 ‘가족과 지인이 보면 어쩌지? 가까운 사람만은 보지 않았으면 좋겠어.’라는 이중적인 마음을 맞닥트립니다.”, “근데 계속 글을 써 가다 보면 그런 생각이 들어요. 글쓰기는 ‘자유’이고 ‘해방’이구나. 너무나 우리는 눈치를 보면서 살아왔어요. 끊임없는 자기 검열은 그것을 말해주지요. 이제 정여울 작가처럼 눈치 보지 말고 나만의 글을 써 가 봐요.”     


올해 공동 저자 출판으로 여섯 번째 책을 마무리했다. 글쓰기와 책쓰기의 매력을 느껴 나만의 공간을 겁도 없이 내어 드렸다. 예비 작가들은 일정한 돈을 내고 이 과정에 참여했지만, 타인의 이야기가 아닌 나만의 이야기에 잠시 집중해 봄으로 주어진 생을 더욱 소중히 여기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혼자 쓰기에서 함께 쓰기로 글로 소통하는 기쁨을 누렸으면 좋겠다. 사적인 글쓰기에서 공적인 글쓰기로 나뿐만 아니라 누군가에게도 의미 있는 문장을 길어내는 쓰는 이로서의 무게감과 책임감을 조금이나마 경험했으면 좋겠다. 글쓰기 실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어 이 경험을 발판 삶아 이후의 여정에도 계속 쓰는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바란다.      


책 출간으로 끝이 아니다. 끝난 게 끝난 게 아니라고 할까. 북토크나 저자 특강을 통해서 독자와의 만남의 시간도 필요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책을 알리는 홍보도 계속 이어져야 한다. 이 또한 책을 쓴 작가의 의무다. 이어지는 오프라인 출간기념회에서는 온라인을 벗어나 우리는 몸으로 다시 만난다. 서로의 소장용 책에 사인을 남겨 기념하기도 하고, 그동안의 글 경험을 나누고 서로의 삶에 응원을 보내기도 한다. 플래카드와 꽃다발, 축하 케이크, 맛난 음식을 배경으로 한 사진을 추억으로 남기고, 홍보용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혼자만의 출판이 아니라 함께 출판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글쓰기 교육뿐 아니라 책 한 권을 만들어 내고 유통하는 과정은 작고 디테일한 많은 일이 필요했다. 글쓰기뿐 아니라 출판 과정을 경험하며 나 또한 올 한 해 이 과정에서 한 뼘 성장해 갔다. 출판 시장이 어렵다고 하고, 사회는 더욱 각박해지지만 읽고 쓰며 부단히 자신을 수련해 가는 이들이 있다면 조금이라도 나와 사회에 한 줄기 빛을 보태는 일이 되지 않을까 희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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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iryan.kr/t7e2j614k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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