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양이를 볼 때마다 만지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히 든다. 고양이는 부드러우면서 고운 털을 가지고 있다. 우주를 담은 듯한 아름다운 눈동자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뿜어낸다. 고양이는 도도한 매력으로 인간을 길들인다. 개처럼 주인을 반기지도 않는데도 열렬히 사랑받는다.
개는 인간과 떼놓을 수 없는 동물이다. 개는 인간에게 많은 것을 선물한다. 애완동물, 마약탐지견, 구조견, 맹인 안내견 등 인류에게 큰 도움과 사랑을 준다. 그렇다면 고양이는 무엇을 하는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고양이는 인간을 위해 개처럼 어떤 희생도 감내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개와 비슷하거나 또는 더 좋은 대접을 받는 존재가 바로 고양이다.
고양이는 뭘까?
고양이는 매력적인 동물이다. 매력 하나로 인간에게 선택받은 동물이다. 고양이를 보고 있으면 나른해진다. 고양이는 게으르고 제멋대로다. 그러면서 종종 인간을 위로해주는 기특한 녀석들이다. 고양이는 개처럼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는 없지만 멍청한 느낌을 주는 동물은 아니다.
고양이는 할 수 있는데도 귀찮아서 안 한다. 가끔은 미운 짓을 하기도 한다. 일명 냥냥 펀치로 사람이나 다른 동물을 이유 없이 때린다. 식탁 위에 있던 죄 없는 물건을 툭툭 쳐서 떨어트리기도 한다. 고양이는 아무리 혼을 내도 표정 하나 변하지 않는다. 개와는 대조적이다.
어슬렁 거리는 딸 고양이와 느긋이 앉아 있는 엄마 고양이 ( 엄마와 딸 )
개는 사람 표정을 읽을 줄 안다. 주인이 울고 있으면 옆에 와서 위로를 해준다. 또한 혼이 나는 이유를 스스로 알고 있다는 듯이 행동한다. 혼이 날 때 개는 처량한 표정을 짓는다. 억울하다고 말하듯이 주인에게 앞 발을 위아래로 내리 졌는다. 개는 주인과 상호작용하며 산다.
고양이는 어떤가? 집사에게 아무리 혼나도 표정 하나 꿈쩍이지 않는다. 오히려 하악질을 한다. 자신을 돌보던 사람을 큰 고양이쯤으로 여긴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은 주인이 아니라 집사가 된다. 그럼에도 집사들은 행복하다.
묘한 매력을 가진 고양이 역사
고양이는 개와 마찬가지로 애완동물로서 오랜 시간 인간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인간과 함께 한 고양이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이집트 시대까지 가야 한다. 이집트는 농경 사회였다. 비가 내리면 나일강이 넘치면서 토지가 비옥해졌다. 하지만 가뭄으로 나일강이 범람하지 않는 것을 대비해야 했다. 그래서 곡식을 가뭄을 대비해 미리 저장해 두었다. 당연히 쥐 같은 설치류들이 곡식에 피해를 주었다. 이를 지키기 위해 고양이를 키우기 시작했다.
고양이 입장에서는 인간이 주는 생선과 음식물들은 야생 사냥감들에 비해 맛도 좋고 영양도 풍부했다. 고양이가 사냥으로는 도저히 얻을 수 없는 먹잇감을 인간이 제공해주었다. 또한 곡식 창고 근처에는 각종 설치류들이 모여들었다. 고양이에게 있어 이보다 더 좋은 천국은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고양이는 곡식을 얼마나 잘 지켜냈을까? 고양이 연구가 파울 라이우 하우젠이 계산을 해본 결과 농가에서 고양이는 하루에 약 1~24마리 쥐를 잡았다고 한다. 평균 12마리라고 친다면 대략 1년에 약 5,000~6000 마리 쥐를 잡는 셈이다. 쥐 한 마리가 10그램을 먹는다. 즉 5000마리 쥐는 1년에 쌀 18톤을 먹어 치운다. 쌀 한가마가 80KG이니 18톤이면 225 가마니를 고양이 한 마리가 지켜낸다는 놀라운 결과가 나온다. 이집트인들은 고양이를 통해 풍요와 건강을 얻어냈다. 고양이를 신으로 모실만 하지 않은가? 고양이와 인간이 서로를 의지해 생긴 역사적 동거는 현대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도도한 애교쟁이
고양이는 도도하다. 그리고 애교가 많다. 고양이가 매력적인 이유는 도저히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고양이는 자기가 하고 싶을 때만 행동한다. 그래서 도도해 보인다. 또한 귀여운 외모에 비해 그렇지 못한 행동이 매력적으로 보인다.
이집트 사람들이 고양이를 그저 창고지기로만 생각하지 않았다. 가족 구성원으로서 신으로서 함께 삶을 살아갔다. 고양이 미라가 꾸준히 발굴되고 각종 이집트 예술품에는 고양이가 가득하다. 사랑이 아니고선 이를 설명할 방법이 없다. 이집트인들은 고양이를 정말로 사랑했다.
Rirang이라는 캠핑 유튜버가 있다. 이 분은 산속에서 캠핑을 한다. 71만 구독자를 보유한 대형 유튜버이다. 이 분의 텐트에는 항상 고양이들이 찾아온다. 고양이들은 먹을 것을 얻어먹고 그냥 가지 않는다. 애교를 부려준다. 또한 Rirang님이 마음에 들면 밤새 시간을 함께 보낸다. 고양이는 생각을 할 줄 안다. 좋은 사람이라고 판단되면 시간을 같이 보내고 심지어 품 안에 들어가 애교를 피우고 잠을 청한다.
고양이는 영물이다. 마치 사람처럼 판단을 한다.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안다. 헤로운 인간을 재빨리 판단하고 멀리하지만, 좋은 사람이라 생각되면 애교를 피운다. 그러다가 볼일이 끝나면 아쉬움 없이 떠난다. 길고양이나 산 고양이 들은 하나같이 애교를 피우다가 갑자기 떠나버린다.
우리가 고양이를 좋아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귀엽고 사랑스럽기 때문이다. 길거리에서 우연히 고양이를 마주친다면 쓰다듬어주자. 만약 고양이가 애교를 피운다면 더 예쁘게 쓰다듬어주자. 자연이 당신에게 손을 내민다고 생각하자. 고양이를 통해 사람은 자연을 만난다. 그리고 고양이 또한 사람을 통해 자연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