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기억에 남는 특별한 봄이 있다
꽃봉오리가 싹트고 있었다. 자주 가던 산책 길에 개나리 군락지가 눈에 띄었다. 개나리들은 드디어 봄이 왔다는 듯이 노란색 빛으로 세상을 물들이고 있었다. 봄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겨울은 힘들다. 코로나 덕분에 더 험난했던 겨울이 지나가고 있다. 상처받았던 사람들의 마음을 이제는 꽃들이 어루만져 줄 차례다.
봄은 특별한 계절이다. 봄은 따뜻하고 긍정적이다. 여름은 열정적이고 가을은 어딘가 모르게 쓸쓸하다. 겨울은 혹독하다. 물론 사람마다 계절을 다르게 느낄 수는 있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 봄은 언제나 설레고 희망에 가득 찬 계절이었다.
가던 길을 멈춘고 어느 센가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이런저런 구도를 봐가며 꽃 사진을 찍었다. 나이가 들 수록 꽃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구도로 찍어도 꽃은 언제나 예쁘다. 꽃처럼 아름답다는 표현을 사람에게 하는 일이 얼마나 극찬인지 문득 깨닫는 순간이었다.
다시 시작
유독 힘든 겨울이었다. 코로나에 영향을 받는 직군에 있어서 그런지 더 크게 와닿았다. 다행히도 나와 가족들은 잘 버텨냈다. 코로나에 감염되었지만 그럭저럭 버텨냈다. 힘들었던 겨울이 가고 설레는 봄이 오기 시작했다. 때가 되면 봄이 온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언제나 봄은 반갑다.
4월이 되면 본격적으로 꽃나들이 시즌이 시작된다. 비록 나는 꽃놀이를 못 갈 가능성이 높지만 많은 분들이 꽃놀이를 즐기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꽃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아름다운 미인이 꽃과 비교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꽃 같은 사람은 주변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물들인다. 꼭 외모뿐 아니라 밝은 미소와 따뜻한 마음씨를 가진 사람도 꽃과 비교된다. 꽃은 신이 인간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꽃을 보고 있노라면 이상하게 마음이 차분해진다.
어르신들이 프로필 사진에 꽃 사진을 설정해두거나 꽃에 관심을 두는 데 이해를 못 했었다. 그런데 나도 나이가 들다 보니 이제 꽃과 자연이 얼마나 사람에게 평안을 가져다주는지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어르신들의 심정을 이해하게 됐다.
봄과 연애는 한 쌍
솔로가 된 지 3년이 넘어가고 있다. 내 인생을 통틀어 제일 행복했던 순간을 꼽아보라고 하면 단연 연애를 할 때이다. 나는 자칭 사랑꾼으로 정말 열성적으로 연애를 했다. 그만큼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 많았는데 특히 연애 1년 차의 봄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따뜻한 바람이 나부끼는 5월의 봄이었다. 그날은 유독 햇살이 더 따뜻하게 느껴졌다. 우리는 함께 벗 꽃을 보러 석촌호수에 방문했다. 정말 사람들이 많았다. 벗 꽃이 휘날리며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냈다. 나는 저절로 웃음꽃이 필 정도로 행복했다.
사람들은 벗 꽃나무 아래에서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다. 나도 질 세라 그녀를 찍어주고 꽃구경을 다녔다. 석촌 호수를 둘러싼 벗 꽃나무들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그녀 또한 행복해 보였다. 우리는 거리에 떨어진 꽃잎을 주서 사진을 찍고 함께 낄낄거렸다.
그날의 추억은 잔잔했지만 강렬하게 마음속에 남았다. 나에게 있어 가장 행복했던 날이었다. 우리는 헤어졌지만 따뜻한 추억을 선물해준 그녀에게 언제나 감사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 누구에게나 기억에 남는 특별한 봄이 있다. 봄은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계절이다. 희망과 잘 어울리는 계절이다. 당신은 봄이란 계절과 어떤 추억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