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코로나 팬데믹은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나는 자영업에서 종사하고 있다. 뉴스에서 연신 코로나라는 전염병이 얼마나 위험한지 떠들고 있었다. 다만 그것이 어떤 재앙을 초래할지는 그때는 잘 알지 못했다.
대부분의 전염병들이 호들갑만 떨다가 사라졌었다. 그래서 코로나도 그럴 줄 알았다. 감염자 수는 어느 사건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정부는 코로나를 잡겠다고 거리두기를 시행했다. 나는 몇 개월만 버티면 된다고 생각했었고 적극적으로 거리두기를 참여했다. 집 밖에도 나가지 않고 약속을 모두 취소했다. 손님이 끊겨도 버티겠다는 의지를 활활 태웠다. 그러나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코로나는 변이에 변이를 하면서 끝나지 않았다. 거리두기 단계는 높아졌다가 낮아지는 패턴을 반복했다. 이것이 더 큰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손님이 일정하지 않았고 수입도 현저히 줄었다. 나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상황에 절망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전염병은 나를 분노케 했다. 하지만 딱히 방법이 없었다. 방역 수칙을 지킨다고 해서 코로나가 끝날 것처럼 보이지도 않았다. 그것이 더 나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시간이 지나자 백신이 나왔다. 잠시 희망을 가졌지만 1, 2차 주사를 접종 맞고 나는 죽을뻔했다. 떨이지지 않는 고열로 며칠을 고생했다. 정말 이러다가 죽겠다 싶었다. 타이레놀을 하루에 6알씩 먹었다. 다행히도 열은 떨어지고 컨디션은 회복되었다. 그런데 백신이 나왔는데도 감염자 수는 줄지 않았다. 그리고 거리두기 패턴도 더 자주 바뀌었다. 연장에 연장을 반복했다. 영업시간을 풀어줬다가 말았다 하면서 약 올리듯이 거리두기를 시행했다. 정부가 손님 인원수도 자주 바꾸면서 손님들과도 갈등이 있었다.
" 저희 다섯 사람인데 괜찮아요?"
" 네? 아.. 죄송해요."
" 아 왜요? 테이블 따로 앉을게요."
이런 실랑이가 일주일에 한 번씩은 일어났다. 나는 곤욕스러웠다. 정부는 자영업자들에게 방역까지 맡긴 셈이었다. 자영업자들은 손님을 감시하고 손님 또한 서로를 감시했다. 이는 정말 암울하고 즐겁지 않은 경험이었다. 가뜩이나 힘든 일인데, 방역수칙까지 지키려고 하니 두배로 힘들었다. 그래도 꾹 참고 견뎠다.
갑자기 끝나버린
거리두기?
절망을 안겨다 주었던 거리두기가 해제되었다. 길고 힘들었던 2년간 간의 팬데믹이 드디어 종료된 것이다. 거리는 활기를 띠고 친구, 가족, 애인 할 거 없이 모두가 밖으로 나와 자유롭게 삶을 즐기고 있다. 특히 술집이 즐비한 번화가는 줄을 설 정도로 난리가 났다. 2년의 거리두기로 인해 쓰러져가던 자영업자들은 드디어 희망의 빛을 보게 되었다.
이제 코로나 감염자의 숫자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수치가 되었다. 몇 만 명이 나오든 삶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2년 동안 우리는 코로나로 인해 많은 것을 잃었지만 빠르게 일상을 회복하고 있다. 뉴스에서는 보복 소비로 엄청난 인파가 거리로 쏟아져 나온다고 한다. 나는 뉴스를 잘 보지 않아서 거리두기가 끝난지도 모르고 있었다.
코로나 이전으로 빠르게 매출이 회복되고 있었다. 나는 놀라웠다. 손님들은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놀지 못한 기간을 보상이라도 받으려고 하는 듯이 보였다. 나도 덩달아 즐거워졌다. 2년 전과 지금은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평범한 일상이 주는 소소한 행복이 소중하다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평범한 일상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평화로운 일상이 이렇게 소중하다는 것을 2년간의 고통으로 깨닫게 되었다. 나는 3월에 코로나에 감염되었고 아직도 후유증으로 고생 중이다. 백신을 맞고 아파 죽는 줄 알았다. 수입은 줄었고, 친구도 잃었다. 나에게 다양한 절망을 선사해 준 2년이었다. 하지만 나는 쓰러지지 않고 피투성이로 다시 일어났다.
어떻게든 해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버텼고 드디어 일상이 회복되었다. 그 기간 동안 나는 많은 것을 잃었다. 하지만 큰 배움이 있었다. 바로 평범한 날, 그 자체가 보상이라는 깨달음이었다.
2년간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국민들이 마스크를 잘 끼고 방역수칙을 잘 지키셔서 그나마 코로나 충격이 덜했다고 해요. 여러분들이 자랑스럽습니다. 감사합니다. - 미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