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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토닥 May 31. 2022

3년 간 아무도 만나지 않았더니 생긴 변화

무엇을 포기할까?

큰일 났다..



서른 살이 되자마자 매일 들었던 생각이었다. 나는 커리어도 없었고, 그렇다고 안정적인 직장도 없었다. 모아둔 돈도 없었으며, 학자금 대출도 그대로 있었다. 특히 매년 증가하는 학자금 대출 이자가 만만치 않았다. 나는 서른 살 이전과 세상이 완전히 달라졌음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때 무렵, 친 형은 결혼을 하여 가정을 꾸렸고 나에게도 사랑스러운 조카들이 생겼다. 조카들이 태어나자 나는 더 심각하게 인생의 진로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능력 없는 삼촌이라는 꼬리표가 달릴까 무서웠다. 또한 조카들이 너무나 사랑스러워 나도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이 나의 삶을 변화시킬 계기가 될 줄을 꿈에도 몰랐다.  




가정을 꾸리고 싶다면

포기해야 할 것들


나는 가만히 앉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그러자 금방 답을 찾았다. 바로 돈과 경제력이었다. 제일 큰 문제는 돈이었고 나의 능력이었다. 돈만 해결된다면 어찌 됐든 숨통이 트일 거 같았다.


" 그래 돈부터 모아보자."


나는 결심이 섰고 열심히 일을 했다. 그러나 돈은 쉽사리 모이지 않았다. 나는 내 소비습관을 점검해보았다. 그리고 술 값을 너무 많이 쓴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나는 그때 당시 게임뿐 아니라 술 값에도 너무 많은 돈을 지출했다. 그리고 계속 미루던 선택을 해야 했다.


그 미루던 선택은 바로 인간관계의 단절이었다. 만족할 만큼의 돈을 모을 때 까지는 친구들을 만나지 말아야 했다. 그리고 실제로 선택을 앞두고 있었다. 시간을 미룰수록 가정을 꾸리겠다는 꿈은 멀리 도망가고 있었다.그리고 어느 날, 우연한 계기로 읽은 책 덕분에 나는 선택을 할 수 있었다. 그 책은 조던 피터슨 교수의 [12가지 인생의 법칙]이었다. 나는 그 책을 읽고 확신을 했다. 책 속에서 희생 없이는 꿈을 이룰 수 없다는 메시지를 얻은 것이다. 결단이 선 순간, 가지고 있던 플레이스테이션 게임기를 박스에 넣어 안 보이는 곳에 처박았다. 컴퓨터에 깔려있던 게임을 전부 지웠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친구가 아니라 원수였다


그리고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을까. 친구라고 믿었던 녀석들은 나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내가 어줍지 않게 노력하는 것이 꼴보기 싫었던 모양이다. 나는 녀석들과 원수지간이 되었다. 완전히 혼자가 된 날, 나는 문득 두려운 감정이 들었다. " 이게 맞나?"라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에서 메아리쳤다. 그러나 선택을 되돌릴 방법은 없었다. 선택을 했고 책임을 지고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31살에 시작된 투쟁은 34살이 된 오늘, 나에게 무엇을 얻게 하고 잃게 했을까? 일단 잃은 것부터 이야기해보겠다. 내가 잃은 것은 친구였다. 그리고 취미생활과 안락한 삶을 잃었다. 그렇게 좋아하던 게임뿐 아니라 술도 즐길 수 없었다.


3년 동안 조금씩 취미 생활을 정리하고, 친구도 정리됐다. 내가 좋아하던 모든 것들이 지금 내 곁에는 없다. 나는 쇠창살 없는 감옥에서 살고 있다. 매일 일만 하며, 어떤 취미생활도 즐기지 못한다. 새로운 사람도 만날 시간이 없다. 일하지 않는 시간들은 어떻게든 쪼개서 글을 쓰고 책을 읽는다. 그 이외에는 운동을 하거나 걷기 정도만 한다. 그것 조차 힘들어서 하지 못할 때가 많다.



내가 얻은 것은 무엇일까?


나는 학자금 대출을 전부 갚았다. 빛이 정리되자 돈이 빠르게 모였다. 놀랄 정도의 속도로 저축이 가능했다. 사람도 안 만나고, 취미생활도 정리했더니 시간이 많아졌다. 그 시간을 활용해서 글쓰기를 시작했다. 평소에 책은 꾸준히 읽었으니, 블로그에 서평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내 글을 좋아해 주셨다. 나는 더 용기를 내서 브런치 작가에 도전했다. 그리고 합격을 하여 현재까지 꾸준히 글을 쓰고 있다. 내가 좋아하던 것을 포기해서 얻은 것을 정리해보자면, 학자금 대출을 모두 갚았으며, 주식과 예적금 자산을 가지게 됐고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나는 지금도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근데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지켜보면 한 숨이 저절로 나온다. 그래도 어떻게든 열심히 살아 볼 생각이다. 최선을 다하면 성공할 확률은 높아진다. 그 작은 확률이라도 매달리고 잡아내야 한다. 나는 가정을 꾸리고 책임감 있는 남자의 삶을 살고자 선택을 했다.


이 선택들이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나도 차가운 현실을 알고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될 수도 있다. 그래도 후회는 남기고 싶지 않다. 노력해도 안된다면 그건 신의 뜻이라고 받아들일 생각이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결과가 어떻든 나는 오늘도 글을 쓰고 공부하며, 열심히 일을 한다. 미래의 내가 가질 수도 있는 가정을 위해서 말이다.



앞으로 20년 후에는
당신이 저지른 일보다
 당신이 저지르지 않은 일에
더 큰 실망을 하게 될 것이다.

마크 트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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