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과 골리앗
똑똑한 남자는 힘이 센 남자보다 약하다.
그리고 힘이 센 남자에게 아내를 빼앗기고 두들겨 맞다가 죽을 수도 있다.
힘이 센 남자가 최강이다.
현대에 이르러서 지능이 낮으면, 먹고 살기가 힘들어졌다. 즉 이 말은 지능이 높은 남성은 돈도 잘 번다는 뜻도 된다. 최근 뇌과학 연구에 따르면, 지능은 IQ 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이 존재한다고 밝혀졌다. 신체 지능에서부터 시작해서 공감 지능까지 이해력뿐만 아니라, 타인의 기분을 파악할 수 있는 공감의 영역까지 확장됐다. 지능은 타고난다고 흔히들 착각하지만, 이는 오해이다. 지능은 후천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 왜냐면 뇌가 신경가소성이라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 신경가소성 - 나이가 들어도 신경 다발이 유연하게 적용하여 뇌의 발달을 돕는다는 뜻
뇌는 끊임없이 변한다. 성인이 돼서도 고착화되지 않는 유일한 장기가 바로 뇌이다. 뇌는 쓰면 쓸수록 기능이 상승한다. 즉 지능이 올라간다는 뜻이다. 타고난 지능이 있고, 그것을 무기로 개발하면 누구나 똑똑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남성은 자신의 능력을 키우는 데에 집중해야 한다. 그것은 곧 지능 개발로 이어진다.
운동은 지능 개발의 보조 수단일 뿐이다. 보디빌더 수준의 근육을 갖추려면, 헬스장에서 24시간 살아야 한다. 그럴 수 있는 남성은 적다. 아니면 타고난 신체 능력이 있어야 한다. 자신의 신체 능력이 그저 그렇다면 엄한데 시간을 낭비하지 말자. 평범한 남성은 몸보다는 지능을 키우는 게 생존에 더 유리하다. 이는 과거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다.
인간의 신체는 나약하다. 근육이 많아봤자 한낱 인간에 불과하다. 맹수 앞에서는 어떤 힘도 써보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 맹수 앞에서는 누구나 나약한 인간 남성일뿐이다. 그렇기에 맹수 앞에서 용감하게 맞서고 팀워크를 짜는 자가 리더가 된다. 이런 남성은 특별나게 신체적 능력이 뛰어나지 않다. 평균 수준의 몸을 가지고 정치력과 리더십을 내세워 무리의 우두머리가 된다.
즉 남성의 가치는 힘이 아닌, 지능과 리더십으로 결정된다는 말이다. 지능과 리더십은 권력으로 이어진다. 신체적 힘이 아닌, 똑똑한 지능을 가진 남성이 리더가 된다. 그 격투가의 말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이 세상에 그와 나밖에 없다면 말이다. 다만 나를 지켜주는 사람들과 집단이 있다면 어떻겠는가? 또한 내가 무기를 가졌다는 변수가 있다면 어떻겠는가? 사람을 때리는 일이 그렇게 쉽게 되겠는가?
현대 사회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애초에 똑똑한 지능을 가진 사람들이 설계한 사회이다. 그 격투가는 그 사회 시스템 덕분에 부자가 되었고 싸움만으로도 큰돈을 벌었다. 과거에 검투사를 보자. 그들은 노예였다. 그들은 그저 싸우다가 죽을 팔자였다. 하지만 현대는 어떤가? 선수라고 불리며 대접받는다. 인기가 많아지면, 큰돈도 벌 수 있다. 그래서 저런 말을 하는 걸 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 격투가의 말들을 좋아한다. 전부다 동의할 수는 없어도 가끔은 핵심을 찌르는 말을 자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똑똑한 남성이 아무런 힘도 없다는 그의 주장은 반박을 할 수밖에 없다.
신체적 능력은 타고나야 된다. 운동선수는 하늘이 점지해준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하지만 지능은 다르다. 누구나 노력하면 지능을 상승시키고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 지능을 개발하려는 노력은 가치가 있다. 꼭 훈련과 죽음을 각오하는 시합만이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국가, 군대, 경찰이 모두 폭력적인 집단이다. 그 폭력은 '우리'라는 바운더리를 지키기 위해 똑똑한 사람들이 설계한 국가 시스템이다. 우리는 그 시스템 덕분에 누구나 안전하게 살고 있지 않은가? 앞서 말했듯이 인간의 신체적 힘은 총, 칼 앞에서 무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