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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토닥 Aug 05. 2022

30살이 넘도록 가족과 함께 여름휴가를 떠나는 이유

조카들에게 보내는 편지


" 이번 휴가는 어디로 갈래?"




매년 여름 때마다 우리 가족은 어디로 여행을 갈지 상의한다. 이렇게 온 가족이 함께 여행을 다닌지도 4년이 넘었다. 정기 행사처럼 여행을 다니는 가족은 드물 것이다. 조카들이 태어나고 나서부터 이렇게 함께 여행을 다녔다. 나는 도련님 또는 삼촌으로써 여행을 따라다니고 있다.



나이가 30살이 넘어서도, 가족과 함께 여행을 다닌다면 의아해 할 수 도 있다. 누군가는 " 여자 친구 또는 친구들과 여행을 다녀야 되는 거 아니야?"라고 조심스레 물어볼 수 도 있다. 물론 맞는 말이다. 나 또한 매년 이렇게 가족과 함께 여행을 다닐지는 몰랐다. 하다 보니 이렇게 됐다. 다만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조카들을 위해서


가족과 떠나는 여름휴가는 편하다. 일단 내가 편하고 좋으니, 함께 휴가를 떠난다. 다만 깊은 마음속에는 조카들을 위한 마음도 있다. 조카들은 이제 6~7세 나이이다. 이 시절이 아니면, 조카들과 여행을 떠날 수 없다. 조카들이 나이를 먹으면, 가족보다는 친구들과 여행을 떠날 것이다. 그전에 조카들과의 추억을 잔뜩 쌓고 싶다.


내가 유난스럽게 조카들을 사랑하는 것은 맞다. 조카 자랑 대회가 있다면, 나는 우승을 차지할 자신이 있다. 그만큼 조카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왜냐면 나는 조카들을 어릴 때부터 돌보았기 때문이다. 주말이 되면, 일로 바쁜 형을 대신해 조카들을 돌봐주러 갔었다. 그때 잠시 일을 쉬는 중이었다. 그래서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두 아이를 사랑스럽게 키운 형수님이 제일 대단하지만, 나 또한 아이들이 크는데 힘을 보탰다. 그래서 더 애착이 가는지도 모르겠다. (형 또한 가족에게 충실한 멋진 가장이다)


그 애착 때문인지 나는 여름휴가 때마다 가족을 따라다니며, 조카들이 다치지 않게 신경 쓰고 있다.  6~7세면 한창 위험할 시기이기 때문에 나는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옛날에 여자 조카아이를 휴게소에서 잃어버린 적이 있었다. 다행히도 내가 조카를 찾아냈다. 만약 내가 휴가에 따라오지 않았다면, 그날은 즐거운 휴가에서 끔찍한 휴가로 바뀌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나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조카의 손을 꼭 잡고 가족이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또한 남자 조카아이가 지금 보다 어릴 때, 경사로를 갑자기 뛰어내려 간 적이 있었다. 밥을 먹고 나오는 도중에 돌발 행동을 한 것이다. 나는 자동차가 조카 쪽으로 빠르게 오는 것을 보았다. 순식간에 몸이 반응했고, 핸드폰이 바닥에 떨어져 박살 나는지도 모른 체 전력으로 뛰어갔다. 그 덕분에 조카를 안전하게 안을 수 있었다. 자동차도 위험했지만, 걷는 것도 미숙했던 아이가 경사로가 있는 아스팔트 위로 넘어졌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나는 그 순간들을 기억하면 아직도 가슴이 철렁하다.


가족이 함께 여행을 가면, 인원수가 많으니 정신이 산만해져 아이들을 신경 쓰지 못할 때도 많다. 그때 나는 항상 조카들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만약 조카들이 어느 정도 크게 된다면, 그때는 조금 마음을 놓고 여행을 따라다니지 않을 생각이다. 그전까지는 조카들을 안전하게 지키며, 행복한 추억을 듬뿍 쌓고 싶다.




인생 네 컷에서 온 가족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행복한

추억은 돈보다

가치가 높다


여행은 참으로 신비한 경험이다. 지루하고 힘든 일상을 벗어나 온전히 삶을 즐길 수 있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가족과 함께 하는 여행은 더 행복하다. 또한 조카들이 주는 순수한 기쁨은 각별하다.




" 삼촌 삼촌! 이것 봐봐"



아이들이 재롱을 피울 때마다 나는 행복감을 느낀다. 아이가 먼저 나를 안아줄 때, 나는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따뜻함을 느낀다. 조카들은 마치 사랑스러움을 의인화한 듯한 느낌을 준다. 내 조카들은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돈으로도 바꿀 수 없는 경험과 행복한 추억을 쌓는 중이다. 이런 경험들은 조카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빛을 발휘할 것이다.


나는 어릴 때, 여행을 다녀본 적이 없었다. 집이 가난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딜 가나 주눅이 들어있었다. 패밀리 레스토랑도 성인이 돼서 처음 가봤다. 친구들과 같이 간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어리바리하며, 식은땀을 흘리던 찐따가 바로 나였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비싸고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어봐야 한다는 말에 적극 동감한다. 그래야 주눅 들지 않고 어딜 가서나 당당할 수 있다. 내 조카들은 아마도 어디에서나 사랑받는 멋진 어른으로 성장할 것이다.  


그렇기에 내가 조카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며 얻는 추억들은 매우 가치가 높다. 또한 조카들이 주는 기쁨과 따뜻함은 돈으로도 살 수 없을 정도로 특별하다. 나는 아직 미혼이지만, 아이가 주는 따뜻함과 기쁨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나는 매년 여름휴가를 가족과 함께 보낸다. 조카들이 어른이 됐을 때, 삼촌과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했던 추억들을 떠올리며 웃는 날을 상상해본다.


아이들이 전부 기억할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추억의 파편들이 조카들 안에 존재할 것이다. 그 파편들이 쌓이고 쌓여 조카들을 단단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미래의 조카들에게

보내는 편지


조카들이 조금 더 크면, 세상에 맞설 시기가 온다. 분명 다치고 상처 입을 것이다. 그러나 조카들 뒤에는 항상 가족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언제든지 쉬어갈 수 있는 안전 기지가 있다는 것을 이 글을 통해 말하고 싶었다. 내가 서른 살이 넘도록 가족여행을 따라다니는 이유는 나를 위하는 것도 있지만, 조카들을 위함도 있다. 나는 글을 쓰는 재주가 있다. 그 재능을 이용해 조카들과 함께한 추억들을 상세하게 글로 남긴다. 내 블로그에 기록된 사진과 글을 통해 너희(조카)들이 얼마나 사랑받는 존재였는지 기억하길 바란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다칠 수도 있고 넘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너희(조카)는 언제나 행복을 주는 존재였다는 것을 다시금 기억하길 바란다. 너희는 살면서 자존감이 낮아질 수 도 있고, 자기 연민에 빠질 수도 있다. 그럴 때마다 이 글을 통해 너희의 존재 자체가 기쁨이었음을 기억해 주길 바란다. 내년에 남자아이는 초등학생이 된다.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친구 관계도 복잡해지고 때로는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글을 통해 알아주었으면 한다.


너희 뒤에는 항상 가족이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다쳐도, 힘들어도 가족의 품에서 쉬다가 다시 일어서면 된다는 사실을 알아주길 바란다. 힘든 일이 있다면, 부모님(형, 형수님)에게 먼저 말하기 바란다. 그래서 나는 너희들을 위해 삼촌으로서 글을 쓰고 있다. 조카들에게 받은 사랑을 보답하기 위해서다. 힘든 일이 있다면, 혼자 끙끙 앓지 말고 가족에게 의지하길 바란다. 우리도 그랬고 너희도 그랬으면 좋겠다. 가족은 너희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할아버지, 할머니, 삼촌 또한 너희 가족이다. 여자 조카아이는 대뜸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 우리는 모두 소중한 가족이야~"




맞다. 너는 겨우 5살인데도 이미 진리를 깨우친 아이처럼 말했다. 우리 모두는 소중한 가족이다. 그렇기에 가족은 너희를 지키기 위해서 모든 할 것이다. 가족은 그런 의미를 가진다. 너희는 힘들 때마다 가족의 품으로 돌아와 쉬면 된다. 그리고 다시 일어나 세상에 너희를 표현하면 된다. 너희가 가진 사랑스러움을 숨기지 말고 표현하길 바란다. 그리고 너희가 부자가 되어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어주길 바란다. 삼촌은 언제나 조카들을 응원한다.


봄날의 햇살 같은 조카




이번 휴가는 워터파크에 다녀왔다


여름 가족 여행, 4년의 기록



사랑은 가장 가까운 사람을
 돌보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 마더 테레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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