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토닥 Aug 17. 2022

상대를 조종하는 법

가스 라이팅?

상대의 관심사를 파악하라. 그리고
그것을 자신이 가지고 있다고 말해라




'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이라는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가르침이었다. 상대를 먼저 파악하고 원하는 것을 제공한다. 이는 아주 쉽게 상대를 조종하는 방법이다. '조종'이라는 단어가 거북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인간의 무의식과 의식을 조종하여 돌아간다는 사실을 아는가? 우리가 믿고 따르는 모든 이론과 사상들이 인간을 효율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장치라는 뜻이다.



그렇기에 남을 조종하는 일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크게는 국가가 좁게는 친구, 애인, 가족이 비일비재하게 당신을 조종한다는 뜻이다. 당신을 조종하려는 악을 거부하고 역으로 당신이 타인을 조종하기를 바란다. 또한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끔은 조종당하는 것을 허락하기를 바란다. 인간은 불완전하다. 하여 서로를 보완하고 원하는 것을 채워주는 것이 이상적이다. 조종하면서도 조종당하라. 그것은 당신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준다.  




사람은 바꿀 수 없다

바꿀 수 있는 것은 환경뿐이다


사람은 바꿀 수 없다. 왜냐하면 인간은 누구나 강력한 방어 심리 기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방어 기제를 우리는 '에고' 또는 '자아'라고 부른다. 자아는 당신을 지켜주는 거대한 존재이다. 자아가 무너지면, 인간은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또는 자해를 하거나 일말의 의욕조차 잃어버린다. 그래서 에고 또는 자아는 강해질 수밖에 없다. 누군가가 당신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뜻은 '자아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뜻도 된다.



당신이 상대에게 원하는 행동이 있고 얻고 싶은 게 있다면, 상대를 바꾸는 전략은 대개 실패한다. 상대는 바뀌지 않을 것이며, 바뀐다 하더라도 결과는 썩 좋지 못할 것이다. 가장 현명한 방법은 환경을 바꾸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남자 화장실 소변기의 파리 그림이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스키폴 공항 화장실에서 처음으로 시작돼 세계 각국으로 퍼졌다. 우리나라 공중 화장실에도 파리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로 인해 발생한 효과는 '청결'이었다. 남성들은 본능적으로 오줌을 파리 그림에 쏘아 부었다. 그러자 사방으로 튀는 오줌을 막았던 것이다.



소변기에 파리 그림





타인의 조종에

당하지 말자


당신을 조종하는 마수와 보이지 않는 손을 이해하려면 4가지 심리 편향을 이해해야 한다. 이 편향들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으며, 이것들을 이용하여 타인의 행동을 조종할 수 있다. 하나씩 알아보자.



1. 기준점 편향 - 높은 기준점을 제시한다면, 그 기준점부터 시작하려는 심리


2. 가용성 편향 - 모르는 건 저평가하려는 심리


3. 대표성 편향 - 모두가 신뢰하는 것을 믿으려는 고정관념


4. 손실 회피 편향 - 손실을 두려워하는 심리





1. 기준점 편향 ( 높은 기준점을 제시한다 )


인간은 기준점 편향을 가지고 있다. 인간의 인식 체계는 상대적 기준에 의해 결정된다. 그래서 사회 통념이 강력한 힘을 가지는 것이다. 기준점이 높다면, 낮은 기준은 무가치하다고 여기는 심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는 흔하게 우리 주변에서도 볼 수 있는 편향이다.



예시)

마트의 1+1 할인 정책

- 높은 가격대를 설정하고 할인이라고 홍보한다. 하지만 원래 가격대로 파는 것이다.


중고 거래 / 수산물 시장

- 높은 가격을 제시한다. 그 후에 협상을 통해 가격을 깎아주는 척 하지만,  원래 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2. 가용성 편향 ( 내가 모르는 건 가치가 없다 )


우리 부모님은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면 항상 하시던 말씀이 있었다. " 그거 사기 아니야? 그거 짝퉁 아니야? 제대로 된 물건 맞아?"였다. 부모님은 물건을 보고 만지고 사야 제대로 된 쇼핑이라고 생각하셨다. 인터넷 쇼핑에서 구입하는 물건은 무가치하다고 여기신 것이다.



가용성 편향은 자신이 모르는 것을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는 심리적 오류이다. 자신이 잘 모르기 때문에 고집을 부리고 마음의 벽부터 세우는 것이다. 강한 자아를 가질수록 가용성 편향은 크게 작용한다. 기업들은 사람들의 마음을 허물기 위해 노력한다. 그 노력 중 하나가 '익숙함'이다. 기업들이 주야장천 광고를 하는 것도 가용성 편향을 낮추기 위함이다. 광고가 반복될수록 사람들은 브랜드와 기업을 신뢰한다.



다시 우리 부모님 이야기로 돌아와 보자. 우리 부모님도 최근에 변화가 생기셨다. 지금은 물건을 항상 인터넷으로 쇼핑하신다. 놀라운 변화이다.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는 것이 더 좋다는 경험이 축적된 결과이다. 이제 인터넷 쇼핑은 부모님에게 가용성 편향이 적용되지 않는다. 사고 싶으신 물건이 있으면, 인터넷에 찾아보고 구매하신다. 가용성 편향은 반복되고 지속되는 긍정적인 경험에 무너진다.




3. 대표성 편향 ( 익숙한 것이 신뢰를 얻는다 )


우리가 고민하지 않고 구매하는 것이 있다면, 브랜드가 확실한 제품일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애플' 이 있겠다. 애플의 충성 고객은 종교단체를 연상시킨다. 그들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애플 제품을 사들인다. 이런 현상이 가능한 이유는 애플의 기술과 대표성이 있기 때문이다.



" 애플의 제품은 고사양이며, 디자인이 예쁘다 "라는 고정관념이 있다는 것이다. 처음 에어팟이 나왔을 때 대중들의 반응은 심드렁했다. " 저거 콩나물 아니야?"라고 놀림까지 받았다. 하지만 지금의 에어팟 콩나물은 애플의 고유 가치가 되었다.



대표성 편향은 강력한 힘을 가진다. 연예인, 인플루언서, 사업가가 돈을 많이 버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 번 자리 잡은 고정관념은 쉽사리 없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브랜딩과 포지셔닝이 중요한 것이다. 당신의 대표성은 무엇인가? 사람들에게 어떤 대표성 편향으로 자리 잡고 싶은가? 한 번 자리 잡은 브랜딩은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4. 손실 회피 편향 ( 피해 입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한다 )


인간은 손실을 매우 싫어한다. 80% 확률로 죽을 수 있다는 수술에 당신은 동의를 할 것인가? 아마도 수술 동의서에 싸인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말을 살짝만 바꿔보자. 20% 확률로 산다고 제안하는 것이다. 손실의 관점에서 이득의 관점으로 말을 바꾸는 것이다.



" 수술을 해서 200분이 사셨습니다. "라고 말하는 것이다. 어떤가? 저 숫자가 많을수록 효과는 배가 된다. 실제로는 1000명이 수술해서 800명이 사망했지만 말이다.



이 편향을 이용하여 광고 문구에 손실을 언급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을 체험하거나 구입하지 않으면, 손실을 보게 된다고 불안감을 유발하는 것이다. 이는 매우 효과적인 마케팅 기법이다. 다만 너무 남발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어그로만 끌고 제대로 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시장에서 매장당한다. 사람들의 불안감을 건드리는 자극적인 문구가 처음에는 효과가 있을지언정 멀리 내다봤을 때는 좋지 못하다.



자극적인 손실을 자주 언급하는 유튜버나 기업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이는 사람들의 불안감을 이용하려는 못된 마음이 밑바탕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극적인 문구만 사용하는 유튜버나 기업들은 대체로 상품이나 서비스가 쓰레기인 경우가 많다. 왜냐면 그들은 상품과 서비스를 개선하려는 힘든 노력을 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자극적인 문구로 사람들을 모으고 치고 빠지는 전략을 쓰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손실 회피 편향을 알고 있다면, 어그로나 자극적인 광고의 함정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강요는 불필요하다

자신부터 바꾸자


타인은 바꿀 수 없다. 슬쩍 환경만 조성할 뿐이다. 행동을 강요할 수도 없다. 우리는 그저 기다릴 뿐이다. 저 위에 심리 편향을 설명한 이유는 사람을 조종하라는 뜻이 아니다. 당하지 말라는 뜻으로 글을 썼다. 즉 상대를 조종하는 법은 따로 있다는 것이다.



" 줄게 많은 사람이 돼라."




만약 당신이 높은 가치를 지닌 사람이라면, 원하는 것을 얻고 상대 또한 조종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 조종이 아니라 행동을 유도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상대를 원하는 방향으로 안내를 하는 것뿐이다. 사실 조종보다는 행동을 유도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이끈다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가치가 높은 사람은 여기저기서 찾는다. 그리고 많은 혜택을 누린다. 줄게 많은 사람은 타인의 행동을 유도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진다.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어떤 방향으로든지 사람들을 이끌 수 있다. 그렇기에 진정으로 타인에게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다면,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하고 인내로 실력을 쌓고 가치가 높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사람은 바꿀 수 없다. 하지만 환경을 바꾸어 행동을 유도할 수는 있다. 그리고 설계된 제안은 의미 있는 효과를 낸다. 하지만 정작 본인이 아무것도 내어줄 게 없고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면, 어떤 심리적 기술들도 쓸모가 없어진다. 일단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만한 능력을 개발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타인에게 영향력을 발휘하려면,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자신부터 바꿔야 한다. 가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야 말로 상대를 원하는 방향으로 조종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의 삶이 재미없는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