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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토닥 Jan 03. 2023

너무 열심히 살 필요가 있을까?

인생에 정답은 없다

아는 형이 있었다. 그 형은 직업적으로도 성공했다. 그러나 더 크게 일을 벌이지 않았다. 나는 궁금했다. 어째서 커리어를 쌓지 않을까? 왜 더 노력하지 않을까?


나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형에게 물었다. 형은 더 노력하면, 사업도 할 수 있고 큰돈을 벌 수 있을 거 같은데 왜 안 해요? 형은 그러자 의아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더니 잠시 생각하기 위해 눈을 위로 치켜떴다.


" 음... 나는 별로 더 열심히 살고 싶지 않은데?"


"왜요?"


"뭐가 왜야 임뫄! 더 일해서 돈 벌면, 그게 좋냐? 그 시간에 여행을 가는 게 훨씬 낫지"


나는 어안이 벙벙했다. 그도 그럴 것이 형은 지금도 돈벌이가 괜찮았다. 큰 욕심을 내는 것보다는 현재 소득에 만족하면서 살겠다는 것이다.


"어? 생각해보니깐 그렇네"


" 그래. 너도 너무 그렇게 아등바등 살 필요 없어. 그냥 너 먹고 살만큼만 벌어라! 만약 결혼을 한다면 더 벌어야겠지만, 크게 차이는 없을 거다. "


형과의 대화는 참으로 묘했다. 정말 형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굳이 죽도록 일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말이 자동으로 튀어나왔다.


형과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하늘을 문득 올려다보았다. 별이 드문드문 보이고 밝게 빛나고 있었다. 추위가 매섭게 몰아쳤지만 마음은 포근해졌다.


" 쫓기듯 살 필요가 없다."


나는 이 문장을 가슴에 새기고 총총걸음으로 집으로 향했다.






이 이야기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이 하나 있다. 바로 여유로운 삶의 태도이다. 우리가 조급해지는 이유는 결과를 빠르게 얻고 싶거나, 욕심이 과해질 때이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을 괴롭힌다. 그 일이 행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인걸 알면서도 빠져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돈을 더 벌 수 있어서? 아니면 귀찮으니깐? 성공하려고 이유도 가지각색이다. 자신을 학대하면서 얻어내는 성과가 큰 의미가 있을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몇 년 동안 스스로를 괴롭히면서 살아왔다. 그런데 최근에 생각이 바뀌었다.


"열심히 사는 건 좋은데, 이게 무슨 의미가 있지?"


이런 현타가 온 것이다. 오해는 하지 말자. 게을러지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자신이 진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심사숙고를 해봐야 한다는 뜻이다.



성공의 기준은

내가 정한다


사람마다 원하는 성공의 크기는 차이가 있다. 누구는 작은 성공에도 만족하지만 어떤 이는 그렇지 못한다. 나는 전자가 훨씬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행복은 만족하는 사람에게 언제나 미소를 짓고 있다. 차를 샀다고 해보자. 만약 A라는 사람이 경차를 샀다. 아주 만족해한다. A는 경차가 가지는 장점들만 생각한다. 주차편의, 세금혜택, 연비, 경제적 용이 등 이런 장점들만 생각한다.  


B라는 사람도 경차를 샀다. 그런데 불만족스러워한다. 너무 작고 볼품없다. 남들이 어떻게 바라보는지만 생각한다. 그리고 B는 결국 경차를 헐값에 팔아버리고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차를 재구입한다. 하지만 그 차조차 금방 애정이 식어버린다. A와 B 중에 누가 더 행복해지겠는가? 당연히 A가 훨씬 나은 생활을 하게 될 것이고 행복한 삶을 살게 된다.


성공의 기준점은 스스로가 정한다. 성공의 주관적 만족도는 행복과 연관이 깊다. 행복은 그야말로 주관적인 감정이다. 그렇기에 남들이 원하는 욕망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욕망을 알고 있어야 한다. 인간의 취향은 다양하다. 만약 소소한 일에도 감동하고 만족하는 타입이라면, 크게 성공할 필요가 있을까? 오히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게 훨씬 행복하지 않을까? 또는 큰 성공에만 만족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오히려 이런 사람은 불행에 근접해 있다. 왜냐면 큰 성공 뒤에도 끊임없이 더 큰 성공을 바라기 때문이다.



세상의 기준은

바로 나이다


나는 3년 동안 아무도 만나지 않을 때가 있었다. 여행도 1년에 한두 번 부모님과 다녔다. 친구도 만나지 않았다. 일과 집만 왕복하며, 자기 계발에만 몰두했다. 분명 의미가 있었고 성장의 계기가 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 이 짓을 언제까지 해야 되지?" 나는 고민에 빠졌다.


이게 내가 정말 원하는 삶인지 고민에 빠진 것이다. 잘 생각해보니 아니었다. 유튜브에서 또는 책에서 이렇게 해야 성공한다는 막연한 가르침을 생각 없이 따라한 것에 불과했다. 내 것이 아니었다. 그러니 마음이 조급해졌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이 덮쳐왔다. 나는 위험을 감지했다. 이렇게 살다가는 허망해질게 뻔했다. 어느 날 전 신사임당이었던 주언규 PD의 영상을 보게 되었다. 그도 4년 동안 저축만 하면서 살아왔고 5천만 원을 모으는 날 허무함에 빠졌다고 고백했다.


" 사람도 안 만나고 저축하고 일정 예산 안에서만 움직이는 삶을 살았어요. 그 돈을 모았는데, 내 인생을 바쳐서 5천만 원을 모았어요. 근데 뭐해요 이걸로? 할 게 없는 거예요. 그때 정말 허망했죠. "


  - 전 신사임당 -


주언규 PD는 저축하는 습관을 지키되 배움에도 투자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돈을 아끼는 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깨달은 것이다. 나 또한 일만 하면서 사람을 피하고 사는 일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성장하기 위해 밖으로 뛰쳐나갈 용기가 필요했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다양한 직종에 있는 분들과 만나고 소통했다. 그러자 조금씩 마음이 안정되어 갔다. 그리고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점차 깨닫고 있는 중이다. 나는 엄청난 부자가 아닌, 훌륭한 작가가 되고 싶다. 내 가족을 지키고 넉넉한 인정을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목표이다. 돈은 중요하지만 우선순위가 아니다. 나의 우선순위는 바로 '사람'이다. 이제는 인정해야만 했다.


나는 사람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당신은 무엇을 사랑하는가? 당신이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가? 타인의 욕망인가? 아니면, 자신의 욕망인가? 당신이 만약 번아웃이 왔다면, 잠시 멈춰 서서 생각해봐야 한다.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삶이 어떤 모습인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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