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장
어느 순간부터 청년은 사람을 만나는 일이 편치 않았다. 사람들을 만나도 왠지 모르게 무시당한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마치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청년을 싫어한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게다가 청년은 현자와의 만남 이후에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고, 힘들게 취직하더라도 금방 그만두기 일쑤였다. 청년은 현자와의 대화에서 무언가 깨달았다고 느꼈으나, 현실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욱 힘들어지고, 비참해졌다. 이 순간 청년은 생각했다.
'선생님의 말씀은 공상에 가까운 헛소리다.'라고 말이다. 청년은 분노에 사로잡혀 며칠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억울한 마음에서 분노가 치밀어 올랐던 것이다. 마음이 요동치고 끊임없이 부서졌다. 청년은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요만큼도 고통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사실에 배신감이 들었던 것이다. 청년의 영혼은 조금씩 무너지고 있었다.
이 사실을 알아챈 듯, 오랜만에 현자에게서 연락이 왔다. 청년은 현자를 만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현자의 말이 틀렸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다.
며칠 뒤, 늦은 오후였다. 해가 완전히 지기 전, 이 세상이 가장 아름답고 다채롭게 물드는 시간이었다. 청년은 약속 장소로 향했다. 현자의 심리 상담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장소였다. 그곳은 퇴근길 인파가 뒤엉켜 흐르고, 산만했으며, 차의 경적소리와 사람들의 목소리가 아울러져, 시끄럽게 울려 퍼지는 시장통 같은 골목이었다.
청년은 미간을 찌푸린 채 약속 장소인 작은 선술집 앞에 멈춰 섰다. 가게 안은 시큼한 술 냄새, 달짝지근한 안주의 향과 사람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현자는 가게 앞 노상 테이블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의 물결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청년이 다가가 거칠게 의자를 빼고 앉았지만, 현자는 여전히 시선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고정한 채였다.
얼마간의 정적이 있었다. 청년은 힘들게 입을 열었다.
" 선생님의 말씀대로 희망을 가지고 살아보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제 삶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사실 오늘 선생님을 만나러 온 이유는, 선생님의 말씀이 틀렸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서입니다. "
" 자네 맥주 한 잔 마시겠나? "
뜬금없이 현자는 청년에게 맥주를 권했다. 현자는 이미 청년의 혼란스러운 감정을 알아챈 듯싶었다. 그리고 분위기를 풀기 위해 가벼운 근황만을 이야기하였다. 그렇게 몇 잔 정도 더 마시자, 청년의 마음이 어느 정도 누그러졌다.
그런데 근처 테이블에서 찢어지는 듯한 고함이 터져 나왔다.
" 야 사장 나오라 그래!"
잔뜩 취해 눈이 풀린 사내가 어린 아르바이트생에게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따지고 묻고 있었다. 사내는 시뻘건 눈으로 직원을 노려보며, 반말과 비속어를 쏟아냈다. 주변 손님들은 눈살을 찌푸리며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직원은 어쩔 줄 몰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보던 청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선생님 보십시오. 제 삶에도 저런 무례한 인간들로 가득합니다. 오물을 뒤집어쓰면서 머리를 억지로 숙여야 하는 저 어린 친구의 삶에 정말로 희망이 있습니까? 저는 선생님과의 대화에서 무언가 깨달음을 얻었다고 착각했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이 세상에는 무례한 인간들로 가득 찼고, 저는 도저히 희망을 찾을 수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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