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에서 월요일이 되기까지

새벽에 한 번 깨면 다시 잘 수 없어 괴로운 그 시간

by 형통한

불금이라는 말이 와닿지 않은지는 오래되었지만

금요일이면 뭐해. 주말만 지나면 또다시 월요일인데

라는 생각에 벌써부터 남은 50여시간이 촉박하게 느껴집니다. 보통은 금요일이 되면 그래도 금요일이라며한 주 잘 버텼다는 생각에 에너지가 다시 채워지는지 너나할 것 없이 즐거워보이는데, 아니 어쩌면 과거의 어느 때엔 매일이 금요일인 것처럼 긍정의 힘이 넘치는 그야말로 인간 비타민이었는데… 진 빠지게 출퇴근을 해내느라 힘들었던 것인지 월요 공포증이 미리 찾아온 것인지 그저 앞이 뿌옇고 귀가 먹먹합니다. 이젠 비타민 복용이 필요할 정도겠습니다. 떡볶이를 먹으면 정신이 날까 싶어 급히 배달을 시켜 먹어봤지만 체끼만이 남아 자괴감까지도 듭니다.


혹시 너무 정신없이 달린 것이라면 휴식을 줘야할 것같아 토요일은 그저 누워만 있었습니다. 그런데 더 무기력해집니다. 일요일은 그럼 나가볼까. 쇼핑을 하면 기분이 좋아지겠지. 주말은 웃고 떠들어야하는데 지친모습이 가족들에게 긍정의 힘을 줄리가 없기에 분위기를 전환하려 나가 보았지만 미세한 어지러움과 멍한 귀는 이제 가슴마저 답답하게 하였습니다. 체력이 앙 되는지, 더위를 먹은 것인지 모릅니다. 주어진 시간에 해볼 수 있는 걸 다 해보았는데 안되니 속상하여 표정도 말투도 모든 게 퉁명스러워지는 자신이 더욱 싫습니다. 더위에 지친 척 돌아와 정신을 차려보려 빙수를 시켜 먹어보지만 무언가에 대해 알 수 없는 불안함에 떠는 마음이 더해졌는지 추위에 오들오들 떨다 어느 새 잠들었습니다.


그리고 새벽 3시, 5시, 월요일 출근을 앞두고 자꾸만 깹니다. 이제 잠들면 못 일어날 수도 있다는 걱정이 무색하게 잠도 오지 않습니다. 30분만 달콤하게 자고 싶은데… 더 못 다닐 것 같다고 길어야 연말이라고 허공에 협박하며 몸을 일으킵니다. 비는 또 왜 와서 교통 체증을 유발하는지 야속한데다가 늦을까봐 심장이 콩닥거리면서도 정신은 멍하여 백미러에 비친 얼굴이 온갖 표정을 담고 있는데도 초라하기 그지 없습니다.


금, 토, 일, 어느 하루 제대로 된 휴일을 보내지 못한 채로 결국 지각의 월요일 아침 문을 엽니다. 지옥문을 연 것이지요. 이 기분은 지각해본사람만 알 것입니다. 아무도 못봤나 하는 기적같은 기대를 하면서도 한 소리 들을까 긴장하고 아무렇지 않은 척 빨리 일을 시작하는 모습 등을 한 번에 해내는 것은 감정소모가 큽니다. 이번 한 주가 또 길겠다 걱정하면서도 이왕 이렇게 된 것이니 더 최악이 있겠나 잘 지내보자 타협합니다. 기대하는 월요일보다 실망하는 월요일이 어쩌면 더 이득이겠다고 자포자기 대신 원영적 사고에 편승해보겠습니다. 모두 힘내세요. 10월 연휴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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