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 독서교육을 손쉽게 접근하는 방법 세 가지!
아이러니하게도 15년 넘게 아이들 독서와 글쓰기 교육을 연구하고 실행해 온 사람으로서 이제 초 4학년이 된 우리 아이 독서교육에 대한 고민은 늘 하고 있습니다.
왜 독서교육전공자인데도 엄마표 독서가 어려운지 간단하게 이야기하고 여기서 끝나면 하소연만 되는 거잖아요. 하소연 후, 어떻게 하면 우리가 좀 더 단순하면서도 쉽게 엄마표 독서에 조금이나마 접근할 수 있는지 제 팁을 풀어 드릴까 합니다.
먼저, 제 경우 엄마표 독서가 어려웠던 이유는요.
아이가 거부했어요. 엄마는 놀아주고 안아주고 밥 주고 으쌰으쌰 힘을 돋워 주는 존재라는 거죠. 그런데 갑자기 ~ 읽어보자, ~ 적어 보자. ~ 말해 보자 하니 싫은 거예요. 제 아이는 고집스럽고 예민한 성향이 강해서 조금이라도 "학습"의 요소가 들어가면 저를 밀어냈어요. 뭘 할 수가 없는 거예요. 요즘 이런 아이들이 더 많은 것 같아 공감하시는 분도 있으시죠?
두 번째는 정보와 재료가 너무 많아요. 몇 년 전부터 <문해력>이 핫한 키워드가 되면서 시중에 나온 문해력 관련 교재도 너무 많고요. 독서토론이 중요하다, 다독이 중요하다, 공부머리를 만들기 위한 독서교육은 이렇게 해야 한다 등의 정보과잉으로 선택의 어려움이 있어요.
마지막으로 어느 시기에 무엇에 중점을 두고 독서교육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거죠. 초등을 기준으로 저학년, 중학년, 고학년 시기마다 독서교육의 방향과 중점 목표가 다른데 알 수가 없는 거죠. 고민하고 취사선택하고 적용하려고 하면 아이가 또 학년이 올라가요. 그러면 다시 도돌이표가 되는 겁니다. 이러니 엄마표 독서 교육을 해야지 해야지 하다가 아이가 초등학년이 끝나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저는 이 세 가지 난제를 두고 다방면으로 접근해서 고민하고 팁을 만들어 보았어요. 이건 제게도 필요한 부분이라 공감하시는 분들은 참고하세요~
1. 독서 교육을 하는 게 아니라 독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독서교육을 제대로 하려면 품이 많이 듭니다. 좋은 책을 선정하고 분석하고 활동지를 구성하고 제공하는 것까지. 독서지도사가 하는 일이잖아요. 그렇다고 단순하게 접근하려고 해도 어쨌든 부모가 가르치려고 할 때는 부모의 시간까지 다 투자되어야 하는 일이에요.
지치고 힘든 어른에겐 진짜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가치가 있는 일이라 할지라도) 어쨌든 제가 생각하는 손쉬운 엄마표 독서교육은 엄마가 독서지도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엄마는 독서환경설계자가 되어야 합니다.
독서환경설계자란? (제가 만든 용어이지만~^^)
-좋은 책을 적재적소에 제공하는 것
-도서관이나 책과 관련된 환경에 노출시키는 것
-집에 읽을 만한 책을 항상 눈에 띄게 보이게 하는 것
-부모가 책을 읽는 모습을 보이는 것
-책 읽기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
-읽기는 정말 필요하고 좋은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
그러니, 아이 주변에 책을 펼쳐 두세요.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 책만큼은 미니멀리즘이 아니라 맥시멈리즘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적재적소의 책을 아이 눈에 띄게 비치하셔야 합니다.
사람은 환경의 제약에 받습니다. 또한 환경 세팅으로 영향을 받기도 하지요. 이게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넛지'의 적용이기도 합니다. 넛지란? 옆구리를 찌르다는 개념으로 부드러운 개입으로 사람을 변화시키는 개념이거든요.
책 좀 읽어!!
이건 넛지가 아닙니다. 잔소리죠. (누구나 잔소리는 싫어합니다.)
넛지는 그저 아이 주변의 환경을 바꿔서 아이도 반항하지 않고 "어? 이게 무슨 책이지? 한 번 볼까?" 이렇게 만드는 환경설계의 힘입니다.
그러니 오늘부터 독서환경설계자가 되세요~ (더 좋은 팁이 생기면 공유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환경을 세팅했더니 아이가 책을 읽었어요.라는 제보, 댓글로 환영합니다.)
2. 초등을 기준으로 각 학년별 핵심 독서 과제를 기억해라.
경제학에서 이런 말이 있습니다
"선택지가 너무 많으면 소비자는 선택하지 않는 선택을 한다."
이게 독서교육에서도 적용이 됩니다. 아이 독서교육을 시켜야겠다고 마음먹고 정보를 서치 하는 순간 우리는 독서교육 블랙홀에 빠집니다.
결국에는 "아, 엄마표 독서교육은 어렵다. 그냥 학원에 보내자!" 이런 마음이 드는 거죠. 저도 그랬으니까요.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최대한 선택지를 단순화시키는 것입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아이의 독서교육에서 핵심 목표를 선정해서 나머지는 다 가지치기를 하시라는 말씀입니다.
그렇다면 아이 독서교육의 핵심 목표가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독서교육은 꼭 아셔야 합니다. 철저한 개별화 교육입니다. 내 아이에 맞는 맞춤형 교육이어어야 한다는 거죠. 이 말씀을 먼저 드리는 이유는 제가 초등 학년별 독서 핵심 목표를 말씀드릴 거예요. (이건 제가 연구하고 취사 선택해서 단순화시킨 거예요)
그런데 이게 모든 아이에게 적합하다는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초 1의 핵심 목표가 초 3 우리 아이의 핵심 목표가 될 수도 있는 거니깐 꼭 우리 아이의 상황에 맞게 보시라는 뜻입니다.
- 초 1-2학년의 독서 핵심 목표 : 책에 대한 흥미(즐거움, 아! 책을 정말 재미있는 거구나!)와 읽기 유창성
- 초 3-4학년의 독서 핵심 목표 : 다양한 책 읽기와 제대로 책 읽기
-초 5-6학년의 독서 핵심 목표 : 독서토론하기(비판적 사고 키우기), 나만의 주제 독서하기
--> 학년별 독서 핵심 목표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자세하게 드리겠습니다.
여기에 대한 팁을 좀 더 나눠 드리자면, 현재 우리가 몇 학년이 되는지 생각해 보세요.
저를 예를 들어 말씀드리자면, 제 아이는 4학년이 됩니다. 여자 아이고요. 이 아이가 올해 4학년을 보내면서 독서교육에서 어떤 핵심 목표가 필요할까 생각해 봤더니 저는 "제대로 책 읽기"였어요. 유창성이 발달하면서 아이가 책을 건성으로 읽더라고요. 약간 허세를 부리면 "엄마, 책 다 읽었어요!" 이렇게 하면서요. 그걸 지켜보면서 "아, 이 녀석이 제대로 책을 읽는 법이 필요하겠구나."라는 걸 간파했어요.
요게 엄마표 독서의 핵심입니다.
제 아이를 파악하는 일입니다. 이건 학교 선생님도 학원 선생님도 잘 모를 수 있어요. 옆에서 오랜동안 마치 인류학자가 인디언 부족 사회에 직접 참여하면서 관찰해서 해답을 찾는 것처럼. 내 아이를 한 번 째려보면서 몇 달 관찰해 보세요. 우리 아이가 어떻게 책을 읽고,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캐치할 수 있습니다. 캐치만 된다면(문제를 파악했으니) 그 해답은 엄마의 힘이든 사교육의 힘이든 메꿀 수 있다고 합니다.
3. 함께 해라.
진짜 이런 팁은 안 드리고 싶었는데요. 아이 교육을 하라고 하면 뭐든지 함께 하라는 말이 많잖아요. 그래서 망설였지만 이만큼 강력한 팁이 없어서 말씀드립니다.
아이가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같이 읽고 같이 하셔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거울 뉴런이라는 게 있어요. 거울 뉴런은 다른 사람의 모습을 보고 자신의 뇌에서 거울을 비추는 것처럼 따라 하고 공감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아이는 부모의 그림자란 말과 동일시 되는 말입니다.
부모로서 저는 이 말이 너~~ 무 부담이 돼서 한 때는 참으로 거부하고 다녔습니다. 하지만 관련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이 말은 진심이구나라는 걸 느낍니다.
성공의 새 역사를 쓴 <그릿>의 저자 앤절라 더크워스는 "그릿을 가진(투지력이 강한) 아이로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에 대해 이렇게 답했습니다. "부모의 그릿을 키우세요. 그게 정답입니다."라고요.
아, 슬프지만 완답이네요.
그러니, 엄마표 독서교육을 성공하고 싶다면 부모가 책을 읽길 바랍니다. 그래서 제가 하는 방법은 아이와 함께 한 달에 1권만이라도 <온 책 읽기>를 해 보시라는 겁니다.
한 달에 1권이에요. 부담 없이 접근해야 성공할 수 있거든요. 총 12달... 아이와 함께 12권의 온 책 읽기, 올해 한 번 도전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