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쓰다보면 프로젝트 13

'나투자법'의 치명적 실수

by 책꿈샘 김지원

* '매일쓰다보면 프로젝트'는 매일 브런치에 한 편의 글을 쓰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1차 목표는 11월 30일까지입니다. (최종 목표는 12월 말!!)



30대가 되자, 10년 동안 정신 차리고 살아가야 할 문구가 필요했습니다. 이런저런 책을 읽어도 그닥 저에게 감흥을 주지 못했는데요.


그러다가,


저처럼 직장인이면서도 제가 좋아하는 '변화'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는 분의 책을 읽었습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제가 참 좋아하는 고 구본형 작가입니다.


그분이 쓴 글 중에서 이런 문구가 있었어요.


40대까지 나에게 투자하라!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어떤 분야도 자신 없던 저로서는 '나에게 투자하라'는 이 조언은 최고의 신생 투자법처럼 느껴졌어요.


이른바 "나투자법"


이를 모토로 10년간 수련하듯이 갈고닦자라는 마음으로 살았어요. 그러니 배움에 있어 돈이든 시간이든 체력이든 아끼지 말자는 마음이었죠.


이런 상태로 덤비니, 제 한 달 스케줄이 세미나, 독서모임, 연수, 학원 등으로 꽉 찼어요. 그리고 남들이 굳이 그 비싸고? 어려운 곳에 왜 가냐고 말렸던 사립 대학원도 덜컥 신청했죠.



무엇이든 많이 배우고 읽고 또 배우는 시기였죠.


서른에 시작한 단련의 장이, 36살 12월에 출산을 끝으로 기약 없는 소강상태로 들어갔지만 곧 아이가 돌 무렵, 아예 온라인으로 옮겨 저랑 비슷한 육아맘 공부 모임을 만들었고. 그렇게 사십까지 달렸습니다.


40대 중반이 된 지금,


꽤 긴 장기투자였던 '나투자법'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늘 배워야 한다! 는 마음이 누구보다 강한 저로서는 요즘도 주변 사람들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어요.


"선생님 옆에 있으면 늘 자극이 돼요!"


"항상 내가 잘못한 거, 누가 나한테 잘못한 거... 자꾸 과거에만 집착하고 살았는데 나도 너처럼 앞날을 꿈꾸면서 살 거야!"


손발이 오그라드는 이야기지만 그래도 주변 사람들에게 종합 영양제 같은 사람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다만, 이 장기투자에서 제가 치명적으로 실수를 한 게 있더라고요.


첫째는 투자가 너무 길었다는 것입니다. 나에게 투자를 한다는 게 거듭된 인풋만 해야 된다는 건 아니었어요. 때로는 인풋 한 것을 아웃풋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흔 초반이 되면서 이런 깨달음이 왔어요. 그동안 몰랐던 건 아닐 텐데. 왜 인풋만 했을까요?


상대적으로 인풋이 아웃풋보다 쉬웠으니까요. 한 번 위치를 바꿔서 생각해 볼게요. 배우기(인풋)만 하다가 가르치는(아웃풋) 입장이 되어 보면 어떨까요? 상당히 괴롭습니다. 배움은 수동적인 면이 있거든요. 배움은 묻어갈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가르침은 그럴 수가 없거든요. 예를 들어, 줌 수업을 들을 때는 화면과 마이크를 듣고 느긋하게 듣는 게 가능합니다. 하지만 만약 내가 줌 강의를 한다면요? 화면과 마이크를 끌 수 없죠. 매시간 화면을 보며 강의자료를 띄우고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저는 인풋이 본능적으로 더 편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계속 인풋만 하는 쪽으로 움직였죠. 그러다가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이젠, 인풋만 할 게 아니라 아웃풋도 해야 한다는 걸요. '성장'은 괴로운 시간과 경험이 수반되어야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는 것을. 앞으로 좀 더 주도적이야 하고 좀 더 도전적인 사람이 되려고 해요.


"실험에는 실패는 없다!"


그런 마인드로! 거듭된 아웃풋으로 거듭된 실험을 해 보려고 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매일쓰다보면 프로젝트>처럼요.


마지막 치명적인 실수는 나투자를 하면서 다른 투자를 거의 등한시했다는 점입니다. 한때 저는 공부와 재테크는 양립 불가능하다고 믿었어요. 내가 순수학문을 하면서 주식투자를 하고, 부동산 투자를 한다는 건 욕심이라고요. 그래서 공부를 선택하면서 제로썸 게임처럼 한쪽을 차단해 버렸습니다.


그 결과는 마흔이 넘은 지금, 무릎이 꺾이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 것입니다. 누군가 파이어족을 외치며 '경제적 자유'를 획득할 때, 저는 시간 노예임을 깨달았고, 경제적 속박과 압박을 동시다발적으로 느끼고 살고 있더라고요.


자기 공부를 한다고 해서 돈 공부를 무시해서는 안 되는 거였는데 제가 그렇게 했어요. 돈을 터부시 했던 결과는 단 하루도 소비하지 않고 살아보자는 제 소소한 프로젝트를 통해 얼마나 잘못된 생각인지 알게 되었어요.


-신발만 신고 나가도 십만 원인 세상!

하루도 소비 없이 버티는 건 정말 어렵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런 세상에 살면서 얼마나 많은 돈을 무시하고 가볍게 여겼는지 말입니다.




늘 배워야 하는 세상이 온다고 합니다.

변화가 일상이 되는 세상이 오니까요.


그 속에서 '나투자'를 하시는 분들, 매일 자기 단련의 장을 경험하시는 분들은


제가 한 치명적인 두 가지 실수에서 깨달은 것,


인풋만 하지 말 것!

돈 공부를 무시하지 말 것!


요 두 가지도 참고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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